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국제민중포럼 개막, 전체토론 '아펙과 민중의 대응'

[부산국제민중포럼] - “아펙,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그들만의 축제’”

'하나의 공동체를 향한 도전과 변화'을 내건 아펙, 그 아펙을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으로 규정한 세계 민중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펙 정상회의가 한창인 16일 부산대 성학관에서는 '부산국제민중포럼' 개막식과 전체토론이 열렸다.

“수 만 명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아펙의 실체를 폭로할 것”

전체토론에 앞서 진행된 개막행사에서 정광훈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반대 부시반대 국민행동' 공동대표는 환영사를 통해 "초국적 자본은 교육, 곡물, 의료를 상품화하고, 벽을 허물라 한다. 또 그들은 이윤만 있으면, 세계 어느 곳에서든 전쟁을 일으킨다"며 "이번 포럼은 세계민중들이 모여 초국적 자본에 의한, 그들만의 세계화에 맞서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를 논의하는 생산적인 자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진 환연사에서 최용국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반대 부시반대 부산시민행동' 공동대표는 “한국 정부는 전 행정력을 동원해 이번 아펙이 부산경제에 이바지 할 것이라고 홍보하고 있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아펙이 부산민중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며 “포럼에 모인 세계 민중들은 수 만 명의 생생한 목소리를 통해 아펙의 실체를 폭로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석준 위원장, “아펙, 초국적 자본과 미국의 일방적 요구를 관철시키는 도구”

개막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전쟁과 빈곤을 확대하는 아펙, 그리고 민중의 대응’이란 주제로 열띤 토론을 진행되었다. 이날 전체토론에는 김석준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위원장이 발제 맡았고, 아키모토 요코 아딱 저팬 활동가, 존 비첨 앤서(ANSWER) LA 지역책임자, 김명호 민주노총 기획실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이날 토론을 통해 정부의 화려한 선전 뒤 이면에 감추어진 ‘초국적 자본의 대변인’으로서의 아펙의 실체를 폭로하고, 세계 사회운동 진영의 대응방향을 논의했다. 첫 발제를 맡은 김석준 위원장은 ‘2005 아펙정상회의와 부산: 과연 누구를 위한 잔치인가’라는 제목의 발제를 통해 부산시가 제시하고 있는 아펙의 성격과 의의 등을 설명한 후 아펙의 한계와 문제점을 짚었다.

김석준 위원장은 “부산시는 아펙이 ‘아시아 태평양 연안 국가들이 원활한 정책 대화와 협의를 주목적으로 하는 협력체로서, 회원국간 이질성을 극복하고 역내 경제성장에 기여하는 등 궁긍적으로 경제공동체 형성을 추구한다’고 밝히고 있지만, 아펙이 EU와 같은 경제공동체로 발전할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주장했다. 그 근거로 김 위원장은 △회원국들 간 경제격차 △성급한 회원 확대에 따른 정체성 확립 실패 △주권 상실에 대한 우려로 인한 회원국들의 아펙 권한 강화에 대한 거부감 △안보 영역으로 의제 확대와 지역경제협력체로서 자기 정체성 확립 실패 △강대국들 간 갈등 심화 등을 들었다.

김석준 위원장은 “현재의 아펙은 △WTO/FTA 체결의 구원투수로서의 역할 △부시의 전쟁을 지지하는 역할 △초국적 자본의 이익대변자 △공공부문 사유화의 전도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아펙은 결국 미국과 초국적 자본의 요구를 일방적으로 관철시키는 도구로 전락하고 있고, 그들만의 잔치를 벌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부산시는 ‘개항이래 최대의 국제행사’라며 큰 잔치판이 벌어진 것처럼 얘기하고 있지만, 초국적 자본이나 국내 일부 재벌에게는 더 많은 이윤창출의 기회를 제공할 수 있지만, 서민들과 영세자영업자에게는 초국적 자본의 공세에 일방적으로 노출되는 결과를 노정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그는 부산시와 정부가 주장하고 있는 아펙 유치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와 외국자본 유치효과에 대해서도 “부산시는 아무런 구체적인 근거의 제시 없이 경제가 살아날 것이라고 과대선전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산시는 그간 아펙 개최를 통해 생산유발효과 4,021억원, 취업유발효과가 6,099명의 파급효과를 얻을 수 있다며 행정력을 총동원한 홍보전을 펼쳐왔다. 이에 대해 김석준 위원장은 “설령 시가 주장하는 만큼의 효과가 있다고 인정하더라도, 부산시민이 만들어내는 부가가치의 1%도 안 되고, 부산 노동자 160만 명의 0.5%도 채되지 않는 취업효과”라며 “터무니없는 경제적 효과를 가지고, 마치 어려운 부산경제 상황을 단 한번의 아펙 개최로 호전시킬 수 있다는 헛된 기대들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각 국 활동가들, “국제적 연대로 전쟁과 빈곤에 저항하라”


이어 토론자로 각국 활동가들은 미국이 주도하는 전쟁과 초국적 자본의 공세에 맞선 세계 사회운동진영의 긴밀한 연대와 공동대응을 강조했다. 아키모토 요코 활동가는 “정당성 없는 미국 주도의 이라크 전쟁에 대한 전 세계 민중들의 저항이 점점 더 거세지고 있다”며 “이라크에 평화를 구축할 수 있는 방법은 전 세계 운동진영이 보다 더 견고한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 비첨 앤서 지역책임자는 미국 내 빈부격차의 심화를 지적하며 “미국 내에서도 부시는 큰 저항에 부딪치고 있다”며 “뉴욕의 1천 6백만 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아직도 식량 배급을 받고 있지만, 부시는 사회 공공부문에 들어갈 지출을 점점 더 국방비로 돌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한반도 평화와 관련해 “현재 전 세계가 맞고 있는 핵 위협은 평양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미국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며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많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고, 핵을 선제공격의 도구로 사용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 발제를 맡은 김명호 민주노총 기획실장은 "한국 민중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권이 아펙 정상회의에 목숨을 거는 가장 큰 이유는 ‘신자유주의는 세계적 대세’라는 논리를 만들고, 한미동맹을 보다 더 굳건히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반전 반세계화 투쟁을 잘 펼치자면, 민중들이 잘 조직되어야 한다”며 “각 나라 진보적 정당, 노동자, 학생 등 전 세계 민중들의 구체적 교류와 공동행동이 더욱 활발해지지 않는 한 이번과 같은 국제포럼이 자본이 펼치는 잔치마당에 반대하는 연례행사에 그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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