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은 15일 오전 7시 조인식에 앞서 진행된 노사정 대표자회의에 들어설 때부터 입술을 꽉 깨물고 있었다.
김 위원장은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이 대표자회의를 진행할 때조차 옅은 미소도 보이지 않았다. 사용자 측과 정부 측도 회의 때는 무미건조한 표정을 유지하다가 노사정 합의문을 의결한 후부터 미소를 띠기 시작했다.
합의문 조인식에 들어가자 박병원 경총 회장은 김동만 위원장에게 중앙에 앉아 사인하라며 소매를 끌었다.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도 김 위원장에게 자리를 권했다.
김 위원장은 중앙 위치를 사양하고 맨 가장 자리에 그대로 앉아 서명했다.
경총회장은 사인을 하는 김 위원장의 펜끝을 끝까지 바라봤다.
맨 마지막에 사인을 할 차례가 된 김대환 노사정위원장(맨 오른쪽)이 “내가 사인을 안하면 어떻게 될까요?”라고 말하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운데)와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맨 왼쪽)이 웃음을 터트렸다.
기념사진을 찍을 땐 김 위원장 자리가 중앙이 됐다. 다른 대표자들이 김 위원장 주변에 서며 자리 정리를 해 버렸기 때문이다.
자리 정리를 하는 중에도 사측 정부측 대표들은 웃음꽃이 피었지만, 노측 대표의 얼굴은 굳어 있었다.
기념사진은 노사정위 직원의 주문에 따라 여러 포즈로 찍었다.
전체 노사정 대표자들이 합의문을 들고 정자세.
노사 대표자가 합의문을 들고 다른 대표자들이 박수치는 자세.
양손을 X자로 해서 옆사람 손을 잡는 자세.
마지막 포즈로 양손을 X자로 해서 잡으라는 주문이 나오자 김 위원장은 약간 귀찮아하는 표정을 지었다.
이어 활짝 웃어 달라는 주문이 나오자 김 위원장은 한 번 옅은 웃음을 띠었다.
하지만 바로 표정은 굳어졌다.
노사정위 직원의 포즈 주문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노사정위 주요 대표자 4인만 따로 또 찍었다.
포즈 주문은 정자세와 X자 자세, 그리고 다시 활짝 웃어달라는 주문.
이기권 노동부 장관과 박병원 회장은 미소를 보여줬고, 김 위원장은 무표정이었다.
기념사진 촬영이 끝나고 이기권 장관이 김동만 위원장과 악수하며 무슨 말을 건넸지만, 김 위원장의 표정은 밝아지지 않았다.
조인식이 진행되는 시간 정부청사 건물 밖에서는 민주노총 주요 임원과 산별대표자, 지역본부장들이 삭발식을 했다. 경찰에 수배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도 노사정 야합을 규탄하며 오전 10시 민주노총 기자회견장에서 삭발을 했다. 김동만 위원장의 굳은 표정과 달리 민주노총 임원들은 한국노총의 야합을 비난하며 얼굴에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