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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버스에 방화를 하려는 의혹을 받는 사람(오른쪽)과 방화의도를 묻는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왼쪽) |
전경차 방화시도, "프락치 아니냐" 시민들 반발
22일 새벽 4시 40분 경 한 남성이 전경버스에 불을 지르려다 시민들에게 저지 당한 후 붙잡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세종로 사거리를 봉쇄한 전경버스에는 경찰이 화재 위험이 높은 구리스를 칠해 놓은 상태여서 자칫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이에 이 남성을 붙잡은 뒤 시민들은 "사복경찰이 아니냐, 일부러 불을 질러 시민들을 폭도로 몰려고 한 '프락치' 아니냐"는 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며, 이 남성을 거칠게 몰아붙였다.
이 상황을 목격한 칼라TV 인터넷 생중계를 진행 중인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는 이 남성의 신원과 방화 의도를 확인하기 위해 면담을 시도했다. 이 남성 진 교수와의 면담에서 '왜 방화를 했냐'는 질문에 "불을 지르려고 한 것은 내 잘못이다"고 방화 미수 사실을 인정했지만, 그 동기에 대해서는 일체 입을 열지 않았다.
스패너까지 소지 "농기구 제작한다"..."시위에 농기구 무슨 상관?"
그런데 이 남성이 소지하고 있던 가방에서는 스패너 2개와 이날 집회에서 뿌려진 유인물 등이 대부분 들어있어 그 동기를 두고, 여러 시민들이 의혹을 제기했다.
특히 진중권 교수가 이 남성에게 "왜 스패너를 가지고 다니냐"고 묻자 처음에는 "지능적으로 시위를 도와주고 싶었다"고 말했다가, 계속 추궁하자 "내가 농기구를 제작한다"고 말을 바꿨다.
이에 진 교수가 "시위와 농기구가 무슨 상관이냐"고 재차 질문하자 이 남성은 "사회가 돌아가는 것을 파악하지 못하면, 시장성을 알지 못 한다. 내가 OO대학교를 다니다 농활갔었는데, 그 사람들 따라 FTA 집회 나갔다. 나 같은 사람 많을 것이다"며 횡설수설 했다.
또 이 남성은 "누가 시킨 것은 아니다"고 단독으로 방화를 하려 했음을 강조했으나, 끝내 방화 동기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이 남성은 "앉아 있다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전경버스에) 기름통(주유구)이 있으니까, 내가 정비하니까 기름 빼고 하는 거 안다"며 "주유구 열고, 불을 놓으면 시위가 빨리 끝나지 않을까 라는 생각으로 했다"고 재차 방화 시도 사실은 인정했다.
현재 이 남성의 처리를 두고 난상토론을 벌였다. 일부 시민은 여전히 사복경찰일 가능성을 의심하며 "경찰에 넘겨서는 안 된다"고 주장하고 있고, 또 다른 시민들은 "시민들이 오히려 폭도로 몰릴 수 있다"며 경찰에 인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일부 시민들은 "이미 신원과 방화와 관련된 진술을 확인했으니, 그냥 보내자"는 의견도 있었다.
시민들은 즉석 난상 토론 후 5시 50분 경 방화 미수 혐의로 경찰에 인계하는 것으로 최종 결정하고, 112를 통해 경찰에 연락을 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