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시간노동 시달리던 18세 기아차 실습생, 뇌출혈 의식불명

노조, “주 68~72시간 일해”...주야 맞교대와 특근도

기아자동차 광주공장 현장 실습생인 김 모(18) 학생이 뇌출혈로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노조 및 관계자들은 뇌출혈의 원인을 무리한 노동에 따른 과로로 추정하고 있다.

전남 Y실업고 3학년인 김 모 군은 지난 17일 오후 8시 경, 두통을 호소하며 병원에 가는 도중 기숙사 앞에서 의식을 잃었다. 그는 당일 오후 5시 30분, 주간 근무를 끝내고 토요일 특근에 들어간 상황이었다.

병원에 옮겨진 그는 18일 새벽 1시경, 광주기독병원에서 뇌출혈(지주막하) 수술을 했지만, 아직 의식불명 상태다.

노조는 김 군이 주야 2교대와 장시간 노동을 해 온 것이 뇌출혈로 이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기아자동차 공장은 24시간 주야 2교대로 근무를 하는 구조이며, 김 군 역시 주야간 맞교대와 잔업, 특근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노조 측은 김 군이 주당 68~72시간의 장시간 노동을 해 왔다고 설명했다.

[출처: 금속노조]

문제는 현장 실습생들의 열악한 노동조건을 제지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전무하다는 것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15세 이상, 18세 미만인 자의 근로시간은 1주일에 46시간을 초과할 수 없으며, 당사자간의 합의에 의하여 1주 6시간을 한도로 연기할 수 있다고 명시 돼 있다.

하지만 현장 실습생은 ‘노동자’로 인정되지 않아, 근로기준법이 적용되지 않고 있다. 문길주 금속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실습생들은 근로기준법 대상자로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노동자도, 학생도 아닌 상태로 법의 무방비상태에 놓여있다”며 “회사는 김 군이 주 58시간 노동을 했다고 거짓말을 하고 있지만, 실제로 김 군은 주당 68~70시간의 일을 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김 모 군을 포함한 현장 실습생들은 주당 50~70시간정도의 장시간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노조 측은, 이번 문제가 단지 기아자동차 뿐 아니라 모든 현장의 실습생들에게 일어나고 있는 일인 만큼 이들을 위한 법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또한 회사가 비정규직과 실습생의 채용을 확대시켜, 노동강도 강화로 물량 확대를 꾀하고 있는 것 역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또한 문 국장은 “18세 고등학생이 장시간 근로로 인한 뇌출혈로 의식불명이 되는 것이 지금 우리나라의 현실”이라며 “실습생은 단지 현장을 실습하기 위한 ‘학생’인데, 주야 맞교대와 특근까지 야간노동과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게 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한편 전교조 전남지부와 광주지부는 21일, 성명서를 발표하고 “산업현장의 불법적인 무리한 노동과 인권침해는 현장 실습생과 취업 학생들에게 현장 혐오감과 현장 이탈을 야기하여, 산업현장의 인력 부족이라는 악순환을 반복시키고 있다”며 “교과부와 전남교육청은 전국의 모든 현장 실습과 취업 학생의 노동실태를 조사하고 개선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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