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진영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

[신간안내] 『마르크스21』, 8호(2010년 겨울, 책갈피)

계간지가 발간될 때 마다 항상 고민스러운 것은 그 계간지가 말하고자 하는 핵심을 한 줄의 문장으로 표현하는 것이다. 계간지의 특성상 구성이 다양하고 다루는 대상이 포괄적이기 때문에 어렵기만 하다.

그 동안 『마르크스21』이 일곱 차례에 걸쳐 발간했지만 구성이 산만해서 책 소개가 쉽지는 않았다. 아마 그것은 하고픈 말이 많아서 욕심을 부린 탓일 게다. 하지만 이번에 발간된 8호(겨울호)는 구성이 특집과 논쟁으로 바뀌어서 일견 단순하면서도 명료해 보인다. 그래도 어딘가 허전하다. 그것은 특집이 구체적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특집을 한 가지 쟁점으로 정리해서 구성하기를 권장하는 바이다.

이번 호는 <특집>으로 네 가지 이슈인 북한 3대 세습, 금융과 경제 위기, 교육운동, 유럽 재정 위기를 다루고 있다. 먼저, 김하영은「3대 세습 북한은 어디로?」에서 북한 권력 세습의 정치 경제적 배경과 전망을 다룬다. 필자는 북한의 3대 세습을 무비판적으로 “인정, 존중”하는 자민통 계열의 태도를 비판하며, 북한 정치체제의 비민주성을 강조하고 있다. 이를 통해 북한의 공식 이데올로기와 현실 사이의 간극을 보여 줌으로써 이데올로기로 북한 사회의 현실을 판단하는 방식의 문제점을 드러낸다. 또한 북한의 권력 세습을 예외주의적으로 해석할 수 없다며 주체사상과 수령-후계체제가 수립된 배경을 다루고 있다. 그러면서 3대 세습 과정이 심각한 정치적 불안을 자아낼 수 있다고 전망한다.

강동훈은 「금융세계화론 비판」을 통해 윤소영 교수의 금융세계화론을 비판하고 있다. 윤소영 교수가 자신의 금융세계화 반대가 자본주의 반대를 함축한다고 주장하지만, 실제로는 거의 전적으로 금융만을 문제시하므로 정치적 실천면에서 케인스주의와 흡사한 개혁주의 대안으로 귀결되기 쉽다는 것이다. 필자는 또한 금융세계화론자들이 강조하는 장기 순환론을 비판하는데, 즉 “구조적 위기”의 원인은 이윤율 변동으로 보지만, “순환적 위기”를 분석할 때는 이윤율 변동을 부차적으로 본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진희는 「진보 교육감 탄생과 교육운동의 쟁점」에서 우파들의 진보 교육감 흔들기에 맞서 진보 교육감을 무조건 방어해야 하지만 무비판적이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고 있다. 진보 교육감이 더 나은 교육을 바라는 대중의 염원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할 때 비판을 삼가서는 안 되며, 공약을 지키도록 촉구하고, 진보 교육감 당선이 열어놓은 기회를 활용해 대중투쟁과 조직을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마지막 특집 글은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긴축의 정치학」이다. 그는 최근 유럽에서의 대규모 투쟁들이 긴축 조처와 관계 있는데, 이런 긴축 반대 투쟁에 걸린 이데올로기적 판돈이 매우 크다고 지적한다. 재정 건전화 드라이브가 신자유주의 재확립-강화 노력이라면, 긴축에 저항하는 논리는 대안적 경제 정책의 공식화를 요구한다는 것이다. 경제 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반자본주의 좌파는 반대하는 것뿐 아니라 원하는 것도 함께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번 호는 논쟁으로 <논쟁: 어떤 전략과 전술인가?>를 주제로 다루면서 다섯 편의 글을 실었다. 먼저 최일붕은 「전략과 전술의 기초」에서 전략과 전술의 의미를 설명하면서 사회주의자들이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있다.

김인식은 「진보대통합 논의에 부쳐」를 통해 진보대통합 방식으로 제시되고 있는 방안들인 빅텐트, 소텐트, 선진보대통합 후민주대연합 등을 비판하고 있다. 그는 진보대통합이 상층 정치협상이라면, 새 상설연대체는 역시 스탈린주의에서 말하는 ‘하층 통일전선’으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영준은 「새 상설연대체 - 한국진보연대의 재판再版이 될 것인가?」에서 최근 진보진영에서 논의되고 있는 새 상설연대체가 실패한 한국진보연대의 오류를 재연할 우려가 있다고 비판한다.

또 인민전선 전략의 문제점을 알고, 노동자 공동전선을 제대로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두 논문을 더 실었다. 하나는 한규한의 「해방정국의 좌우합작과 민족통일전선」이고, 다른 하나는 트로츠키의 저술을 번역한 것으로 「코민테른에 제출한 트로츠키의 공동전선 테제」를 실었다.

목차

특집 지금의 이슈들

3대 세습 북한은 어디로? ― 북한 권력 세습의 정치·경제적 배경과 전망 _ 김하영
금융세계화론 비판 _ 강동훈
진보 교육감 탄생과 교육운동의 쟁점 _ 정진희
긴축의 정치학 _ 알렉스 캘리니코스

논쟁 어떤 전략과 전술인가?

전략과 전술의 기초 _ 최일붕
진보대통합 논의에 부쳐 _ 김인식
새 상설연대체 ― 한국진보연대의 재판再版이 될 것인가? _ 최영준
[역사에서 배운다] 해방정국의 좌우합작과 민족통일전선 _ 한규한
[고전에서 배운다] 트로츠키의 공동전선 테제

현대 진보사상 조류
니코스 풀란차스의 정치 이론 비판 _ 콜린 바커
태그

금융세계화 , 3대세습 , 진보대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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