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불승인 남발 산재 질병판정위 손본다

산재 질병판정위 개선방안 제시...“질병판정위 해체만이 해결책”

고용노동부가 ‘업무상질병 판정절차 개선방안’을 발표하고, 산재인정 과정에서의 재해조사 강화와 근로자의 입증부담 완화 등을 시사하고 나섰다.

노동부는 20일, ‘산업재해보상보험 및 예방심의위원회’에서 ‘업무상 질병 판정절차 개선방안’ 등을 확정했다. 근로자의 입증부담에 따른 산재 불승인률 상승과, 근로복지공단과 질병판정위원회의 공정성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근로복지공단의 재해조사를 강화해, 업무상 질병 판정에 근로자의 입증부담을 완화시키겠다고 밝혔다. 또한 공단이 재해조사를 할 때 수집해야 할 자료 목록을 명문화해, 자료가 누락되지 않게 한다는 방침이다.

업무상질병 판정절차도 일부 보완됐다. 이에 따라 조사과정에서 새로운 상병이 확인되면, 근로자의 신청 의사 확인을 거쳐 변경 승인을 할 수 있게 됐다. 기존에는 산재를 신청한 질병이 잘못 기재되면, 새로 확인된 상병을 재신청해야 하는 구조였다.

또한 노동부는 판정위원회의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질병별 심의 구조를 도입했다. 이는 근골격계, 뇌심혈관계, 내과질환으로 나눠 심의하고, 직업성암과 정신질환 및 기타질환은 서울판정위에서 분야별로 심의하는 방식이다. 1회당 심의건수는 가급적 15건 이내로 조정해 논의한다는 방침도 추가됐다.

그동안 공정성 논란에 휩싸였던 ‘질병판정위원회’의 전문성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판정위원회에 임상의와 산업의를 각각 2명 이상씩 참여하게 해 업무관련성 판단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판정위원 노사추천비율을 노, 사 각각 1/6에서, 1/3 추천으로 확대했다. 위원장을 민간전문가도 임명 가능토록 하는 개방형 직위제도 도입됐다. 이번 개정안은 법령 개정과 예산조치가 필요한 일부 사항 외에는 내년 초부터 곧바로 시행된다.

하지만 사실상 산재인정을 가로막고 있는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의 운영 방식과, 산재 인정기준 완화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이상,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는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판정위원회는 지난 2008년 7월, 산재보험법이 개정되면서 도입됐으며, 노동계는 판정위원회가 산재 인정을 가로막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해 왔다.

실제로 2010년 8월, 근로복지공단이 발표한 ‘2008~2010년 5월까지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 질병판정 현황 발생현황’에 따르면, 질판위의 산재 불승인율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2008년 불승인율은 55.3%였지만, 2009년에는 60.7%로 증가했으며, 2010년 5월까지의 불승인율만 64.5%에 달한다. 산재 노동자 10명 중 7명은 노동 현장에서 재해를 입어도 산재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다.

때문에 한국노총은 20일, 논평을 발표하고 “업무상질병판정제도를 개선하는 귀결점은 업무상질병 인정기준의 개선이라는 것이 거의 모든 관련 전문가들의 한 목소리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문길주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 또한 “사실상 질병판정위원회는 근로복지공단의 손아귀에서 대변해 주는 역할밖에 하지 못한다”며 “결국 근본적인 해결책은 질병판정위원회의 해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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