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은행들의 쿠데타”

[국제통신] "은행을 위한 정부는 가라"...이탈리아, 그리스 수만명 시위

유럽 트로이카의 긴축독재 아래 며칠 사이 새정부를 얻게 된 이탈리아와 그리스 민중은 전국적으로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시위에 나선 이탈리아 민중은 몬티 새총리는 은행의 앞잡이이자 쿠데타를 주도하고 있다며 분노를 떠트렸다. 아테네에서는 4만 명이 "EU와 IMF는 나가라"고 외치며 거리를 행진했다.

이탈리아, "은행들의 정부를 거절한다"

[출처: www.telegraph.co.uk]

외신들에 따르면, 이탈리아에서는 수천 명의 대학생들과 좌파노동조합 노동자들이 17일 로마, 밀라노, 토리노, 팔레르모 그리고 바리 등에서 몬티 새정부와 긴축조치에 맞서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은행들의 정부를 거절한다"고 외쳤다

특히 로마에서 시위 학생들과 경찰과의 대치는 심각하게 벌어졌다. 학생들은 몬티 연설이 진행된 시각 상원으로 밀고 들어가려고 시도했으나 경찰들에 의해 저지됐다. 로마 시위대가 든 현수막에는 "몬티는 쿠데타를 하려고 한다. 금융계는 이탈리아의 키를 넘겨 받았고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있다. 대단히 고맙다, 대통령 씨!"라고 쓰여져 있었다.

노동조합 노동자들은 은행의 정부에 맞서 파업과 시위를 벌였다. 수많은 지역 근거리 교통이 파업으로 중단됐다. 이들은 새정부를 유럽중앙은행이 뻗은 팔로 간주했다. 급진적인 노동조합 코바스(Cobas, 기층노동자파업위원회)의 피에로 베르노치(Piero Bernocchi)는 17일 [유로뉴스]에서 "몬티의 정책은 극단적으로 자본주의적이며 가장 약한 사람들이 이 위기를 부담해야 한다는 끔찍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융중심가 밀라노에서 학생들은 새총리가 학장으로 있었던 밀라노 보코니경제대학으로 밀고 들어가려했다. 학생들은 이 대학을 새 정부의 상징으로 간주했다. 그러나 경찰은 곤봉으로 학생들을 진압했다. 학생들은 또한 이탈리아 은행연합 건물로 달걀과 위조지폐를 던졌다. 이들은 "몬티의 정부는 해답이 아니다"라고 외쳤다. 몬티정부에 참여한 교수가 재직한 다른 대학들도 시위의 초점이 되었다.

토리노에서 경찰은 노턴뱅크 지점 근처에서 시위중인 학생들을 공격했다. 학생들은 경찰을 향해 달걀을 던지며 저항했다. "몬티는 우리 모두를 거덜나게 할 것이다"고 학생들은 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탈리아 의회는 17일 몬티정부를 승인했으며 18일 그는 의회에 긴축계획을 제출할 예정이다. 독일 메르켈 총리는 몬티 총리의 의회 선서를 축하하고 동시에 "결정적이고 필수적인 개혁조치의 빠른 결정과 개혁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리스인들, "EU와 IMF는 나가라"

[출처: www.spiegel.de]

그리스에서도 새정부에 맞선 시위가 거세게 벌어졌다. 17일 시위는 새정부 구성 이후 벌어진 첫번째 대규모 시위라고 평가됐다.

아테네에서는 4만명이 "EU와 IMF는 나가라"를 외치며 도심을 가로질러 행진했다. 의회와 미대사관 앞에서 시위대와 경찰은 대치했다. 경찰은 시위대를 향해 최루가스를 살포했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화염병을 던지며 저항했다.

그리스 서부의 항구도시 파트라에서도 대치가 벌어졌다. 시위대들은 은행에 밀고들어가고자 했다. 경찰은 최루가스로 이를 저지했다. 17일 7만명의 경찰이 투입됐고 도심의 수많은 거리와 의회 앞 광장은 폐쇄됐다.

17일은 1973년 11월 17일 학생들의 시위에 대한 군사정권의 살인진압이 벌어진 날이다. 그리스 군사독재정권인 훈타 정부는 이날 아테네 산업대학의 교문을 탱크로 부수고 들어왔다. 그러나 학생과 노동자 민중의 강력한 저항으로 몇 달 후 훈타 정부는 물러나게 되었고, 그리스 민중은 11월 17일을 반독재의 날로 기억하고 있다.

한편, 그리스 정부도 18일 의회에 긴축조치안을 제출할 예정이라 새정부와 노동자 민중간의 충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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