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소산 억새밭

[이수호의 잠행詩간](62)

오소산 억새밭을 나는 모른다
그 억새밭에 부는 바람도 나는 모른다
그 바람 흘러가는 마른 계곡도 나는 모른다
바람 불면 억새밭 흔들리고
날카로운 잎들 서로의 살점을 파고들고
그 상처 마른 계곡 울음으로
밤새워 휘파람 날려 보내고
휘파람 소리 다시 상처로 파고들어
우리를 벼랑 끝으로 몰아세우고
억새들 까치발하고 벼랑 끝에 서서
바람에 몸 낮추고 몸 흔들어 노래 부르며
그래도 잡은 손 놓지 않고
붉은 저녁햇살에 말라 가더라도
붉은 햇살 노을 되어 마른 계곡 넘치더라도
보령이나 광천 그 어디쯤 있다는
오소산 억새밭 마른 계곡을
나는 모른다

* 어느 바람 부는 저녁, 대한문 앞에 앉아 있다고 느닷없이 잡아가더니, 오늘은 경찰서로 조사를 받으러 오란다. ‘나는 모른다’, 숨기고 싶은 뭔 가라도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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