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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와의 전쟁’과의 투쟁

[해방을향한인티파다](41) - 미국의 '새 이라크 전략'과 확대되는 전선

  한 미국인이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TV 연설을 지켜보고 있다.

새롭지는 않으나 우려되는 계획

지난 1월10일 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TV에 출연하여 [새 이라크 전략]을 발표하였습니다. 주된 내용은 이라크가 안정되지 못한 이유가 ‘테러리스트와 폭도들을 제거하기에는 이라크군과 미군의 수가 너무 적었다’는 것이고, 그래서 현재 14만 명 수준인 이라크 점령 미군의 수를 2만 명 정도 더 늘리겠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14만 명이던 미군의 수가 16만으로 증가하면 이라크인들이 미국에 맞서 싸우는 것을 포기하게 될까요? 현재의 상황으로 봐서는 어림 반 푼어치도 없는 소리로 들립니다. 2003년 3월20일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를 침공하기 시작했고 5월1일에는 부시가 종전 선언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라크 민중들의 본격적인 투쟁은 종전 선언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전쟁은 4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미군이 화학무기를 사용해 가며 학살 작전을 벌였던 팔루자의 경우만 해도 미군에 대한 공격이 하루 5건 가량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미군들이 이라크인들을 살인, 구타, 체포하는 주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도 미군들의 ‘두려움’ 때문이라고 합니다.

지난해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하자 부시 행정부가 미군을 철수하거나 대이라크 정책을 바꾸지 않겠냐는 희망 섞인 기대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부시 행정부는 ‘증파’라는 방향으로 정책을 수정했습니다. 이라크 민중들과의 전투를 확대․강화해서 승부를 보겠다는 것입니다. 물론 민주당도 증파에 반대하는 척 할 뿐 이라크 점령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요.

누가 니들 보고 우리 안전을 지켜 달래?

[새 이라크 전략]을 발표하면서 부시는 ‘테러와의 국제적 전쟁’ ‘테러와의 투쟁’ ‘테러리스트’ ‘알 카에다’ ‘폭도’ ‘급진적 이슬람 극단주의자’ ‘종파간 폭력’ 등의 표현을 자주 쓰면서 마치 자신들이 세계와 이라크 민중들을 폭력으로부터 지켜줄 듯이 말하고 있습니다.

  이라크를 점령하고 있는 미군

이런 것은 제국주의 국가가 다른 나라를 침략하는 거나 점령할 때 자주 쓰는 수법입니다. ‘하느님이 말씀을 내리셨다’ ‘미국은 세계인의 안전과 인권을 수호할 의무가 있다’ 등등의 말을 하면서 부자와 권력자들의 이익을 위한 전쟁이라는 것을 감추고 있습니다. 또 흔한 수법이 인도주의적 개입 또는 인권을 위한 전쟁과 같은 말들입니다. 발칸반도를 폭격할 때 내세웠던 것이 인도주의적 개입이라는 거고 이라크를 침공하면서 내세웠던 것이 사담 후세인 독재로부터 이라크 민중들을 구하고 세계의 안전을 보장하겠다는 거죠.

정확한 까닭이야 모르겠지만 미국은 무언가 숨겨야 할 것이 있기 때문에 지난 해 말 재판 나흘 만에 사담을 처형했습니다. 그렇다면 사담 후세인이 얼른 처형돼서 세계가 더욱 안전해졌을까요?

세계가 지금보다 더 안전해지려면 시간을 두고 사담이 세상을 향해 하나, 둘 입을 열었어야 합니다. 쿠르드인들을 학살 할 때 사용됐던 화학 무기와 미국은 어떤 관련이 있는지, 혁명 이후 이란을 견제하기 위해 8년 동안 이라크-이란 전쟁을 치르는 과정에서 미국은 무슨 역할을 했는지, 1990년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할 때 미국은 그 사실을 정말 몰랐는지 아니면 알면서도 방조/조장하고 있었는지 등에 관해서 말입니다. 불안한 원인을 제대로 치료해야 세계는 더욱 안전해지겠지요.

이란, 시리아 그리고 중동

[새 이라크 전략]에서 부시는 ‘시리아와 이란이 테러리스트와 폭도들의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고 하면서 그런 지원 흐름을 차단시킬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특히 이란에 대해서는 ‘미군을 공격하는데 사용되는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도 막겠다’고 하였습니다.

  어제의 동지 미국에게 처형당한 사담 후세인

미국이 어떤 발표를 하면서 특정 국가나 인물을 지목하는 데는 ‘협박’ 또는 ‘예고’ 담겨 있습니다. 폭정의 전초기지니 악의 축이니 하면서 시리아, 이란, 북한, 쿠바 등을 지목하는 것은 앞으로 군사공격 아니면 각종 제재를 가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요.

미국은 [새 이라크 전략]을 발표한 다음날인 11일 이라크 아르빌에서 이란인 5명을 체포하였습니다. 또 미국은 몇 년 째 이란의 핵개발을 명분으로 공격 위협을 계속하고 있고, ‘언제’ ‘누가(미국이 선봉이냐 이스라엘이 선봉이냐)’ 공격을 개시할 것인지만 남겨 둔 것 같아 우리를 또 불안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데도 [새 이라크 전략]에서 미국 정부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레바논과 팔레스타인까지 수백만의 평범한 사람들은 폭력에 신물이 나 있으며, 그들은 그들의 아이들을 위해 평화와 기회의 미래를 원한다’라고 하였습니다. 뚫린 게 주둥이라고 말은 잘 하지요. 그 아이들을 절망과 죽음에 빠뜨리는 것이 바로 자신들인데도 말입니다.

‘테러와의 전쟁’과의 투쟁

01년 ‘9.11’이 발생하자 미국은 옛 친구였던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을 공격합니다. 또 다른 옛 친구 오사마 빈 라덴을 지원하고 있다는 명분이었지요. 그리고 지금은 미국과 영국뿐만 아니라 캐나다 등 나토군이 참전하여 6년이 넘도록 전투가 계속 벌어지고 있습니다.

  소말리아를 폭격하는데 사용되었던 AC-130의 훈련 장면

또 06년 말에 미국은 어렵게 안정을 찾아가던 소말리아에 이슬람법정연합(UIC)을 제거하기 위해 에티오피아 군대를 진격시켰습니다. 그것도 모자라 ‘알 카에다’를 잡겠다는 거짓 명분을 내세우며 소말리아 남부지역을 공중 폭격을 하였습니다.

21세기 들어 아프가니스탄을 시작으로 이라크, 콜롬비아, 필리핀 등 전 세계를 ‘테러와의 전쟁’의 무대로 만들더니 이제는 소말리아, 이란, 시리아 등으로 확대하려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테러와의 전쟁이 확대되면 될 수록 애꿎은 목숨들은 죽어나가고 인류의 미래는 어두워질 것입니다. 테러와의 전쟁은 힘없는 민중들에게는 절망과 죽음의 늪이 될 것이며, 부자와 권력자들에게는 높아만 가는 이윤의 환호성이 될 것입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에 반대하는 수만명의 미국인들이 뉴욕 시내를 행진하고 있다. 2006년 4월.
그렇다고 우리에게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시기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여전히 전 세계에서는 미국의 제국주의 정책에 반대하는 민중들의 실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집회와 시위를 하며 정치적으로 압박을 하고 있고, 노래와 춤으로 정의와 평등을 표현하고, 토론과 연설을 하면서 제국주의자들의 거짓에 속지 말고 진실을 찾자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이라크 점령에 참여했던 스페인군, 필리핀군 등을 철수하게 만들었습니다.

한국에서도 희망 만들기를 계속합시다. 그리고 하나의 계기를 미국의 이라크 침략 4주년이 되는 3월20일로 맞춰보면 어떨까요? 특히 3월에는 한국군이 레바논으로 파병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새 봄, 새 햇살이 우리를 찾아올 때 우리는 ‘테러와의 전쟁’과의 투쟁을 통해 인류의 미래와 희망을 찾아봅시다. 희망은 실천하는 우리에게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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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 미국 , 테러 , 이란 , 부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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