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례2] 지문날인 반대하자 얼굴 가격, 사지 들려 독방으로

지문날인 반대, 군화발에 구타당하고 독방으로

이날 만난 대다수 여성들이 제기했던 것은 '지문날인을 반대하던 여성이 경찰들에 의해 강제로 지문날인을 당했다'는 것과 '앉기를 거부했던 여성에게 경찰이 완력을 썼다'는 증언이었다.

지문날인을 거부하고 나서 군화발로 구타를 당하고, 독방에 갇혔던 민주노총의 한 여성 활동가를 이날 숙소에서 만났고, 그 경위와 설명 내용을 그대로 옮기도록 한다.


연행 됐을 때 홍콩경찰이 버스에서 수갑을 채우려 했다. 나는 수갑 채우는 것을 반대했고, 대신 팔짱을 끼고 있겠다고 했다. 그리고 서로 합의해 수갑을 하지 않았다. 구치소로 넘겨진 다음 사진찍고 이렇게 저렇게 해서 지문날인 책상 부분까지 왔다.

난 개인적으로 지문날인을 반대한다. 지문날인을 하려고 하길래 '홍콩에서는 종교적이나 개인적 신념에 의해 거부하는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영어로 질문 하려고 첫 단어를 꺼내기도 전에 그 경찰은 내 손을 끌고가 강제로 찍으려 했다. 나는 완강히 거부했고, 지문날인을 반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그러나 그 경찰은 강제로 팔을 땡기며 스템프를 찍으려 했고, 이전에 다쳐 아픈 팔을 경찰이 잡고 비트는 상황이 되어서 나는 "아프다. 아, 아" 아픈 소릴를 내며 자리에 주저앉게 됐다.

이어 3명의 경찰들이 군화발로 발을 차고 발 아래를 밟고 쓰러트린 후 팔을 꺽어 제압하며 강제로 스템프를 찍으려 했다. 결국 사지가 다 완력에 의해 제지당한 체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지문날인을 당하게 됐다.

또한 강압적으로 지문날인을 한 것에 대해 항의를 하자 그 경찰은 주먹으로 얼굴과 허리를 가격했다. 지문날인을 마치고 난 뒤 나는 '강제로 지문날인을 한 경찰의 이름과 직위 등 신원 정보를 요구했다. 그러자 영어로 나의 의사를 분명히 전달하고 있었음에도 홍콩 경찰은 사지를 번쩍 들어 나를 밖으로 끌어냈고, 복도에 있는 대기 의자에 강제로 앉혔다.

나는 "사과하지 않으면 움직이지 않겠다"라며 강력히 항의했고 이후 엘리자베스 리 여성 감찰계 대표가가 그 경찰 대신 사과하겠다고 말했다. 그 여성 감찰계 대표는 "수용소로 옮겨지면 변호사와의 미팅이 가능하고, 날인한 정보에 대한 보호와 그 종이에 보면 당시 날인을 했던 경찰의 이름을 확인할 수 있다"라며 사후처리의 용이성을 설명했고, 다른 기다리는 사람들을 위해 그렇게 하기로 판단했다.

그리고 나갈 수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나는 당시 강제 지문날인을 한 경찰의 신원정보를 요구했다. 그런데 옆에 있던 통역사가 오히려 "여기서 빨리 나가고 싶지 않냐, 아니면 더 있어도 되냐'라는 식으로 고압적 태도를 취했고, 이후 홍콩경찰이 '같이 가줘야 겠다'며 짐도 다 쌓아놓은 상태에서 다시 독방에 수감되게 됐다. 수감되는 과정에도 사지가 들려 독방으로 옮겨졌고 다시 몸 수색을 당했다.

특히 독방에 같이 들어온 2명의 경찰은 3단으로 펼쳐지는 방망이를 들고 바닥을 탁탁 치는 등 공격적인 태도를 취하며 앉으라고 했다. 이후 10분 가량 있다가 경찰이 '나오라'고 해 나갔더니 경찰 총책임자 크리스토퍼 J. 윌슨 을 만날 수 있었고 관련해서 나는 책임자 처벌과 '서명있는 그 종이를 복사해 달라'고 요구했다.

홍콩 경찰은 굉장히 귀찮다는 식으로 잠시 보여주고 탁 덮어버렸다. 계속 복사해 줄것을 요구하며 영사관을 통해 이 문서를 제출하고 책임을 요구할 것임을 밝혔고, 결국 한장의 종이를 확보했다. 당시 그렇게 내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내려와 보니 나머지 전여농 동지들과 사회단체 동지들이 연좌를 하고 나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경찰이 서둘러 사태를 수습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경찰이 고압 자세로 나오고, 외국인에게 심한 공권력의 폭력을 자행하고 심지어 언어 문제에서도 안하무인 격으로 나오며 자기의 의사 표현의 기회조차 주지않고 곤봉을 휘두르거나, 강압적으로 사지를 들거나, 때리거나 하는 상황에 분노를 느꼈다. 이번 경험을 통해 홍콩 경찰이 홍콩 시민들에게 이러한 대우를 하고 있다면 이는 명백한 인권탄압인 것이고, 그렇지 않고 한국인들이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면 이 또한 심각한 문제를 야기시킬 것이다.

이 민주노총의 여성 활동가 말고도 또한 이날 만난 다수 여성들은 연행되는 과정에서 경찰 차량에서 남성 활동가들에 대한 폭행을 목격했다는 증언을 말했다. 전여농의 한 여성회원은 "자신들은 수 명의 경찰이 한 명의 농민을 향해 뭐라 하면서 때리는 것을 봤고 우리가 야휴를 보내며 항의하자 차창의 커텐을 치더라"라며 구체적인 상황도 설명했다. 또한 여성 연행자들에 대한 사태가 이지경임을 감안할 때 남성들에 대한 폭력 행사는 더 심했을 것으로 예상돼 사태의 진실이 밝혀 질 경우 홍콩 경찰은 인권탄압에 대한 도덕적 책임을 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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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꼭두각시

    글 감사드리며 늘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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