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권의 통치 방식은 독특하다. 국민들을 지겹게 만들고, 귀찮게 만들고, 괴롭게 만드는 것, 곧 국민들 마음에 환멸감을 심어주는 것이다. 국민의 사랑을 받아야 할 대통령이 역으로 환멸감을 심어주려 하다니, 상식으로는 이해가 되지 않지만 대한민국에서는 이게 먹히고 있다. 지겨우니 귀찮으니 괴로우니, 나몰라다. 그냥 이명박 대통령, 잘 해먹으세요. 이명박 정권의 지지율 고공행진의 비결은 여기에 있다.
1년 전, 용산4구역 철거 현장에서 철거민이 경찰의 무리한 진압으로 사망한 사건이 일어났다. 국민들은 어찌 이럴 수 있느냐며 분노했다. 이명박 정권은 모르쇠였다. 차가운 냉동고에서 시신이 갇혀 백일이 지나고 이백일이 지나고 삼백일이 지났다. 결국 국민 스스로가 용산을 떠올리는 일이 괴로울 지경에 이르게 만들었다.
자격 미달의 장관을 임명하고, 국회 청문회에서 공방이 이루어지고, 임명은 강행되고, 국민은 쇠귀에 경 읽기가 되어버린 이명박 정권이 너무 지겹고, 귀찮고, 생각할수록 마음이 괴로워, 이명박 정권을 내 나라에 없는 대통령 취급을 하고 있다.
국민을 지겹게 귀찮게 괴롭게, 고통에 치를 떨게 하면 찬성률 10%로도 안 되던 언론 악법에 대한 지지가 과반수로 오르더라. 계속 국민의 마음을 고통의 나락으로 빠지게 하라.
세종시 문제도 그렇다. 이게 어디 해를 넘겨 언론의 톱기사로 오를 만큼 중요한 일인가? 대한민국의 절대 절명의 과제인가? 왜, 이 물음에 내가 찬성이나 반대의 입장을 가져야 하는지, 왜 이 문제로 국민들이 분열이 되어야 하는지, 좀체 알 수 없다. 하지만 어느덧 이명박 정권의 세종시 수정안에 대한 찬성 의견이 과반수에 육박하고 있다. 해를 넘겨 논란이 되는 세종시 문제로 지겹고 괴로우니 제 멋대로 하고야 마는 이명박 정권 알아서 하라는 나 몰라 식의 지지가 아닐까 싶다. 거의 예술에 가까운 환멸의 통치를 이명박 정권은 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더욱 문제는 환멸의 정치예술로 국민의 정신과 마음을 정치로부터 떠나게 하는 이명박 정권의 통치의 핵심은 짚지 못하고 덩달아 춤만 추고 있는 야당을 비롯한 정치판이다. 국민들의 마음의 향방을 쫓아가지 못하고, 오로지 이명박 정권이 벌이는 환멸의 정치 꽁무니만 쫓아다니며 죽인지 밥인지 모르고 있는 정치판이다. 진보정치를 표방하는 정당이나 단체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정권의 통치술에 끌려 다니고, 앞으로 줄줄이 이어질 선거의 환상에만 목매고 있다.
환멸이란 말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꿈이나 기대나 환상이 깨어진다는 말이다. 환멸이라는 말을 증오할 필요가 없다. 아직 환멸하지 못한 것이 문제다. 특히 노동자와 시민을 위해 정치를 하겠다는 조직이나 사람, 진보를 이야기하는 사람부터 환멸을 해야 참다운 민주주의로 가는 첫 발걸음을 내디딜 수 있는 건 아닐까?
무엇으로부터 환멸 해야 할 것인가? 정당정치에서 환멸 해야 한다. 처음 진보정당을 만들 때 당장의 국회의석 몇 석, 지방자치 몇 군데를 목표로 시작하지 않았다. 어느 사이에 기성 정치인과 다를 바 없이 코앞의 선거에만 질질 끌려 다니고 있는 건 아닌지 고민해야 할 때이다.
진보세력의 연대가 됐든 반엠비 전선이 되었든 당연히 연대와 연합의 주체가 되어야 할 노동자와 시민은 보이지 않는다. 이미 기성 정치판과 다를 바 없는 무늬만 시민단체가 바람잡이를 하여 정당들끼리의 야합만을 논의하고 있다. 지금 중요한 것이 정당 간의 연합을 통한 산술적인 수치를 높이는 것일까? 끊임없이 고민을 할 수밖에 없다. 더욱 중요한 문제는 그 산술적인 합을 만들기도 쉽지 않고, 혹 합을 이룬다 할지라도 당신들이 고대하는 노동자, 시민의 표가 당신들의 승리를 보장해주는 표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지난해 실업수당을 신청한 사람이 백만을 넘었다. 실제 실업자 수가 삼백삼십만명이라고 한다. 숱한 이들이 정리해고를 당하고 숱한 시민들이 불안전한 노동에 삶이 무너지고 있다. 재벌과 기업에 온갖 혜택을 퍼주고 있지만 고용은 늘기는커녕 줄어들고 있다. 재벌들의 안방에는 현찰이 쌓이는데 노동자들은 빚더미에 시달리고 있다.
이명박 정권의 환멸의 정치예술의 핵심은 여기에 있다. 국민들과 정치판을 지겹고 귀찮고 괴롭게 하는 의제와 사건을 끊임없이 끄집어내어 서로 분열하고 싸우게 만들면서 자신의 최대의 약점인 친재벌 친자본 정권의 성격을 감추는 것.
이명박 정권의 생명줄은 바로 이곳에 있다. 지방선거에도 세종시에도 있지 않다. 친재벌 친자본 정권의 허상을 국민들이 깰 때, 노동자들의 삶의 문제에 대안을 줄 때, 민주주의의 미래가 있고 진보정치가 정권을 창출 할 수 있다.
반엠비 연대도 좋고 진보세력통합도 좋다. 과연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고 싶다면 이 고민이 앞서야 한다. 무엇으로 연대하고 통합 할 것인가, 누구하고 연대하고 통합할 것인가?
친재벌 친자본 정권이 만들어낸 노동자 시민들의 삶의 파탄, 바로 연대의 내용은 이곳에 있다. 누구와 연대할 것인가도 당연히 노동자와 시민이다. 야합이 아니라면 그곳에 정당만이 아닌 노동자 조직이 있어야 하고 농민 조직이 있어야 하고 풀뿌리 시민 조직이 있어야 한다.
정말 환멸 할 때, 그때가 민주주의와 진보정치의 시작이다.
- 사진
-
재난 연극
- 영상
-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
쇠사슬 몸에 묶고 저항했지만, 끝내 비정규직..
오체투지, 비정규직 해고노동자의 희망 몸짓
영화 <카트>가 다 담지 못한 이랜드-뉴코아 ..
- 카툰
-
로또보다 못한 민간의료보험
건강보험료, 버는만큼만 내면 무상의료 실현된..
위암에 걸린 K씨네 집은 왜 거덜났는가
팔레스타인인 버스 탑승 금지
- 판화
-
들위에 둘
비정규직 그만
개자유
다시 안고 싶다
- 기획연재 전체목록
-
- 어서와요 소소부부네
- 팔레스타인평화연대의 INTERNATIONAL
- 워커스 상담소
- 99%의 경제
- 미디어택
- 비문명의 역습
- 초고령화 사회, 돌봄을 요구하다
- 나현필의 INTERNATIONAL
- 워커스 사전
- 엄한진의 INTERNATIONAL
- 여성, 노동의 기록
- 녹색스트라이크
- 화성, 어쩌다 사회주의
-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의 항변
- 랑희의 질문들
- 배성인의 혁명을 꿈꾼 여성들
- 챗GPT가 말했다. "인간보다 더 많은 색임을 지게 될 줄이야!"
- 연정의 르포
- 약속의 8회, 위기를 돌려세우는 녹색 스트라이크
- 양지로 떠오른 국정원, 이적異的 행위의 기록
- 선을 넘는 사람들
- 연정의 바보같은사랑
- 2021위클리웨비나
- 이김춘택의 ‘무법천지 조선소’
- 파견미술-현장미술
- 러시아혁명 100주년 | 자코뱅 온라인시리즈
- 노동의 시대
- 배성인의 정치적 사유
- 비정규직의 세상보기
- 주례토론회
- 양규헌 칼럼
- 국제포럼
- 무슨 일 하세요?
- 소셜파워
- 반올림 이어 말하기
- 원영수의 국제칼럼
- 박병학의 글쓰기 삶쓰기
- 정영섭의 낮은 목소리
- 윤성현의 들풀이야기
- 세월호 1년
- 제갈현숙의 봉당풍경
- 이정호의 보수언론 벗거보기
- 기사로 풀어보는 경제
- 유럽 민중의 오디세이
- 2015 총파업
- 쿠오바디스 진보정치 그리고, 노동자 정치세력화
- 편집장 칼럼
- 참세상 특강
- 마르하바, 팔레스타인!
- 일본사회운동의 편지
- 유럽경제위기
- 김한울의 표본실
- 오늘, 이곳의 투쟁
- 북아프리카 혁명
- 월드컵에 정의의 슛을
- J에게 경제를
- 명숙의 무비, 무브
- 비정규직 사회헌장
- 감시·통제 벼랑 끝 감정노동자
- 불붙는 세계교육투쟁
- 여성 살해, 침묵하는 사회
- 탈핵
- 끝나지 않은 용산참사
- 언론노동자들의 공정방송 되찾기
- 쌍용차 정리해고 노동자의 눈물
- 4대강 논란
- 진보전략회의 진보논평
- 참세상 책방
- 노조파괴, 그림자 정부
- 강정마을 해군기지 논란
- 조성웅의 식물성 투쟁의지
- 이득재의 줌인 줌아웃
- 통합진보당 분당
- 18대 대선과 노동자정치세력화
- 투쟁하는 세계노동자
- 복수노조, 약인가 독인가
- 참세상 국제통신
- 박진의 인권이야기
- 희망뚜벅이
- 편집위원회 정세좌담
- 무상급식
- 이원재의 예술,대화
- 쿡! 세상 꼬집기
- 방방곡곡 99절절
- 최인기의 빈민운동사
- 양한승의 정세이야기
- 현대차 비정규직 파업
- G20 서울 정상회의
- 전노협 창립 20주년 - 내가 함께한 전노협
- 주용기의 생명평화이야기
- 천안함 국민미스테리
- 근로시간면제(Time off), 충돌
- 의료 민영화 논란
- 전교조 명단 공개 파문
- 2011년 최저임금은?
- 김병기의 호주통신
- 기후변화와 노동자
- 쌍용차와 파업
- 지방선거 2010
- 2010 교육감 선거
- 임성용의 달리고 달리고
- 빛바랜 취재수첩
- 세미나네트워크 새움
- 콜트콜텍 미국원정투쟁
- 용산 철거민 대참사
- 용산참사범국민장 릴레이 기고
- 홈리스문제, 이렇게 하자
- 두 책방 아저씨
- 이수호의 잠행詩간
- 철폐연대-참세상 기획: 비정규직 10년 전망
- 콜트콜텍일본원정투쟁
- 그들만의 비정규법
- 해방을 향한 인티파다
- 혁명50년, 사회주의 쿠바 이야기
- 1단기사로 보는 세상
- '특별하지 않은 사람' 박종태의 죽음
- 배고프다! 영화
- 가자의 재앙
- 강우근의 들꽃이야기
- 박수정의 사람이야기
- 뉴코아 - 이랜드 비정규직 철폐투쟁
- 한미FTA를 저지하라
- 이정호의 미디어 비평
- 도요타반대세계공동행동
- 한반도 대운하를 가다
- 진보정당, 길을 묻다
- 38 여성의 날 100주년
- 또 하나의 왕국, 삼성
- 1·26 세계행동의 날
- 박영균의 철학으로 보는 세상
- 사이버 정치놀이터 미끄럼틀
- 2007 대통령 선거
- 대선후보들, 성소수자 인권과제 좀 들어보슈
- 아프간 피랍 사태
- 2007 남북정상회담
- 소통/연대/변혁 - 사회운동포럼
- 아그네스 쿠의 흐르는 강물처럼
- 리얼리스트 작가 선언
- 한상진의 레바논통신
- 백원담의 시와 모택동
- 맹세야, 경례야 안녕∼
- 제3회 맑스코뮤날레 - 맑스와 함께 상상하기
- 금속노조 한미FTA저지 총파업
- 비정규법 패기! 폐기!
- 한진의 사회복지노동자
- 정혜주의 바리오 아덴트로
- 평택,철조망을 걷어라
- 고길섶의 쿠바이야기
- 개토의 우울과 몽상
- 석궁이야기
- 민주노총 5기 지도부 선거
- 유영주의 전망좋은談
- 북한 핵실험과 한반도평화
- 조선남의 옥중수고
- 정대성의 독일통신
- 이영채의 일본사회운동
- 월드컵보다 아름다운 진실
- 에뿌키라의 장정일기
- 홍실이의 이상한 제국의 앨리스
- 이종회의 한미FTA 뒤집기
- APEC 밟고 WTO 돌려차기
- 민주노총 보궐선거
- 박석준의 의학철학이야기
- 황우석 사태 진단
- 2005년 하반기 비정규법 총파업투쟁
- 박영자의 북쪽이야기
- 하현의 미디어비평
- 2005세계여성대행진
- 박기범의 어떤 동화책
- 손호철의 남미이야기
- 박기범의 기소인 인터뷰
- 2004년 하반기 총파업투쟁
- 전범기소이야기
- 동화작가 박기범의 단식일지
- 김병돌의 그림세상
- 이현준의 지나가다 한마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