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조끼 입은 사람 이외에는 오고가는 사람이 없습니다”

[연정의 바보같은사랑](15) - 정해진 열사 조문과 관련하여

“저희들이 서울 한강성심병원에 정해진 열사 빈소를 모시고 있고, 인천 노동청 앞에도 텐트(빈소)를 하나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거의 일용직들인데, 지방에서까지 1박 2일로 끌어올리고 있습니다. 저희들이 아침저녁으로 추모집회를 하고는 있는데, 조문객이 거의 없습니다. 여기 계신 제 단체들이 조문 조직을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영등포 형사들이 이곳에 거의 상주하다시피 하는데, 지금 거의 조문객이 없고, 민주노총 내부에서도 건설노조 조끼 입은 사람 이외에는 오고가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러다가 6일 날 집회를 보면서 당황하긴 한 것 같습니다. 그 전에 빈소 운영을 보면서 이 투쟁이 별 볼일 없이 정리될 거라 생각하면서 미루는 분위기가 있었습니다. 그래도 민주노총 중심으로 공대위가 꾸려지면서 조금 긴장했고, 6일 날 집회가 대규모로 평일 날임에도 불구하고 밤늦게까지 투쟁하면서 긴장감을 높여놨는데, 그래도 아직도 분향소는 썰렁합니다.”

11월 8일, ‘열사정신계승, 민중생존권.노동기본권 비상시국회의(가칭)’ 2차 준비 간담회가 끝날 무렵 사회자가 더 할 말이 없느냐고 묻자 백석근 건설노조 위원장님이 이야기 합니다. 이 ‘시국회의’의 위상과 명칭, 주요사업, 민주노동당의 입장 등과 관련하여 참가한 여러 단체들의 다양한 이야기가 오고간 후입니다.

백석근 위원장님의 이 이야기를 들으면서 저는 뜨끔했습니다. 11월 3일, 1차 간담회 말미에도 김종태 건설노조 사무처장님이 비슷한 이야기를 했기 때문입니다.

  서울한강성심병원앞 분향소

“열사투쟁과 관련해서 조문을 잘 조직해야 합니다. 물론, 인터넷이나 텔레비전으로 봐도 분노는 갖게 됩니다만, 그럴 경우 내가 할 일이란 생각을 하지 못합니다. ‘내가 결단하고, 내가 뭐라도 해야지’하는 생각을 갖지 못하는 것이죠. 병원에 조문 행렬이 이어져야 하는데, 그게 안 되고 있습니다. 이미 조직된 단위에서라도 조문을 먼저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날, 조문을 독려하는 글을 쓰자고 마음먹으며 간담회장을 나섰는데, 2차 간담회가 진행될 때까지도 쓰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서울 한강성심병원과 인천 경인지방노동청 앞에 건설노조에서 마련한 정해진 열사 분향소가 있습니다. 그리고 매일 오전 10시와 저녁 8시 한강성심병원 앞에서는 정해진 열사 추모 집회와 문화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인지방노동청 앞 분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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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대회 , 건설노조 , 정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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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격

    사이버 분향소를 만드는것은 어떨까요? 사이버 분향소와 배너..

  • 건설노동자

    이름이 잘못되었네요.
    건설노조 김종태 사무처장입니다...

  • 건설노동자

    동지가 좀더 좋은 세상에서 다시 태어났으면 좋겠고,산자들은 정해진 동지를 영원히 잊어서는 안되고 정해진 동지의 뜻을 이어받아야 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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