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의 “희망과 변화”는 어디에 있나?

[국제통신] 미국 중간선거… 자유주의의 추락과 "티 파티"의 상승

어디서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년전 약속한 “희망과 변화”는 보이지 않는다.

미국 청소년들의 약 절반이 심리적인 질병을 앓고 있으며 조사된 이들 중 4분의 1이 매우 심각한 심리적인 동요, 행동장애 또는 불안상태에 처해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미국아카데미 저널은 13세부터 19세까지의 51% 남성과 49%의 여성이 강한 심리적 동요, 행동장애, 불안상태 또는 약물남용의 문제를 가진다고 발표했다.

물질적인 환경 또한 문제다. 17일 영국 독립미디어에 기고한 루퍼트 콘웰에 따르면 도로, 철도, 교량, 터널 등 복구가 지체된 전체 기반산업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2.2조 달러가 소요될 것이라고 미국 건축가직업연맹의 토목학회가 평가했다.

이를테면 지체는 이런 식으로 이뤄졌다. 뉴욕으로 향하는 뉴저지 기차터널은 20년전 계획됐으며 900억 달러가 계획됐다. 그러나 이미 발굴작업에 5억 달러가 소요됐지만 뉴저지 주지사 크리스티는 최근 비용문제를 이유로 건설계획을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2005년 한 연구보고서도 모든 교량의 4분의 1이 복구돼야 한다고 발표한 바 있지만 오바마의 개혁처럼 개선은 영영 무소식이다.

누구든 오바마의 실패를 말한다. 11월 2일 미국 중간선거에서 오바마의 민주당은 기껏해야 약간의 다수를 차지할 수 있을 뿐이라고 내다본다.

그러나 2008년 오바마는 50개주 중 29개주에서 승리했고 유권자 3분의 2이상이 그를 지지했다. 민주당은 의회선거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이끌었다. 하원에서 민주당은 435석 중 257석을 확보했으며, 상원에서는 100석 중 60석을 확보했다.

그사이 오바마에게 무슨 일이 있었나?

2008년 11월 조지 부시의 참패는 개혁을 향한 보편적 지층으로부터의 갈망으로 표현됐다. 2년 후인 현재 오바마는 중간선거 운동에서 “우리가 지난 2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잊지 말고, 공화당이 앞으로 2년 동안 무엇을 할 것인지에 집중하라”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아무도 부시 대통령 시절과 다른 점을 체감하지 못했다.

그의 집권 후 미국은 대공황 이래로 가장 심각한 경기하락 속으로 가라앉았고, 고통은 대다수의 서민에게 돌아왔다. 오바마는 일자리를 창출해야 했지만 그 대신 은행구조에 수천억 달러를, 자동차기업 GM과 크라이슬러를 파산에서 구하기 위해 5백억 달러를 지원했다. 기업들은 지원됐지만, 직장과 집을 잃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다.

일자리정책은 오바마 정부의 대표적인 문제로 지목된다. 9월 미국 실업률은 9.6%로 추산됐다. 또한 Pew 센터에 따르면, 18세에서 29세 사이 모든 미국인의 약 37%가 경기침체 기간 중 실직 중이었거나 불안정 고용 중이었다. 고용된 40% 이상의 사람들도 저임금 서비스 일자리에서 노동하고 있다. 이외에도 최악의 불경기로 미국에서는 8백만개의 민간영역 일자리가 없어졌다.

국가부채가 1조4,160억 달러에 달했던 2009년보다는 소폭 감소했으나 2010년 9월 30일 여전히 1조2,940억 달러를 기록했다. 국가부채의 상당부분이 부시정부에 근거하지만 이는 중간선거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건물과 가택에 대한 강제경매의 수는 지난 여름 기록을 갱신해 7월과 9월 사이 930,437건의 퇴거요구소송이 발생했다.

오바마의 대표적인 개혁정책으로 손꼽히는 건강제도개혁은 오히려 악재로 평가된다. 독일 언론 타즈 12일자에 따르면 건강제도 개혁을 통해 진전이 이뤄진 것은 사실이다. 이를테면 여전히 독점적인 사보험 체계에 대한 공공적 대안은 없지만 경영자는 앞으로 그들의 노동자들이 보험가입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보험사는 이전 질병을 이유로 어떠한 환자도 거부해선 안된다. 또한 26세까지는 그의 보호자 보험에 추가 기록될 수 있다. 그러나 건강제도 개혁 이후에도 약 1천5백만명이 보험과 무관한 채로 존재하며 가파른 보험료 증가, 길어진 대기시간과 악화된 치료들에 대한 불만이 지배하기 때문이다.

오바마의 대외정책 또한 그에게 도움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오바마는 일년안에 관타나모를 폐쇄할 것이라고 약속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코펜하겐 기후변화협약에서도 오바마는 구속력있는 이산화탄소 감축목표를 마련하지 않은 책임이 있다. 이라크로부터의 군대 철수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군대 강화는 <티 파티>에 의해 선점된 부자 감세, 경제활성화를 위한 보호무역조치 강화 등의 의제들에 묻혀 선거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고 있다.

"티 파티"의 부상과 매관매직

한편, 1773년 영국정부의 관세와 세금법에 맞서 저항했던 보스톤의 “티 파티(Tea Party)”의 정체성을 내세우며 2006년 발기한 티 파티는 선거를 기점으로 공화당과의 연계 속에서 점점 격화돼 나타났다. 대부분 공화당에 소속된 이들의 후보들은 이번 선거에서 139명까지 육박했다.

중앙정부를 거부하는 급진적 자유주의자들뿐만 아니라 기독교 근본주의자와 우익적 이익집단들이 티 파티에 참여하고 있다. 지난 4월 14일자 뉴욕타임즈 보도한 CBS 뉴스와의 공동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티 파티 지지자는 깊은 확신으로 우익 정치를 선호하는 미국민의 약 18%에 해당하는 전통적인 공화당 지지자들이며, 무엇보다 상대적으로 고학력자이고, 결혼한 45세 이상의 백인 남성들이 이들에 속한다. 이들은 오바마, 이주민, 무슬림, 사회주의자에게 공산주의자 또는 파시스트란 이름을 붙여 경제위기의 책임을 전가한다.

미국 저널 [노동자의 힘] 8일자에서 스티븐 데이비슨은 티 파티의 목적은 중간계층의 불만을 기업의 이익을 가장 유용하는 형태로 흘러가게 하는 것이며, 이러한 비합리적 운동은 경제위기 동안 특히 강화됐다고 분석한다. 그에 따르면 백만장자들은 부유하며 보수적인 집단들과 함께 “근본운동”을 지원하기 위해 상당한 금액을 조달한다. 그리고 티 파티는 시위를 위한 버스, 조직가들 그리고 선거후보자들에게 자금을 지불한다. 그래서 짧은 시간 내에 전국에 걸쳐 조직됐다는 점과 이들의 의제가 미국의 지배적인 특권층에 중첩됐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라고 스티븐 데이비슨은 평가한다.

또한 백만장자들이 점점 더 달러뭉치로 권력을 쥐고자 한다고 보도한 타즈 25일자에 따르면 티파티와 연계된 백만장자들의 정치진출은 구조적인 매관매직 현상과 비슷하다. 추이가 계속된다면 언젠가는 정부가 주식회사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이베이(eBay) 전 대표이자 백만장자인 공화당의 멕 휘트먼은 1억4천만 달러 이상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운동에 지출했다. [출처: http://www.taz.de/1/politik/amerika/artikel/1/vom-versuch-ein-amt-zu-kaufen/]

이를테면 부자후보들의 최고 여왕은 백만장자인 공화주의자 멕 휘트먼의 정치 참여를 지켜볼 수 있다. 그녀는 일전에 인터넷포털 이베이의 대표였고 1억4천만 달러 이상을 캘리포니아 주지사 선거운동을 후원하기 위해 자신의 사유재산을 사용했다. 코네티컷 주에서 웨슬링 그룹의 WWE 전대표였던 린다 맥마흔은 그녀의 호주머니에서 5천만달러까지 공화당 상원후보가 되기 위해 썼다. 이전에 휴렛패커트 대표였던 칼리 피오리나는 캘리포니아에서 5백만 달러 이상을 자신의 상원후보 선거운동에 썼다. 사기로 인해 전과가 있는 기업가 릭 스콧은 플로리다 주지사 공화당후보를 위해 2천만 달러 이상의 자신의 돈을 썼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정치학 교수인 숀 켈리는 “우리는 현재 백만장자들이 정치후보가 되는 이상한 경향을 경험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한편, 버몬트주 미들베리대 정치학자 매트 디킨슨의 지난 의회선거에서의 돈과 선거승리와의 관계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경쟁자보다 돈이 많은 후보자의 93%가 선거에서 승리했다는 것이 밝혀졌다.

중간선거 이후?

11월 2일 시행되는 미국 중간선거는 2년마다 진행되며 전체 하원 의석과 상원 의석 3분의 1을 선거로 재 선출한다. 최근 여론조사결과에 따르면 공화당의 승리는 보다 높게 점쳐진다. 상원에서도 공화당은 분명하게 증가될 전망이지만 다수석을 차지할 수 있을지는 확실치 않다. 민주당은 상원에서 적은 차이로 선두를 유지 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최근 여론조사 결과 2008년 오바마를 지지했던 다른 이들은 그의 정부에 실망한 결과 이번에는 선거하지 않을 것으로 나타난다. 이와는 반대로 티 파티 지지자들과 공화당을 지지하는 보수층은 매우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기 때문에 투표공백은 결정적인 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독일 언론 타게스슈피겔 24일자는 이러한 선거결과는 추후 오바마의 정치적 과정에 깊숙히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내다봤다. 2012년 대선에서 주지사들은 선거 조직을 지휘하게 되는데 이때 오하이오 또는 플로리다 주에서처럼 전략적으로 중요한 주의 경우, 특히 투표 집계 소송이 발생할 경우 이점을 낳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2011년에는 10년만에 선거구가 새로 계획되는데 주지사는 선거구 재조정에 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고 자신의 정당 이익을 위해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뿐만이 아니다. 4차 인터내셔널 국제위원회 WSWS에 29일 기고한 패트릭 마틴에 따르면 기업이익을 대변하는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은 이미 선거 이후의 시기를 준비하고 있다. 그가 전하는 향후 2년에 관한 양당의 정책설계는 누가 당선되든 정치에 서민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백히 한다.

공화당의 상원 지도자 미치 맥코넬은 네이셔널 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공화당은 1994년 후 자신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을 것이며 그것이 정부 폐지를 의미할지라도 행정부 정책을 압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28일자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민주당의 상원 의원 러셀 파인골드는 이미 초우익적인 공화당원 톰 코번과 연방 보조금 및 다른 지출 정책에서 수십억을 삭감하는 새 입법안을 놓고 작업중이며, 무역정책 그리고 공교육을 황폐화시킨 것으로 평가되는 아동낙오방지법 개정이 암묵적으로 동의되었다. 또한 파이낸셜 타임스는 오바마가 35%에서 24%로 기업세를 인하하는 데 열려 있다고 기업 로비스트들에게 말했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즈와 CBS 뉴스의 최근 여론조사는 여성, 저임금층과 독립적인 유권자 등 핵심 지지층이 오바마와 민주당으로부터 등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여론조사의 결과는 공화당에 대한 지지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티 파티와 연계된 공화당 후보들에 대한 지지 또한 아니다. 패트릭 마틴은 미국의 폭넓은 다수는 사회적 안전망에 대한 어떠한 삭감도 원치 않는다고 지목한다.

4년전 무소속 후보로 텍사스주지사 선거에 출마하여 39%를 얻은 공화당 릭 페리에 13%로 낙선했던 가수 킨키 프리드먼은 타즈와의 26일 인터뷰에서 현재 미국 사회현실과 정치구조에 대해 깊은 절망감을 표시한다. “미국의 민중들은 한 가지 문제를 가진다. 우리의 체제는 망가졌다. 그것은 작동하지만 사람을 위해서는 더이상 아니다. 아마도 우리는 아예 직접 로비스트를 뽑는 게 좋을 것 같다. 정치인은 우리에게 더이상 필요가 없다. 그들이 어쨌든 더이상 움직일 수 없기 때문이다. 모든 것을 결정하는 이들은 로비스트들이다. 정치인을 난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다. 그들은 사무실에 있거나 감옥에 있다.”

절박한 노동자계급의 정치운동

2명중의 1명은 심리적 질병을 앓고 있는 미국 청소년들, 10명 중 1명은 맞게 되는 실업상태, 5명 중 2명은 저임금 서비스직 외 보다 나은 일자리를 찾을 수 없는 노동시장 구조, 7명 중의 1명은 피할 수 없는 심각한 빈곤, 4개 중 1개는 급한 복구가 필요한 교량들, 도처에서 목격되는 차압된 가택…. 아메리카의 드림은 나이트메어가 되고 있다.

패트릭 마틴은 2010 선거가 노동자들에게 새로운 전망에 관한 절박성을 제기한다며 생활수준, 사회복지, 일자리를 공격하고 그리고 전쟁을 획책하는 정책에 대한 싸움은 민주당과 공화당의 추락과 노동자계급의 독립적인 정치운동을 요구한다고 호소한다.

그러나 주류 노동조합은 양당정치 구도와 의제에 붙들려 있는 형국이다. 미국 최대 노조 단체인 산별노조총연맹(AFL-CIO)은 민주당 홍보예산으로 약 1억 달러를 편성했다. 또한 AFL-CIO와 협력하는 노동단체인 워킹아메리카 구성원들은 22일자 타즈에 따르면 선거운동에 나서 노동자들을 대상으로 실업률 상승 책임은 자유무역협정(FTA)을 체결한 공화당에 있다고 강조했다. “자유무역협정이 아웃소싱의 길을 열었다.”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때문에 약 5만개의 일자리가 오하이오에서 멕시코로, 약 9만2천개의 일자리가 카프타 때문에 중국으로 이전됐다.”
태그

노동자계급정당 , 오바마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은희(객원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