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구제안 합의...키프로스 야권 반발

키프로스 제1야당 노동인민진보당...트로이카 구제안 반대, 유로존 탈퇴 입장

키프로스와 국제 채권자들이 구제안에 합의했다. 그러나 키프로스 야권이 이 합의안에 강력 반발하고 있어 사회적 논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25일 외신에 따르면 키프로스 정부와 트로이카(유럽연합, 유럽중앙은행, IMF)가 키프로스 금융위기에 대한 구조조치안에 가까스로 합의했다. 이를 통해 키프로스는 100억 유로의 구제기금을 받게 됐지만 강력한 선행조치를 집행해야 한다.

  키프로스 은행 직원들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출처: http://www.spiegel.de/ 화면 캡처]

이들 구제안은 부실은행 구조조정과 은행 예금에 대한 헤어컷(손실)로 구성된다.

당초 트로이카가 키프로스에 제안한 예금 과세 대신 이들은 10만 유로 이하의 예금은 보장하되 이 이상의 예금에 대한 40%의 헤어컷을 적용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키프로스 제2 은행인 라이키은행은 우량 부문과 부실 부문으로 분리된다.

또한 제1 은행인 키프로스은행은 10만 유로 이하의 라이키은행 예금주를 받아들여야 하며 90억 유로 상당의 라이키은행의 부채를 떠안게 된다.

키프로스 노동인민진보당, 트로이카 구제안에 반대

그러나 키프로스 야권은 정부와 유로존의 합의안에 반발하고 있어 긴축조치 이행에 따른 사회적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야권 다수를 차지하는 공산주의 노동인민진보당은 헤어컷을 포함해 트로이카의 “구제안” 반대와 유로존 탈퇴를 주장해 왔다. 노동인민진보당은 전체 56개 의석 중 19석을 차지한다.

25일 키프로스 대통령궁과 유럽연합 사무소 앞에서 노동인민진보당은 “범죄적인” 구제조치에 대한 국제적 압력을 거부하라며 시위를 벌였다.

약 5백 명의 키프로스 노동인민진보당 당원들은 “키프로스 민중이여 당신의 권리를 위해 일어서자”, “트로이카는 유로화를 인쇄하고 국가들을 팔고 있다”, “이는 경제 부문에서 벌어지고 있는 3차 대전이다. 우리는 모든 힘으로 이에 맞설 것이다”라고 외치며 시위를 진행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사람은 “유럽의 입장은 받아들여질 수 없으며 범죄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은행예금자에 대한 “헤어컷”을 포함하여 이 조건을 받아들이지 않도록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이는 “그들은 거대 자본을 구하기 위해 민중들을 빈곤 속으로 몰아가고 있다”며 “지금 당장 우리는 우리 경제를 완전하게 구해야 한다. 부채 지불을 거절하고 은행을 국유화하라”고 외쳤다.

시위에 나선 또 한 사람은 “정부는 트로이카에 속한다. 우리는 결코 키프로스를 트로이카에 인질로 팔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유로존 탈퇴와 키프로스 통화체제로의 복귀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키프로스 위기와 구제안, 사전 계획됐다”

노동인민진보당 지지자 외에도 주로 은행 직원으로 구성된 다른 2백여 명의 시위대가 일자리와 연금을 문제로 대통령궁에서 시위했다. 이들은 “우리는 21세기의 노예가 되지 않을 것이다”라는 플래카드를 들었다.

시위에 참여한 한 여성은 “정부는 단지 트로이카와 메르켈만을 추종하고 있기 때문에 모든 것이 사전에 계획돼 있다고 볼 수 있다. 모든 것이 팔릴 것이며 기만되고 있다”고 분노해 소리쳤다.

키프로스에는 약 87만 명의 인구가 살며 2011년 180억 유로의 국민총생산을 기록했다. 유럽부채위기와 특히 그리스 경제위기로 인해 문제가 지속적으로 심화됐다. 키프로스 은행은 그리스 국채 다수를 비축했었지만 트로이카에 의해 관철된 부채삭감으로 키프로스는 파산 위기에 빠졌다. 실업률은 2011년 7.9%에서 올해 13% 이상으로 치솟았다. 금융부문 안정화를 위해 키프로스 정부는 2012년 여름 170억 유로 규모의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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