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슨 칼 벼리는 법: 기간산업 사회화

[논설] 쌍용차와 대우조선은 기간산업 사회화의 지렛대

‘관치금융 소리를 듣더라도 감독당국이 강력한 이행점검과 은행 창구지도에 나서야 한다.’ 김기문 중소기업회장이 볼멘 목소리로 들려주듯 경제위기에 국가개입을 당연하게 사고한다. 사실 이미 오래전부터 정부는 은행과 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것은 물론 건설, 조선 등에 대한 청산과 워크아웃 작업에도 개입 폭을 더 넓히고 있다. 손실금의 대출전환, 채권 만기연장, 원금과 이자감면, 이자율 인하, 출자전환 등으로 은행을 통한 정부지원이 확대되고 있다. 이렇게 정부가 개별기업에까지 개입을 확대하자 민간기업의 경계가 흐려지고 있다. 국가의 도움없이 이 기업들이 생존할 가능성이 그만큼 낮다.

이런 경계의 허물어짐은 노동자들에게도 다르지 않다. 금속산업의 노동자들은 개별자본에 대한 대응을 주요한 과제로 삼아 왔다. 현대자본, 삼성자본 하듯이 자동차와 조선업종 노동자들은 대부분 노-사 문제로 접근해왔다. 국유기업인 대우조선의 매각과 관련해서도 노동조합은 매각 자체를 당연시 해 왔다. 하이닉스 비정규직 문제가 터져나왔을때조차 금속노동자들은 국유기업인 하이닉스에 대해 정부를 상대로 한 문제제기에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았다. 더불어 금속 노동자 내부에서는 흑묘백묘 식으로 사기업이건 공기업이건 소유형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노동자들의 이해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팽배했다. 그러나 국가개입 여부가 기업의 존폐를 결정하는 상황을 맞고서 기업의 소유형태, 운영구조가 노동자들의 고용과 임금 그리고 노동조건에 직결되는 현실을 인식하기 시작했다.

1999년 대우그룹 해체와 대우차 법정관리 당시 공기업화 주장 이후 10년 만에 ‘기간산업 사회화’라는 노동자의 오랜 요구가 되살아나고 있다. 지난 1월15일 금속노조 자동차분과에서 개최한 쌍용자동차 토론회에서 주요한 대안으로 ‘쌍용차의 사회화’가 이야기 되었다. 사회화에 대해서 공공부문에 국한된 이야기로 받아들였고, 민간기업 위주의 금속사업장 노동자들은 사회화와 별반 인연이 없는 얘기로 흘렸다. 그러나 당일 토론회에서 쌍용차에 대한 공적자금의 투입 뿐 아니라, 소유와 운영을 사회화함으로써 쌍용차의 위기를 넘어설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다. 그리고 이것이 노동자로서는 유일한 대안이다. 만약 이것이 아니라면 청산하여 쌍용차가 없어지거나, 노동자들의 임금삭감과 정리해고 등의 워크아웃으로 기약없는 쌍용차 회생을 가져나가는 길 외엔 없다.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삼성의 쌍용차 인수를 언급하고 있다. 그러나 반도체 가격하락이 삼성 재무구조 전반에 위기를 던지는 상황에서 쌍용차 인수는 언감생심이며, 현대차는 물론 해외매각을 포함한 제3자 인수 또한 무망하다.

현재 쌍용차는 청산보다는 법정관리로 갈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이러한 법정관리야말로 합법적으로 자본가의 손실을 사회전체가 부담하는 ‘손실의 사회화’과정이다. 법정관리가 선언된다고 하더라도 대주주였던 상하이차는 보유주식을 전량 소각하지 않고 일정 지분을 보유하게 된다. 또한 만기가 돌아오는 부채 8천억에 대한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고 구조조정 등을 조건으로 채권단이 유예해주거나 정부가 부채를 떠안는 방식으로 처리될 것이다. 동시에 법정관리 하의 워크아웃은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인 희생을 강요하게 된다. 그것이 임금이건, 고용량이건, 고용의 질이건 또는 그 모든 것의 희생을 감내하는 노동자들의 양보를 강요할 것이다.

한편, 대우조선해양은 한화와의 매각협상이 난관에 봉착하여 매각이 중단될 예정이다. 올바른 매각을 주장하던 노조의 바람이 무색하게도 매각자체가 무산되어 대우조선은 여전히 산업은행이 대주주인 국유기업으로 남게 될 전망이다. 대우조선 문제는 산업은행 민영화 작업의 일환이기 때문에 대우조선의 상황만 봐서는 안되며, 매각을 전제로 해서는 어떤 대안도 나오지 않는다(“대우조선, 국민기업화도 안 된다” 참세상 2008.5.1일자 논설 참조). 게다가 지금은 조선업종 전체가 불황이다. 대우조선의 매각이 용인 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중소조선업체의 불황이 확산되고 정부가 나서서 조선업체의 선별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일부는 청산할 수 있겠지만 대부분 기업에 대해 정부는 (구조조정을 조건으로) 재무적 지원을 해주고 있다. 조선업이 일시적인 유동성 위기라면 몰라도 장기불황이 예고된 상황에서 재무지원의 효력은 얼마가지 않을 것이다. 여기에 국유기업으로서 대우조선의 새로운 역할이 고려된다. 다시 말해 대우조선은 국유기업으로서 공적자금이 투입된 조선사들과의 관계를 재조정할 수 있는 유일한 지렛대다.

금속노조는 지난 1월8일 노동시간단축을 전제로 일자리를 나눠 총고용을 유지하자는 내용의 ‘경제위기 극복 위한 금속노조 사회선언’을 발표했다. 금속노조 일각에서는 임금동결을 조건으로 한 고용보장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야기하기도 한다. 여전히 최장 노동시간을 자랑하고 있는 법정노동시간은 그 자체로 단축되어야 한다. 그런데 현재 상황에서 일자리를 나눌 만큼 노동시간을 단축하려면 노동시간을 절반 가까이 줄여야 한다. 자동차 시장의 과잉은 30%를 상회하고 있고 조선업의 경우 3년 이내로 회복될 전망이 없다. 그리고 조업축소, 휴업 등으로 임금삭감은 이미 현실화되었다. 결국 총고용 유지를 위해 임금삭감을 인정한 노동시간단축이 될 공산이 매우 크다. 그나마 획기적인 노동시간단축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총고용유지조차 불가능하게 된다.

자동차 문제만 놓고 보더라도 쌍용차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오늘내일하고 있는 GM대우는 물론 현대기아도 세계자동차시장의 과잉 속에서 치열한 경쟁에 내몰리고 있다. 조선업종의 불황과 과잉청산을 위한 국가의 개입도 속도를 더 하고 있다. 이에 대한 노동자의 대안은 모든 것을 희생한 총고용유지가 아니라, 기간산업의 사회화로 맞춰져야 한다. 그러나 금속노조 사회선언에는 이에 대한 어떠한 언급도 없었다.

금속노동자들은 속히 대우조선의 매각철회와 쌍용차에 대한 공적자금 투입 및 쌍용차의 사회화를 선언해야 한다. 쌍용차의 법정관리가 개시되면 당장 법원은 법정관리인을 선임하는데 현 경영진 또는 그에 준하는 사람이 아니라, 노동자 대표를 세울 것을 요구해야 한다. 또한 대주주였던 상하이차의 책임을 한국정부가 묻고, 법정관리가 아니라 주주와 자본가가 보유한 주식 전량을 소각하고 즉각 공기업화 할 것을 선언해야 한다. (파격적이고 급진적인 대안이다. 그러나 유일하다.) 정부와 채권단의 잘못으로 2005년 쌍용차를 상하이차에 매각한 결과, 기술유출과 함께 법정관리에 이르게 된 책임을 노동자로서 정당하게 물어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과잉생산의 위기를 겪고 있는 자동차와 조선업종에 대한 국가차원의 사회화 계획을 수립할 것을 요구해야 한다. 다시 말해 쌍용차와 대우조선은 바로 기간산업 사회화의 ‘레버리지(지렛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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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 , 대우차 , 사회화 , 쌍용 , 기간산업 , 상하이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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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찌라시

    자기 입맛에 맞지 않으면 진실을 외면하고 욕이나 해대면서 '참세상'이라고? 최소한의 례의도 모르는 무뢰한들....남들 욕하기전에 당신들 욕지거리나 좀 지우시지...

  • 그런데

    뭐가 진실을 외면하고 욕을 했다는 거죠?
    음 서로 의견이 다를 수는 있는데 자기 주장을 했다고 해서, 그리고 그것과 자신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욕을 했다고 하면 이치에 맞지 않아 보이네요.

  • qnseksrmrqhr

    노동자들이 끝없이 겪어야할 희생을 기간산업의 사회화가 구제해 준다면 마땅히 그렇게 되야 할 것입니다.

  • 김상

    청년 실업 문제? '그들'의 잘못이지, 우리의 잘못이 아닙니다. 경제난 문제? '그들'의 잘못이지, 우리의 잘못이 아닙니다. 노동 문제? '그들'의 잘못이지, 우리의 잘못이 아닙니다. 세대간의 차이를 말하는 겁니다. 왜 그들이 저지른 오류를, 왜 우리가 책임져야 할까요. 그들이 성장하는 경제 속에서, 갖은 잇속을 누릴때, 우리는 그들의 자식으로, 혹은 그들의 손자로 떡고물만을 얻었을 뿐입니다. 그런데 왜 그들의 오류를 우리가 책임져야 할까요?
    우리가 실업자라는 것. 그것은 결코 우리의 잘못이 아닙니다. 우리가 토플 점수가 딸려서. 우리가 대학을 스카이로 못가서, 우리가 외국 대학을 못 나와서, 그런 것이 아닙니다. 이것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 우리가 힘든게 결코 우리 탓이 아닙니다.

  • 강경호

    안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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