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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렬한 햇빛에 말라가는 가로수

[주용기의 생명평화이야기](27) - 부안군, 관리 철저히 해야


온갖 생물들이 숨을 헐떡인다. 무더위와 이글거리는 햇빛이 강렬하게 내리쬐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지 재작년과 작년 부안읍내 길가에 심은 가로수의 나뭇잎이 누렇게 타들어가고 있다. 한국공업사에서 부안터미널을 지나 선운동 고개까지의 석정로에 심은 ‘마로니에’와 부안중학교에서 서부터미날을 지나 백산사거리까지의 번영로에 심은 ‘산딸나무’가 그렇다. 마로니에는 큰 건물앞을 제외한 지역들에서 특히 심하다. 그런데 산딸나무는 잎의 대부분이 누런게 변하고 말려 들어가면서 곧 낙엽이 질 것처럼 위태롭게 붙어있다. 이들 나무아래에 심은 관목들도 듬성 듬성 누런색을 띠고 있다. 철쭉, 화살나무, 회양목 등이 그렇다. 이들은 강한 햇빛에도 잘 견디는 식물인데도 말이다.

지난 16일 오후 살수차 전용차량을 타고 가로수에 물을 주고 있던 부안군 관계자는 “햇빛이 너무 강렬하고 무더워서 나뭇잎이 말라가고 있다. 그래서 지난 8월 3일부터 매일 오전과 오후로 나누어 교대로 영양제가 섞인 물을 주고 있다.”면서 “그렇지만 예산절감 차원에서 흡족하게 주지 못해 아쉽다.”고 말한다. 이 말은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시작된지 일주일이 지나서야 물을 뿌려 주었다는 것이다. 일찍 대처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가로수옆에서 사는 상점 주인은 “그동안 물 주는 것을 못 봤다. 오늘 처음 본다.”며 “비싼 돈을 들여서 심어놓고 제때 관리를 하지 않아 다 죽이고 있다.”고 불만을 토로한다.

다른 상점 주인은 “날씨가 더운 이유도 있지만, 근본적으로 가로수를 심을 때 구덩이를 깊게 파서 충분하게 자리를 확보하지 않았다.”며 바로앞을 가리키며 “철쭉을 심은 자리의 바닦은 시멘트이고 흙은 한폄 정도만 덮었다”고 말한다. 옆에 서 있던 주민도 “보도블럭을 놓으면서 나온 시멘트와 자갈들을 나무가 심어질 자리에 던져 넣고 흙으로 대충 덮은 다음 나무를 심었을 뿐이다.”며 “몇 군데를 다시 파서 확인을 하고, 문제가 있으면 다시 심어야 한다.”고 덧붙인다.


이같은 상황을 볼 때, 가로수 잎들이 말라가는 이유가 무덮고 햇빛이 강렬한 원인도 있지만 필요한 시기에 물을 자주 뿌려 주지 않은 점과, 부안 기후에 맞는 나무수종 선택과 식재방식이 올바로 이루어졌는지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하겠다. ‘산딸나무’와 ‘마로니에’는 옮겨 심는데 까다롭고 습한지역을 좋아하는 나무다. 그런데 건조해 질 수밖에 없는 도심지에 가로수로 심는 것은 신중히 검토했어야 했다.

그리고 가로수를 보다 체계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가로수에 번호를 주고 묘목 때의 나무 상태, 병충해 걸리거나 치료한 상황 등을 기록하여 체계적으로 관리해야 하겠다. 앞으로 시들 시들한 나무에 대해 원인 규명을 명확히 하여 시공사측의 책임이 있다면 하자 보수기간안에 다시 식재하도록 해야 하겠다. 이는 예산을 절약하는 길이기도 하다. 가로수는 도심지의 열섬현상을 줄여주고 생태계의 연결고리 역할을 하며, 주민들의 정서순화와 녹색의 이미지를 창출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있음으로 더욱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하겠다.

한편 부안군 관계자는 “번영로에 2005년 5월 11일부터 7월 20일까지 산딸나무 181그루와 소나무 33그루, 그리고 석정로엔 2004년 11월 23일부터 2005년 4월 6일까지 마로니에 463그루를 심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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