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방송 폐쇄 문제로 그리스 연정 붕괴 위기

연정파트너 민주좌파당, 국영방송 폐쇄 철회 없으면 연정 탈퇴

최근 국영방송 폐쇄 문제로 그리스 연립정부가 출범 1년 만에 최대 위기에 빠졌다. 연정 지속 여부는 21일 저녁 회의에서 최종 결정될 예정이다.

21일 외신에 따르면, 그리스 연립정부는 긴급 회의를 4일간 3번 개최했으나 국영방송 ERT 폐쇄 이후 방침에 관한 합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연정을 구성하는 3개 정당 중 집권 신민당과 그리스사회주의운동당(PASOK)은 입장이 같지만, 민주좌파당은 다르다.

[출처: http://www.spiegel.de/ 화면 캡처]

안토니스 사마라스 총리는 한 방송 인터뷰에서 정부가 지속될 것을 믿는다고 밝혔다. “연정이 계속되길 바라고, 이를 진척시키겠다. 정부는 4년간 임기를 채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좌파당에 최소한의 지지를 유지해 달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좌파당은 이에 회의적이다. 민주좌파당 쿠벨리스 당수는 “우리는 공동의 기반을 찾지 못했다”고 20일 밝혔다. 이들은 비민주적인 조치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태도다.

PASOK의 한 의원은 긴급회의 후 방송에서 “사마라스와의 연정을 지속하겠다. 국민은 선거를 원치 않는다”며 민주좌파당의 입장을 비판했다.

그리스 연정 위기는 지난 11일 사마라스 총리가 트로이카(EU, ECB, IMF)가 요구한 긴축 조치의 일환으로 ERT 폐쇄를 단독 결정하며 초래됐다. 이후 노동계의 총파업을 비롯해 반대 여론이 거세게 일었고, 민주좌파당도 반대 의사를 밝혔다.

사마라스 총리는 양보안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신민주당과 PASOK은 20일 새 방송사가 설립될 때까지 해고된 ERT 직원 2600명 중 2000명에 대한 제한적 일자리 제공 방침을 제안했지만, 방송사 노동자들은 이를 거부했다.

민주좌파당은 직원들이 계속 일해야 한다는 방침을 굽히지 않다. 민주좌파당은 사마라스가 이를 거부하면 연정에서 탈퇴한다는 입장이다.

사마라스의 신민당은 전체 300석 중 125석을 차지한다. PASOK은 28석, 민주좌파당은 14석이다. 이 때문에 민주좌파당이 연정에서 탈퇴하더라도 신민당과 PASOK은 계속 집권할 순 있지만, 불안한 상황을 맞게 된다.

한편, 그리스 연립정부는 계속 트로이카의 압력을 받고 있다. 트로이카는 7월초 그리스 긴축 이행 과정을 심사할 예정이며, 결과에 따라 차기 구제기금 지원을 늦출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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