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사회운동, 긴축 반대 민중의회 출범

참가자 4천명, 보수정부에 맞선 공동 투쟁 계획...정치세력화 필요성도 제기

긴축을 강제해온 영국 보수당 정부, 이들과 영합한 노동당에 대해 개별적인 반대 투쟁을 벌여온 영국 주요 사회 운동 세력이 긴축 반대와 민중 생존권 보장을 위해 민중의회(People's Assembly)를 출범시켜 관심을 끌고 있다.

유나이트(Unit) 등 노동조합과 정치, 사회운동은 22일 런던에서 4천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민중의회를 출범하고 긴축 반대 투쟁에 전체 사회운동이 협력하기로 결정했다.

[출처: @spitfirepilot1]

영국 민중의회는 지난 2월 28일, 토니 벤 저항연합 의장, 렌 맥클러스키 유나이트 사무총장, 영화감독 켄 로치, 작가 오웬 존스 등 영국 노동조합, 좌파 지식인, 예술가 등이 공동으로 <가디언>을 통해 제안하며 본격 시작됐다.

영국 민중의회는 “보수당 정부의 공격 아래 임금, 일자리, 생활 조건과 복지를 강탈하는 보수당 정부에 맞서 사회적 정의를 위한 공동의 투쟁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들은 지역 민중의회를 조직하는 한편, 전면적인 긴축 반대 운동을 위해 파업, 시위를 포함해 운동사회의 협력을 조직하고 전국적, 집단적 행동을 강화할 방침이며, 유럽 사회운동과의 연대도 계획하고 있다.

23일 "소셜리스트레지스턴스(socialistresistance.org)"는 이날 민중의회에 대해 “대단히 성공적”이었다며 “노동조합과 지역 사회단체 대표, 삭감, 빈곤과 사회적 곤궁에 대안을 추구하는 사회운동 전 부문의 활동가들이 참여했다”고 전했다.

<소셜리스트레지스턴스>는 또 “참가자들은 참가 규모 뿐 아니라 토론 쟁점, 향후 활동에 대해 열변을 토했고 특히 켄 로치와 마크 서웟카 영국 공공/상업서비스 노동조합(PCS) 사무총장이 제기한 정치적 대표에 대한 질문도 주목받았다”고 밝혔다.

민중의회는 22일 긴축 반대 운동을 위한 전략을 포함해 주택, 노동운동, 지역, 기후 변화, 이주, 민주주의, 공교육, 긴축의 경제학 등에 대한 다양한 문제와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오웬 존스는 개막 무대에서 긴축에 대해 “은행가를 위해 사회의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분노를 전가한다”며 비판하고, 주택과 기반시설 건설, 모든 노동자에 대한 생활 임금 지불, 은행에 대한 민주적이며 공공적 통제와 부유한 조세도피자 해결 등 대안 정책을 제의했다. 그는 특히 정치인 로비 활동이 아닌 차티스트(노동자 중심의 선거법개정 운동), 참정권과 인두세 반대 운동과 같은 영국 노동계급 전통에 따른 사례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프란세스 오그래디 영국노총(TUC) 사무총장은 “귀족클럽인 버링톤 클럽의 보수당 백만장자들은 계급전쟁을 벌이고 있다”며 “대처에 맞서 싸운 탄광노조위원장이던 아서 스카길을 환기시키고 이들처럼 우리도 민중을 위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긴축에 대항해 싸우는 운동을 이끄는 것이 자랑스럽다며 파업을 지지하는 모든 노동자 단체에 지지를 약속했다.

정치인 로비가 아닌 스스로의 정치를

저술가 마크 스틸은 정치 조직에 대한 질문을 제기하고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좌파의 습관을 경계하고 협동해 나선다면 훨씬 강력한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영화감독 켄 로치도 “현재 3개 조직이 긴축에 반대해 비슷한 활동에 전념하고 있지만 민중을 정치적으로 대표하는 조직은 없다”며 최근 결성된 레프트 유니티 등 정치적 대안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마크 서웟카 PCS 사무총장 또한 정치적 대표의 부재를 강조하고 유럽에서 새로운 정치 운동의 출현을 상기시키며 새로운 정치 운동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한편, 캐롤라인 루카스 녹색당 의원은 BBC에 23일 이 회의는 “경제적으로 문맹인” 정부 정책에 맞서 민중을 활성화하려고 계획됐다고 말했다. 그는 “각 지역과 도시에서 민중의회를 건설하려는 운동이 벌어지고 있으며 현재는 시작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민중의회는 오는 9월 29일 보수당(토리당) 대회 반대 시위, 11월 5일 시민불복종의 날 등 일련의 공동 투쟁을 계획하고 있으며 내년 초 2차 대회까지 구체적인 투쟁 방향과 과제를 확정할 예정이다.
태그

켄 로치 , 민중의회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정은희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논설
사진
영상
카툰
판화
기획연재 전체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