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티글리츠, “미국과 유럽이 세계경제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추가 금융 완화책은 안되고 재정부양책 써야”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교수는 5일(현지시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 유럽중앙은행(ECB)의 유동성 홍수가 외환시장을 불안하게 만들어 일본과 브라질 등으로 하여금 수출업체 보호를 위해 개입하게 만드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날 뉴욕 콜럼비아대에서 열린 회의에서 기자들과 만나 FRB와 ECB의 초완화(ultra-loose) 통화 정책이 세계경제 회복을 돕기보다는 오히려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FRB와 ECB의 “유동성의 범람”이 외환 시장을 불안정하게하고, 일본과 브라질 등의 국가들이 수출 방위에 나서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아이러니하게도, FRB는 미국 경제 회생을 위해 이러한 유동성을 제공하고 있지만 효과는 없고, 다른 나라를 혼란에 빠뜨리고 있다. 아주 이상한 정책이다”고 말했다.

달러는 9월 초부터 주요통화 바스켓에 대해 6.5% 하락했다. FRB의 추가 완화 전망으로 인해 투자자들이 다른 곳에 더 높은 수익을 요구하게 된 것이 배경이다. 달러 유입으로 브라질 등 성장을 전망하고 있는 수많은 신흥국 시장의 통화가 상승했다. 엔화도 추가적으로 달러 하락이 관측되면서 최고치 수준에 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이들 국가들이 내세운 최근 자국 통화 강세 억제 움직임에 대해 “필요했다”고 이해하며, “이 나라들이 환율 상승으로 수출을 붕괴시킬 수는 없다고 말하는 것은 자연스럽다”고 말했다.

브라질은 4일 외국인 투자의 금융거래세를 두 배로 인상한다고 발표했고 일본도 5일 제로금리와 5조엔 규모의 자산매입, 기금창성 등의 추가 완화 정책을 밝혔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추가 금융 부양책은 세계 수요 부족으로 인해 발생한 문제를 해결할 수없는 것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 인하는 (경기회복에) 조금은 도움이 될지도 모로지만, 미국과 유럽이 직면하는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필요한 것은 재정부양책”이라고 말했다.

한편, 스티글리츠 교수는 3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유럽의 긴축정책에 대해 강도높게 비판했다. 그는 “유럽 전역은 물론 심지어 미국도 건드리고 있는 긴축 물결이 우려된다”면서 “많은 국가들이 성급히 지출을 줄이는 가운데 전세계의 수요가 감소할 것이며 성장도 둔화될 것이기 때문에 더블딥에 빠질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는 1997년 세계은행 수석 부총재 시절에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외환위기국에 대한 국제통화기금(IMF)의 고금리 및 재정긴축 처방을 강력히 비판하고, 한국이 저금리 정책으로 전환해 경기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데도 한몫을 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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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위기 , 경기부양 , 공황 , 스티글리츠 , 재정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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