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유럽의 꿈”...EU 신뢰도 사상 최악

정책 이견, 불어난 부채...경제위기에서 정치적 위기로

EU에 대한 신뢰도가 역사상 최악으로 곤두박질쳐 반 토막이 났다. 유럽 언론은 부채와 경제 위기 아래 EU의 민주적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24일 <가디언>은 유럽연합 신뢰도에 대한 설문 결과를 보도하고 긴축과 구제금융 그리고 유럽 테크노크라트에 대한 굴종으로 유럽 민주주의가 위기에 빠졌다고 전했다.

[출처: http://www.guardian.co.uk/ 화면 캡처]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6개국 대상 설문조사에서 EU에 대한 신뢰도는 평균 반 토막이 났고 스페인 응답자들의 불만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스페인에서는 약 4분의 3의 응답자가 EU를 외면했다. 20%만이 신뢰하는 경향이다. 5년 전 같은 설문에서는 65%가 신뢰한다고 대답했다. 스페인은 은행과 부동산 시장 몰락 후 구제 금융을 받았지만 일자리, 임금과 연금이 줄고 실업률이 급등했다.

폴란드, 이탈리아에서 EU에 대한 불신임 수치는 약 2배로 치솟았으며 스페인에서는 3배에 달했다. 프랑스에서는 41%에서 56%, 독일은 36%에서 59%, 영국은 49%에서 69%로 높아졌다.

유럽 씽크탱크 대외관계유럽위원회(ECFR)의 호세 이그나시오 톨레블란카 ECFR 대표는 결과를 놓고“시민들은 경제 위기 상황에서 이제 그들 국가의 민주주의가 전복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정치적 민주적 정당성에 대한 매우 거대한 위기를 말하며 북부 또는 남부의 정치인 모두에게 악몽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신뢰의 추락은 대중 추수주의적 반대세력의 부상으로 이어지며 유럽의 정치적 위기를 확대한다는 지적이다. <가디언>은 “금융·통화와 부채 위기 후, 가혹한 삭감 정책, 가난한 나라에 대한 부자 나라의 구제 금융 그리고 국제 테크노크라트에 대한 굴종 아래 대중 추수주의적 EU 반대 세력과 유럽 정치인들의 두려움이 함께 성장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리스 극우 황금새벽당, 프랑스 극우 국민전선 그리고 정치 부패 척결과 유로존 탈퇴를 내걸고 지난 이탈리아 총선을 휩쓴 “오성운동당” 뿐 아니라 최근 독일에서도 유로존 탈퇴를 내건 “독일을 위한 대안(AfD)”이 결성돼 주목된 바 있다.

신뢰가 바닥에 떨어진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밀어부쳤던 대량 삭감 정책마저 실패하며 유럽 정치인들을 더욱 궁지로 몰고 있다.

22일 <슈피겔>에 따르면 EU 가입국 부채는 지난해 다시 5760억 유로 증가했다. 유로존 가입국 부채만 3750억 유로 늘었다. 각국 부채 증가율은 그리스에서 10%, 아일랜드 7.6%, 포르투갈 6.4%, 키프로스 6.3%를 보였다.

ECFR 조사 보고서는 2012년을 기준으로 유럽연합의 3분의 2의 인구에 속하는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과 폴란드 6개국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태그

유럽경제위기 , 유럽연합의 위기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은희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