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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 대추리와 새만금 갯벌에 생명평화를!

[주용기의 생명평화이야기](22) - 새만금과 대추리가 만나던 날


5일 오후6시경, 평택미군기지확장 예정지의 한복판인 팽성읍 대추리에 도착했다. 문규현 신부, 김인경 교무, 장영애 선생과 함께 도착하니, 문정현 신부가 마을입구에서 몇몇 젊은 사람들과 함께 마을을 지키고 있다.

옆의 옛 대추초등학교 철문은 굳게 닫혀 있고 농기계들이 '미군기지 확장반대‘라 쓰여진 깃발들을 달고 세워져 있다. 국방부가 행정대집행을 할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찾아온 평화운동가들과 민중단체 활동가들이 연을 날리기도 하고, 모닥불에 삼삼오오 앉아 긴장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텐트와 천막들도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주소지를 이곳으로 옮기고 평화촌을 이루고 있는 것이다.

초등학교 건물 유리창에 그려진 주민들의 얼굴을 배경으로 하고 서있는 구본주 작가의 ‘갑오농민전쟁’ 설치작품이 미군기지를 향해 죽창을 힘컷 내지를 태세다. 과거 동학군이 아니라, 질긴 투쟁을 하고 있는 대추리 주민들의 모습으로 다가 온다.


주민들이 하나 둘 모여 든다. 트렉터 전국순례를 할때 새만금 해창갯벌에 왔었던 주민들이 보인다. 반갑게 인사한다. 할머니들도 보인다. 학교안에 설치된 비닐하우스안에서 열린 551일째 촛불집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부안 핵폐기장 반대투쟁의 주역으로 자리했던 할머니들이 생각난다. 반핵 보따리 처럼 반미 보따리다. 주변에 흩어져 있던 평화촌 지킴이들과 한자리에 모이니, 비닐하우스가 비좁다.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서 서성거리는 이도 많다.

이상열 본부장(도두2리 이장)은 인사말에서 “국민의 생명을 이어가는 농사를 꼭 이어갈 것이다”며 “끝까지 굳건히 할 수 일을 같이 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나온 문정현 신부는 “내일 아침6시에 황새울에 철조망 치는 것 아닌가? 아니면 연막, 심리전을 펼치는가? 생각한다. 언제 어떻게 올지 모르니까 깨어 있어야 한다.

이 싸움은 굉장히 중요하다. 이것을 막아내면 아시아, 태평양의 판도를 바꾸는 것이다”며 긴박한 상황과 평택싸움의 의미를 예기하고, “아직도 수구ㆍ냉전의 굉장히 센데, 이 싸움을 이길 때 냉전ㆍ수구세력의 대안이 되는 것이다”고 말한다.


한편 창립된 한돌을 맞은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는 아래와 같이 연대메세지를 채택하고, 민주노총 연대사업국장이 이를 낭독했다. 대추리 할머니들은 댁으로 돌아가고, 나머지 마을 청년들과 평화운동가들은 대추초등학교를 사수하기 위해 진지한 논의에 들어갔다.

이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을 뒤로 하고 다시 부안 새만금 투쟁의 현장으로 향했다. 새만금 방조제 물막이 공사가 6일부터 본격화 되는 상황에서 어민집회와 농성이 계획되고 있고, 더욱 많은 사람들이 반대 투쟁에 참여할 수 있도록 조직해야 하며, 문규현 신부는 7일부터 서울 열린광장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미 알려져 있다시피, 용산과 의정부 등의 미군기지를 평택으로 옮기는 이유는 북한의 장거리포 사격권에서 벗어나고 방어형이 아닌 북한을 선제공격하겠다는 방식으로 주한미군의 대북한 전략이 바뀐 것을 의미하며, 더 나아가 중국을 주적으로 삼고 평택미군기지 285만평 확장과 새만금 방조제 공사 이후 새만금 간척지내에 1천만평의 군산미군기지 확장 등 서해안 군사밸트화를 통해 동북아에 대한 미국의 패권을 유지하겠다는 전략의 일환이라 하다.

그런데도 노무현 정부와 여당은 이같은 미국 군사전략에 편승하였고, 이를 뒷밭침하기 위해 막대한 국민혈세를 지원하기로 약속까지 하였다. 노무현 정부와 여당은 역사의 심판을 꼭 받으리라.

이같은 상황속에서 언제나 이 땅에 생명평화가 이룩될 지. 우리 모두의 결단과 실행이 요구되는 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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