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재자 프랑코 이래 처음으로 스페인에서 파업에 군대가 투입됐다. 지난 주말 스페인 공항관제사들의 파업은 스페인 영공에서의 항공운행을 전면 취소시켰고 이후 정부는 일자리에 복귀하지 않을 시 12년간 구금할 수 있는 군법을 적용하여 이들을 위협했다.


스페인 정부는 지난 여름 긴축조치 아래 전체 2,400명의 공항관제사의 임금을 삭감한 데 이어 3일 현재 350,000 유로인 이들의 임금을 200,000 유로로 삭감하고, 노동시간을 연장했다. 200,000 유로는 원화로 약 3억원이며 유럽 공항관제사 임금 평균치에 해당하고 스페인 노동자 임금평균의 10배에 해당하는 수치다.

정부의 삭감 결정 이후 3일 야근조 노동자들 상당수가 긴축조치와 임금 삭감 그리고 노동시간 연장에 반발하여 병가를 냈고 이후 수시간만에 전체 항공기 운항이 중단됐다. 관제사들은 무엇보다도 병가와 노동조합 관계 복무가 노동시간에 포함되지 않다는 점에 분노했다고 언론들은 보도했다.

이후 정부는 토요일 비상사태 1단계 경보를 발동시켰으며 관제사를 군법 관할 하에 복속시켰다. 이는 통상적일 경우 단지 자연재해 또는 테러경고가 발생할 시 취해지는 조치이며, “반란”이나 “명령거부”를 이유로 일자리로 복귀하지 않는 자를 12년까지 구금할 수 있게 한다. 이에 따라 많은 관제사들이 일자리로 복귀해야만 했으며 15일 동안 공군의 지휘를 받게 됐다. 몇몇 관제사들은 군인들이 장전된 총으로 일자리에 복귀하도록 그들을 강요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440개의 징계절차가 관제사들에게 발동됐고 100여명이 조사를 받고 있다.

공항관제사들의 파업 시 항공운항은 24시간 동안 중지됐으며 4천대 이상의 비행기 운항이 취소됐고 60만명의 승객의 발이 묶였다. 보통의 상황으로 돌아오는 데에는 48시간이 필요했다.

“국가에 도전하는 자는 잃는다”고 현재 내무부장관이자 부총리이며 현 사파테로 총리의 후임으로 유력한 알프레도 페레즈 루발카바는 군법 적용을 통해 빠르게 통제된 상황 앞에서 개가를 불렀다. 또한 사파테로 총리는 6일 상황의 변화에 따라 2개월까지 크리스마스와 신년 사이의 운행을 보장하기 위해 비상사태 발동 연장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스페인 정부는 항공업무 일부 매각으로 적자재정을 보충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스페인의 국영공항사인 아에나(AENA)를 매각하고자 하며 총리는 90억 유로의 수익을 기대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아에나는 수익성이 있는 마드리드와 베르셀로나 공항을 민간 기업에 임대하고자 한다. 이는 오는 40년동안 140 유로의 수익을 가져올 수 있다고 정부는 내다본다. 그러나 이는 재정적자에 쫓긴 정부가 헐값에 넘기는 것이라 비판받고 있다.

한편, 최근 긴축조치에 대항하는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에 대한 군대 투입은 그리스에 이어 두번째로 벌어진 것이다. 올초 그리스에서 군대는 화물노동자들의 투쟁을 진압했다.

독일 <사회주의적 대안>에 기고한 토르스텐 스팅(Torsten Sting)은 프랑스에서의 대규모 파업투쟁 시 정유공장에 대한 경찰 투입을 포함하여 이러한 공권력 투입은 유럽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이었다고 한다. 자본주의의 깊은 위기는 지배 계급이 그들의 이익을 방어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국가에서 잔혹한 삭감정책을 시행하게 하며, 이에 따라 점점 커져가는 저항을 탄압하기 위해 민주주의적 자유에 기본적인 파업권과 같은 권리를 공격한다고 분석했다.

한편, 올초 2월 그리스 공항관제사들도 정부의 긴축조치에 반대해 파업에 나선 바 있다. 이 때 그리스 영공 또한 24시간 동안 폐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