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평화활동가, 해군기지 공사장 케이슨 위 고공시위

세계자연보전총회 개최 앞서 “해군기지 건설 중단” 촉구

제주에서 세계자연보전총회(WCC)가 개최되는 6일 새벽 3시경부터 제주해군기지를 반대하는 강정 평화활동가 5명이 화순항 케이슨 제작장의 케이슨 위에 올라 평화시위를 벌였다.

평화지킴이들은 ‘NO NAVAL BASE IN JEJU’, ‘강정에 평화 구럼비야 사랑해’, ‘자연과 평화 파괴하는 제주해군기지 건설 중단하라’ 등의 글귀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30미터 높이의 케이슨 위에서 펼쳤다.

[출처: 참소리]


[출처: 참소리]

오전 7시 30분경 현장에 출동한 직원들에 의해 현수막은 모두 뜯겼으며, 지킴이 3명은 30미터 높이 사다리를 통해 끌려 내려왔다. 남은 지킴이 2명은 1시간 이상 평화시위를 벌였고, 9시경 삼성과 대림 용역에게 끌려 내려왔다. 이 과정에서 폭행이 일어나, 아래서 지켜보던 다른 평화지킴이들에 의해 목격됐다.

현장을 목격한 평화지킴이에 따르면, “9시경 2명의 지킴이를 제압하기 위해 삼성과 대림 용역들은 크레인에 컨테이너로 보이는 구조물을 달고, 그 위에 올라 지킴이가 있는 케이슨 위에 접근했다. 이는 수사권도 없는 용역의 체포 시도이자 살인행위”라며 “지킴이들을 폭력적으로 제압했고 현재 5명 모두 화순항 케이슨 공사현장 마당에 갇혀 있다”고 전했다.

현재 이들이 갇혀 있는 현장을 강정마을회 관계자, 평화지킴이, 강정주민들이 접근하려 했으나 경찰병력에 의해 막혀 있다.

[출처: 참소리]

강정마을회는 긴급 성명을 통해 “강정 주민의 최소한의 합의도 얻지 못한 채 불법과 탈법, 공권력의 힘을 빌어서 강행되고 있는 제주해군기지 공사는 그 어떤 이유로도 용납할 수 없다”면서 “정부와 해군은 안보를 위해 평화의 섬 제주에 군사기지를 만든다고 하지만, 단언컨대 제주해군기지는 이 나라 안보를 강화하기는커녕 국민의 안전과 평화를 더욱 위협하는 거대한 불행의 근원으로 존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정마을회는 “강정 앞바다가 거센 파도 때문에 항을 건설하기에 부적합한 곳이라는 것을 자연 스스로 최근 태풍으로 입증했다”며 “제주해군기지 공사장 펜스가 뜯겨 나가고, 공사의 핵심인 방파제 공사의 골간 역할을 하는 8천800톤의 거대 구조물인 케이슨은 거센 파도에 부딪혀 깊은 바닷속으로 가라앉아 여기저기 깨어진 채 폐기물처럼 강정 앞바다에 나뒹굴고 있다”고 지적했다.

강정마을회는 이들 폐기물에 대해 해군과 그 시공사인 삼성, 대림이 “7개나 되는 거대한 폐기물을 치울 생각은 안중에도 없고, 여전히 새로운 케이슨을 만들어내기에 여념이 없다”며 평화활동가들이 화순항 케이슨 제작 현장에서 평화시위를 벌이는 이유를 간접적으로 설명했다.

[출처: 참소리]


[출처: 참소리]

한편, 강정마을회는 세계자연보전총회 개최와 관련해 “인간이 자연과 상생하는 길을 찾기 위해 전 세계 환경운동가들이 국제회의를 제주에서 한다”며 “하지만 이곳 강정에서 얼마나 커다란 자연 파괴가 자행되고 있는지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다. 지금 제주는 상식을 거부한 자들이 벌이고 있는 반환경 그리고 반생명의 현장”이라며 환경운동가와 시민의 연대를 호소했다.

이어 “온 힘을 다해 이 케이슨과도 같은 거대한 권력과 싸울 것”이라며 제주해군기지 백지화와 강정의 평화, 모두의 평화를 위해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기사제휴=참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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