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보편과 상식의 정치세력화를 준비하자

07년 대선, 신자유주의지배체제 재편을 두고만 볼 것인가

대통령선거 1년을 앞두고 있다. 각 정당과 예비후보들은 제각기 대선 승리전략을 구상하며 주어진 정치일정에 돌입하고 있다. 언론도 1년을 앞두고 한국 사회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늘어놓으며 다음 대선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등 좌불안석하는 모습이다. 2월에는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전당대회를, 3월에는 고건신당 출범이 점쳐지고, 5-6월경에는 범여권통합신당과 민주노동당 전당대회가 예고되고 있다. 이즈음이면 정계개편 양상에서부터 대선 후보의 윤곽도 보다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07년 대선은 무엇보다 국민의정부에서 참여정부까지, 한국사회를 지배해온 민주화와 개혁세력에 대한 정치적 심판의 성격을 띨 것이다. 대선 1년을 앞두고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 결과는 좁게는 참여정부의 파산을, 넓게는 신자유주의 정치에 내재된 정치적, 계급적 위기의 실체를 가늠케 한다. 따라서 07년 대선은 민주화와 개혁세력이 선택한 신자유주의 정치, 그 파란만장했던 광기와 비이성의 정치가 일단락 되던가 아니면 또 다른 외피로 갈아입는 기회 공간으로 자리잡을 것이다.

한편 지난 10여 년 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지배분파들은 신자유주의 정치에 대한 광범위한 동의와 공모를 통해 권력을 분점해왔다. 노무현정권의 정치적 몰락은 신자유주의 정치의 위기이지만, 엄밀하게는 신자유주의 지배분파의 위기일 뿐 신자유주의 지배세력 일반의 위기로 확대해석하기 어렵다. 이는 지난 10여 년 간 신자유주의 지배세력 일반의 위기관리시스템이 안정되게 유지, 작동되어 왔다는 점과, 오늘날 민중의 크고 작은 저항이 신자유주의 정치 이후의 자기 전망을 갖지 못하는 문제와 연동된다.

올 한해 정치사회운동과 노동운동은 한미FTA, 평택, 노사관계로드맵 대응 등에서 지속적인 저항을 펼쳐왔지만, '저지'와 '반대'에 머물 뿐 대안 주체로 등장하기 위한 전략을 제시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이 향후 1년간 지속된다면 07년 대선 과정은 신자유주의 정치에 내재된 정치적, 계급적 위기의 격화와 폭발로 이어지기보다 신자유주의 지배질서의 안정된 재편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 결국 변수가 없다면, 07년 대선과 08년 총선을 거치는 동안 신자유주의체제의 골격은 유지되고, 이를 기반으로 현재의 지배분파들이 다시 권력을 독식하거나 분점하는 지배 구도가 관철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문제는 진보운동이다. 07년 대선 시기, 또는 대선과 총선을 경과하며 진보운동은 한국 사회 좌선회를 위한 저항과 대안의 정치적 전망을 제시하고 또 이끌어갈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현재로서는 회의와 희망이 혼재된 양상을 보이고 있다. 민주노동당과 한국사회당 등 정당은 당략을 구체화하는 단계를 거치고 있고, 정치사회운동과 노동운동은 아직 대선 전술 또는 대선 시기 전술을 논할 엄두를 못 내는 실정이다.

07년 대선 시기 한국 사회 좌선회를 위한 정치적 전망을 세우는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의 행보는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이다. 민주노동당은 최근 중앙위원회를 갖고 △당의 위기 극복 △민주노동당의 독자적 가치의 대중적 확인 △2008년 총선 승리의 기반 확보 등 07년 대선 목표를 제시했다. 그러나 진보운동 전체의 시야를 갖지 못한 채 당내 후보 경선방식 등의 문제에 몰입되어 있다는 지적이다. 민주노동당은 최근 북핵과 간첩 문제 대처 과정에서 당내 분란이 심각해진 데다,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한 정책적 대안 제시가 미비하다는 여론에 시달리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대선 시기 전술 대응에서 진보운동 전체와의 연대 논의가 절실해보인다. 따라서 민주노동당은 당의 흥망에 모든 이해를 걸기보다, 한국 사회 진보정치의 새로운 전망을 마련하는 큰 그림 속에서 대선 전술을 구체화하는 전환적인 자세를 가져야 한다. 사회적 공화주의를 선언하며 새롭게 등장한 한국사회당에게도 공히 부여되는 과제이다.

오늘날 광기와 비이성의 신자유주의 정치로 뒤틀리고 헝크러진 한국 사회 문제를 해결할 열쇠는 정치사회운동과 노동운동이 쥐고 있다. 올 한해 정치사회운동은 신자유주의 정치가 저질러온 반인민적 행위를 가려 범죄로 규정하고, 이성과 상식적 판단으로 문제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하는 활동을 펼쳐왔다. 정치사회운동은 한미FTA 저지와 평택 미군기지이전 반대 운동을 이끌어왔고 노동운동은 여러 가지 부침과 어려움 속에서도 비정규법과 로드맵 저지 싸움을 통해 민주노조운동의 혁신을 제기해왔다. 07년에 한국 사회를 보편과 상식의 사회로 변모시켜낼 유력한 희망세력이 아닐 수 없다.

다시 문제는 기획이다. 07년 대선 전술, 또는 07년 대선 시기 전술에서 '상식의 정치세력화'라는 큰 걸음을 내딛기 위한 구체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올해 한미FTA 협상과 전략적 유연성 합의와 로드맵 노사정합의의 움직임을 시시때때 포착하고 이를 저지하기 위한 크고 작은 전술을 기획하고 움직였듯이, 정치사회운동과 노동운동이 대선 시기 신자유주의 지배분파의 정치 재편을 거부하고, 의미있는 세력화, 말하자면 '보편과 상식의 정치세력화'를 꾀하기 위한 구체적인 계획을 논의해야 한다. 지금이 가장 적절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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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오강호

    비정규악법 처리할 때도 국회의원들 시늉만 하더니 노사관계로드맵때는 아예 일찌감치 손 놓고 강건너 불구경이더만. 국회의원 한명만 있으면 별짓거리도 다 할 것처럼 노동자민중들 속이더니 9명이나 되는 국회의원 나리들. 도데체 무얼하고 계시나.
    부끄러워 금뱃지라도 집어던질줄 알았더니 뻔뻔하기도 하시구랴. 이놈 저놈 대선 나온다고 인터뷰에 기름만 번지르르. 국민연금개악, 공무원 연금 개악에도 똥인지 된장인지 구별도 못허믄서 이리섰다, 저리섰다 자기자리가 어딘지도 모르고 정신차려라.
    민노당 그 정도 밖에 못할 거면 이번에 아예 문닫아라. 아니면 노동자민중들에게 화염병 맞을지도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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