경기도 이천에서 여주 신륵사를 거쳐 차로 40여분을 가면, 지난 9월21일 조합원 65명을 전원해고한 대영 루미나 CC 주식회사가 나온다. 경비실과 화장실을 용역으로 해 현재는 노동조합 사무실 컨테이너 박스 안에서 ‘단체협약 이행과 65명 원직 복직’을 목표로 출근투쟁을 하면서 농성 중인 노동조합을 찾아갔다.

경기장 보조원은 골프장 이용객의 보조 업무를 수행하는데, 일년 중 경기 시즌에는 새벽 4시부터 저녁 8, 9시까지 일하며, 업무수행의 대가로 이용객에게 직접 금액을 지급 받는다. 시즌 기간에는 보통 200-250 만원 정도 수입이지만 겨울철 휴장 중에는 수입이 없고, 또 눈 혹은 비가 내리는 기상 관계에 영향을 받는 불안정한 노동조건에 처해 있다. 순번제 업무와 시즌 중의 장시간 노동의 조건 상, 조합원 대다수는 20대 후반 30대 초반의 미혼이며,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다.

“카트(보조원들이 타고 다니는 차. 일본에서는 안전을 이유로 사용을 금지하고 있음)는 일어서서 타느라, 울퉁불퉁한 코스를 장시간 돌면 무릎 관절 허리 부상이 많죠. 또, 몸만 피곤한 게 아닙니다. 손님 대다수가 내기 골프를 치는데, 경기에 지면 자기 성질을 못 이겨 반말은 기본이고 심한 경우 욕설에 따귀도 때립니다. ‘6만원을 주고 널 고용했으니까 넌 시키는 대로 해라. 물어보면 토달지 말고 대답이나 잘 하라’고 합니다. 이용객의 신체접촉도 있고요. 시정 요청을 하지만, 회사는 본인의 불찰이라며 알아서 감수하라고 하죠. 또, 갑작스러운 경조사와 시즌 중 몸이 너무 불편해 휴가를 요청해도 순번제 규정을 이유로 일주일 전이 아니면 휴가처리를 안 해 줍니다.”

일반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업무 방식에 따른 현장에서의 어려움은 이 사회가 얼마나 노동자를 서럽게 만들고 있는지 그대로 보여준다.

부식비를 포함한 전기 수도 가스 등의 기숙사 비용을 지불해야 하고, 겨울철 골프장 휴장 중에 생계를 걱정하던 보조원들은, 지난 2000년 6월 노동조합을 설립했다. 그 후, 회사는 경영상의 어려움을 이유로 대영에서 호반 리젠시빌과 남광건설에 인수되었고, 새로 바뀐 회사 호반은 고용승계의 인수계약을 어기며, 노조 총무과장을 부당 전직하고 단체협약과 임금교섭을 무시하는 등 심각한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했다. 신입 보조원에게 노동조합 가입금지를 조건으로 고용계약을 맺고, 기존에 해 왔던 선배 보조원의 신입 보조원 교육을 금지하고 회사의 자체교육으로 대체해 노동조합으로의 접근을 봉쇄했다. 경기장 보수관리(배토 – 골프 스윙 시, 이용객의 실수로 손상된 잔디를 보수하는 보조원의 업무. 경기가 종료된 후 저녁 늦은 시간에 수행. 단협안에서 1주 1회로 명시)를 매일매일 하게 하고, 하루 1식 제공을 금지하고, 면전에서 노동조합 탈퇴를 강요하는 등 지난 해 투쟁의 결과인 단체 협약을 일방적으로 무시했다. 급기야는 9월14일 조합원의 순번제 근무형태를 변경하고 9월21일부터는 조합원의 사업장 출입을 막고 65명 전원을 부당 해고했다.

현재 자본주의는 제조업 1,2차 산업의 과포화 상태로 인해, 3차 산업 즉 서비스업으로의 신규 진입이 급속도로 팽창하고 있다. 제도 언론조차 실토하고 있는 우리사회 절반이 넘는 비정규직의 분포, 특수고용직의 팽창이라는 자본주의의 현실 모습과 함께, ‘서비스업에서는 노동조합이 필요없다.’ 며 무심코 내뱉은 대영 자본의 말속에는 총자본의 의도가 녹아들어 있다. 경기 변동의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과 비용을 노동자에게 전가하고, 순번제와 같은 성과급제를 통해 노동 강도와 생산성을 고도로 관리 통제하겠다는, 결국은 노동자성을 제도와 체계로 봉쇄해 노동조합을 무력화시켜 자본만의 세상을 구축하겠다는 의도 말이다.

87년 노동자 대 투쟁 당시, 들불처럼 번지던 전국 모든 사업장의 민주노조 건설은,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을 수가 없게 자본을 굴복시켰던 우리의 힘과 투쟁 아니었던가? 이미 만들어진 단체협약도 폐기시키는 대영 자본의 시도 앞에서 특수 고용직 노동자의 노동조합 인정이라는 과제 해결은, 대영 CC 뿐만 아니라 전체 노동자 계급의 과제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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