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구제기금 4분의 3, 은행과 채권단에 지급

그리스 구제기금 내역에 관한 ATTAC 연구보고서 발표

그리스에 지원된 구제기금 중 4분의 3 이상이 국가예산 대신 은행과 채권자에게 흘러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ATTAC(금융거래과세연합) 오스트리아 연구그룹은 그리스 구제기금 사용 내역에 대한 연구 보고서를 발표, 그리스가 현재까지 받은 2070억 유로의 구제기금 중 약 1600억 유로가 은행과 채권단에 지급됐다고 밝혔다.

  지난 해 11월 초 트로이카(EU, ECB, IMF)가 요구한 긴축안 의회 표결을 앞두고 단행된 48시간 총파업 [출처: http://www.nzz.ch 화면 캡처]

이를 보도한 <융에벨트>에 따르면, 구제기금 중 582억 유로는 은행 파산을 막는다는 이유로 그리스 금융기관 자본 확충에 쓰였다. 구제기금의 약 절반에 해당하는 1,013억 유로는 그리스 국채를 산 채권자들이 받아갔다. 이외 350억 유로는 2012년 채무탕감에 참여한 국제 은행, 보험사, 투자기금의 손실을 갚는데 지급됐다. 약 113억 유로는 오래된 국채 환매에 쓰였다.

구제기금의 약 5분의 1만 그리스 국가예산으로 쓰였지만, 이마저도 이자 지급과 군 예산으로 지출됐다. 2010년 2/4분기부터 2012년 4/4분기까지 부채 이자를 지급하는 데 약 350억 유로를 썼다. 2010년에서 2011년 사이 군예산으로 102억 유로가 할당됐다.

네덜란드 소재 군사주의, 분쟁, 빈곤 반대 국제 네트워크인 트렌스 내셔널 인스티튜트(Trans National Institute) 관계자에 따르면, 그리스는 독일과 프랑스 정부로부터 군예산을 삭감하지 말라는 압력을 받은 바 있다. 지난 40년 간 그리스 국민총생산 대비 군예산 비율은 유럽 평균의 2배에 달한다.

국가예산으로 할당된 5분의 1도 부채 이자와 군비로 쓰여

한편, ATTAC 오스트리아 연구그룹은 유럽 위기국 지원을 위해 설립된 유럽재정안정기금(EFSF)도 거액을 자체 연봉으로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채용된 12명의 2011년 연봉 총액은 전체 31억 유로로, 1인 당 평균 258,000 유로(약 4억 원)에 달했다. 그리스 최저임금은 월간 580 유로(87만 원, 과세 제외)다. EFSF는 그리스 등 재정 위기에 처한 회원국을 지원한다는 목표로 각국으로부터 지원금을 모으고 있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ATTAC 오스트리아의 리자 미텐트라인은 “연구 결과는 2008년 후 위기정책의 주요 목표가 금융권과 부자들의 재산을 보호하는 데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럽집행위원회는 수백 쪽 분량의 보고서를 발행하지만, 어디에도 돈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사용됐는지 표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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