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제 더 이상 갈 데도 없어..." |
미군기지 확장한다고 마을에 들어가서 지켜본 게 작년 2월 14일부터지. 그동안 촛불집회, 행사 등 뭐 안 해본 게 없었어. 지금은 깊은 한숨 뿐이다. 견딜 수가 없어...
5월 4일 행정대집행 때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주민들도 충격을 견디기 힘들었다. 행정대집행 때 경찰, 군대의 폭력성... 오죽하면 광주항쟁 이야기가 나왔겠나.
국방부는 1차 대화에서 다 끝났어. 2차 대화 이야기하는데 대화를 하려면 여건을 갖추어야지 않어. 근데 6월 4일날 지질조사를 하는데 이건 제2의 행정대집행이야. 주민들 끌려나고 상처 나고, 노인 두 분은 실신해서 응급실 중환자실로 실려가고... 경찰 수십 대가 들이닥치고, 대화 태도가 안 되어있다.
김지태 위원장 7일 구속시켰는데, 주민 대표 없이, 범대위 문규현 신부 없이 어찌 대화가 되나. 혹시나 역시나, 혹시나 역시나...
주민들은 절망을 넘어 이제 벼랑 끝에 서 있다. 1년 넘도록 갇혀 살던 고통... 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뭐겠어. 할 일이 아무 것도 없어. 김지태 위원장 구속 소식 듣고 밤잠을 한 잠도 못이뤘어. 그래서 주민들이 만류했지만 청와대로 오게 된 거야. 이제 갈 데도 없어.
6월 4일 행정대집행 때 주민들 무얼로도 위로가 안 되더라. 뭔 말을 해도 반응이 없어. 내가 미쳤어. 3일 동안 아무 것도 먹지 못하고, 먼 산만 쳐다보고, 주민들 낯을 볼 수가 없었어. 이래서 안 돼지 해서...
이건 이론 문제가 아니야. 실천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한미관계 불평등한 거 누구나 안다. 효순 미선 때처럼 대추리, 도두리 주민들 다 죽어간다. 글로 표현 못 한다. 가서 봐야 한다. 모두들 대추리 들어가서 봐야 돼. 행동해야 할 시간이야. 지금은 다른 때를 기다리거나 이론을 세우고 할 때가 아니야.
주민들 농사 짓도록 해줘. 양수기 사주고, 노력으로 봉사하고...
▲ 담요 몇 장과 생수 몇 병이 전부다. |
▲ 오후 3시 30분 쯤 민가협 회원들이 방문했다. 민가협 한 회원은 "(청와대가) 풍수가 잘못 됐어. 옮기던지 해야지, 다들 들어가기만 하면 이상해져"라며 혀를 찼다. |
▲ 시름에 잠긴 문정현 신부 옆으로 '평택미군기지확장저지!'가 쓰인 작은 프래카드가 걸려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