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 크루그만 “긴축정책 때문에 ‘3차 불황’에 빠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 디플레이션 함정에 빠져’ 경고...G20에 낙담

폴 크루그만 프린스턴대 교수는 28일 뉴욕타임스 칼럼에서 잘못된 경제정책으로 제 3차 불황에 빠지게 되었다며, 긴축정책을 혹독히 비판하고 나섰다. 크루그만 교수는 3차 불황은 잘못된 정책 때문이라며 지난 주말 있었던 G20정상회의에 대한 낙담도 표명했다.

[출처: NYT]
크루그만은 이제까지 불황(depression)은 1873년과 1929년 대공황 단 두 차례밖에 없었다며, 이제 제3차 불황의 초입에 들어섰다고 단언했다. 크루그만은 “19세기의 장기 불황과 20세기의 대공황도 쉬지 않고 추락만하는 시대는 아니었다”며 “두 시기에도 경제성장기가 있었지만 이러한 성장이 최초의 침체로부터 입은 피해를 회복할 만큼 충분하지 않았고 다시 불황을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지금 제3차 불황의 초입에 있다는 두려움을 느낀다”며 “그것은 아마도 대공황보다 더 심각한 장기 불황처럼 보인다”고 밝혔다.

크루그만은 “세 번째 불황은 주로 정책의 실패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최근에는 지난 주말에 깊이 낙담한 G20 정상 회의를 가졌다”며 “진짜 위험이 디플레이션일 때, 정부는 인플레이션에 대해서 괴로워 하고, 진짜 문제가 적합하지 않은 ‘지출’에 있을 때 정부는 '긴축'의 필요성에 대해 설교하고 있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크루그만은 그동안 적극적인 재정지출로 경제위기를 잘 극복해 왔다고 평가했다. 크루그만은 “(경제위기 상황에서) 연방준비은행과 유럽 중앙은행의 현재 지도자들은 이자율을 깎고 신용 시장을 지원하기 위해 움직였다”며 “경제추락에 직면하여 균형예산을 추구했던 과거의 정부와 달리, 오늘날의 정부는 재정적자를 늘어나게 했고, 이런 좋은 정책들이 세계가 완전한 붕괴를 피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고 설명했다. 크루그만은 “(논쟁의 여지가 있지만) 금융위기로 야기된 경기 침체는 지난 여름에 끝났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크루그만은 “최근 몇 개월 동안에 경화(국제교환통화)와 균형예산이라는 통설(orthodoxy)이 놀라우리만큼 부활하고 있다”며 “유럽에서는 세금을 늘리고 지출을 삭감하면 경제가 팽창될 것이라는 후버 대통령의 연설집을 모아 놓은 듯한 오랜 전설이 부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후버 대통령은 대공황기에 긴축정책을 써 공황을 연장시켰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미국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언급했다. “오바마 정부는 너무 이른 재정긴축이 위험하다고는 알았지만, 공화당과 보수적인 민주당 의원들은 주 정부에 추가적 예산지원을 승인하지 않았다”며 “긴축은 어쨌든 주 정부와 지방 수준에서 예산삭감의 형태로 도래했다”고 밝혔다. 연준도 디플레이션의 위험을 경고했지만 그저그런 경고에 지나지 않았다고 평했다.

크루그만은 미국와 유럽이 일본과 같은 디플레이션 함정(deflationary traps)에 빠지고 있다고 경고했다. 또한, “불황의 한 가운데서 지출을 대폭삭감하면, 그것이 불황을 더 깊게 하고 디플레이션으로 가는 길을 닦는 것”이라며 “그것은 실제로 자기파괴행위”라고 혹평했다.

크루그만은 “이러한 통설의 승리에 대한 대가를 누가 지불해야 하는가?”라고 반문하며 “그 답은 수천만의 실업자와 몇 년동안 일자리를 잃게 될 많은 사람들, 그리고 다시 일자리로 돌아가지 못할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경제위기 상황에서 케인스주의적 처방은 통상 적극적인 재정지출정책으로 알려져 있다. 2008년 미국의 금융위기 이후 G20 회의에서는 재정지출의 확대를 의결 했으나, 최근 유럽의 재정위기가 가중되면서 유럽 각국은 재정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올리는 등 강경한 긴축정책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 주말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린 제4차 G20정상회의는 “선진국은 적어도 2013년까지 재정적자를 반으로 줄인다”는 목표를 주요한 내용으로 한 정상선언을 채택하고 폐막했다.

이에 케인스주의의 퇴조를 예견하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 일본어판은 G20정상회의 폐막 직후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케인스주의’라는 사설을 내고 유럽 각국과 주요국들이 긴축정책으로 돌아선 것을 강조했다. 폴 크루그만 교수의 이번 칼럼은 대표적인 케인스주의자로서 적극적 재정정책의 필요성을 다시 역설한 것으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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