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에 괸 눈물이 희망이다

[쿡! 세상 꼬집기11] 민주노동당 열 돌에 보내는 붉은 사랑

우리의 희망은 맑고 푸른 하늘에 있지 않다
저 뜬구름 위 붉게 빛나는 태양이 아니다
햇살 한 줌 없는 땅 밑에 있다
습기 가득하여 스산하고 어두컴컴한
누구도 내려가려하지 않는 저 밑바닥
살려달라 살려달라 절망이 웅웅 울고 있는
우물 밑바닥에 괸 눈물
그 피눈물이
우리가 건져야 할 희망이다

튼튼한 동아줄 엮어 매단 두레박
허공에 대롱대롱 매달려 있을 뿐
아직 바닥에 닿지 않았다
허망을 희망이라 여겼다
허망의 헛된 도르래질만 하다 줄은 닳고 낡았다
바닥을 본 적도 없으며 어렵다 한다 힘들다 한다
새 동아줄 엮자 한다 떨어져 나간다
입으로만 춤을 춘다
절망의 밑바닥 닿으려면 아직 멀었는데

이제 내려가자
절망의 우물 밑바닥에 괸 눈물
그 눈물이 빚어낸 희망의 샘물을 긷자
오늘의 닳고 낡음을 인정하고
절망을 시인하고 허망을 깨고
스스로 추락하는 절망이 되자
저 눈물의 샘에 닿을 때까지
줄이 끊겨 영원히 오르지 못하는 두레박
아니 산산이 부서진 쪽박이 되더라도

민주노동당 열 돌을 맞이하는 마음이 무겁다. 백호의 기상을 담아 한라에서 백두를 뒤흔들 축하시를 써야하는데 함부로 희망을 쓰지 못하겠다. 희망은 어디에 있을까? 희망을 향해 가고 있는 걸까? 추락하는 절망, 그 밑바닥에서 신음하고 있는 민중의 울음, 그곳에 괸 눈물, 누가 세상에 길러 올릴 것인가? 그곳에서 만날 벗과 같은 정당이 기다려진다.
덧붙이는 말

이 시는 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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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동당 , 희망 , 절망 , 세상 꼬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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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통증

    비정규직 투쟁에, 조명받지 못하는 여성 사업장 투쟁에 '종군기자'로 결합했던 오도엽 동지가 민주노동당에 거는 희망이 참으로 안타깝군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눈물을 팔아 먹은 자들, 민주노동당의 역사는 타협과 굴종, 배신의 역사임을 동지도 모르지 않을 텐데, 동지의 정치적 견해를 뭐라 탓할 수는 없지만, 열 돌에 붙이는 시를 읽으면서 마음 한 켠이 아파오네요.

  • 문경락

    우리의 희망은 붉게 빛나는 태양에 있지않다...라는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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