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혁명은 이제 3년이 지났을 뿐”

실업과 인플레이션에 불만 높아

“변화한 게 없어요. 우리는 완전히 진흙탕 속에 빠져 있어요.” 공산주의자로 자칭하는 28세의 청년실업자이자 종교교사인 바드르 사씨가 말했다. 그는 “일자리는 줄고 부패는 늘었다”고 튀니지의 현 상황을 표현했다.

25년 독재자 벤 알리가 튀니지를 압도한 민중 봉기를 피해 달아난 지 3년이 된 14일, 튀니지 혁명 기념 3주년인 이날, 수도 튀니스에서는 3개의 집회가 동시에 열렸다.

[출처: www.taz.de 화면캡처]

현지를 취재한 14일 <타즈> 보도에 따르면, 하나는 2011년 혁명 후 집권했던 튀니지 무슬림형제단의 ‘엔나흐다’를 지지하는 이슬람주의자 집회다. 이슬람 근본주의자들도 이들 한쪽에 모여 함께 했다. 다른 한쪽에서는 노동조합과 좌파들이 집회를 열고 세속주의 공화국 구성을 요구한 한편, 이슬람주의자에 대해 야권 지도부 2명 암살과 튀니지를 분열로 몰아간 책임을 인정하라고 촉구했다.

3번째 집회는 “혁명의 순교자”의 가족들이 모였다. “내 형은 벤 알리가 달아나기 2일 전 경찰 총에 맞았어요. 하지만 현재까지 어떤 재판도 진행되지 않았죠”라고 농촌지역인 남부 가프사에서 온 파티아 아르파오위는 말했다.

모두 317명을 잃은 112개의 가정이 집회를 함께 했다. 희생자들의 변호사는 “5개의 재판만이 진행됐을 뿐입니다”라고 밝혔다. 약 1,450여만 원 상당의 보상금도 피해자 가정에 지급되지 않았다. “법원은 재판 내내 소극적으로 대응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군사법원은 조사를 진행하고 있지만 서두르지 않는다. 변호사는 “우리의 권리가 인정되지 않으면 우리는 국제 재판을 찾을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따로 떨어진 3개의 집회만큼 분열도 깊다.

분열을 고착시킨 건 집권당이었던 엔나흐다당이라는 지적이다. “그들은 튀니지의 분열을 고착시켰다”고 머리를 흔들며 경계선 옆에서 한 남성이 말했다. 튀니지 경찰은 방패, 곤봉, 헬멧, 최루탄과 총으로 중무장을 하고 세속주의자와 이슬람주의자를 떨어지도록 경계했다.

실업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만 높아...혁명은 이제 3년

혁명 기념일이지만 튀니스 도처에는 쓰레기가 넘쳐났다.

거리 청소노동자들은 임금인상을 위한 파업을 시작했으며 튀니지 전역에서는 최근 정부가 밝힌 농업과 택시업자에 대한 자동차세 인상 조치 때문에 부분적으로 폭력을 동반한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 조치는 취소됐지만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한 도시에서는 사망자가 나왔다.

무엇보다 실업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만이 높다.

세속주의자들의 집회에 참석한 28세의 알리 하키브는 “여기에 우리 미래는 없어요”라며 실업률과 물가인상에 대한 불만을 토로한다. 혁명 전 실업률은 14%였지만 현재는 17%에 이른다. 3년 전 모하메드 부아지지가 실업을 해결하라며 분신한 시디 부 지드와 같은 외곽 도시의 실업률은 2배가 넘는다.

그러나 다시 거리에 선 사람들은 혁명은 이제 3년이 지났을 뿐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잊혀지는 것에 반대한다. 혁명은 이제 3년이 지났을 뿐이다”라고 외치며 집회를 진행했다.

튀니지에서는 지난 9일 알리 라라예드 총리가 야권과의 합의 아래 과도정부 구성을 위한 사임 수순을 밟았다. 과도정부는 올해까지 새 총선 일정을 관장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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