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속으로

음료 영업직, 팔 수록 빚더미?!

피플파워  / 2007년05월01일 11시59분


하주영/ 날씨가 점점 무더워지고 있는데요. 올 여름은 예년보다 10일이나 빨리 여름이 온다고 합니다. 이럴 때 시원한 음료수를 찾게 되는데요. 가게나 대형할인점 마다 가격이 천차만별인데 거기에는 이유가 있다고 합니다. 주요한 이유 중에 하나가 음료회사에서 과도한 목표액을 내려서 영업 노동자들이 덤핑, 가짜 판매로 도,소매상에 납품하기 때문인데요. 이것은 고스란히 미납금 이란 이름의 빚이 되어 영업노동자들을 옭아맨다고 합니다. 회사에서는 도리어 이 미납금에 대해 업무상 배임, 횡령의 이유를 들어 영업 노동자들을 형사고발까지 하고 있습니다.


하주영/ 오늘 피플파워 <현장 속으로>에서는 음료회사 영업노동자들에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먼저 노동자들의 얘기 함께 들어보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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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1 : 해고 영업 노동자 인터뷰와 일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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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해고에 보증인 재산 가압류까지 겪으셔서 마음의 고통이 크실 것 같습니다. 오늘은 서비스유통노동조합 식음료유통본부 사무국장으로 계신 오철민 분 모시고 얘기 나누겠습니다.


하주영/ 사무국장님께서도 음료 영업 일을 하신 것으로 아는데요. 음료 회사의 영업, 어떤 식으로 진행되나요?


오철민/ 영업사원들에게 도저히 달성할 수없는 목표를 책정해주고,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는 가판을 잡고 가판 잡은 제품을 덤핑판매를 지시하고 회사 장부나 전산에는 회사지시가격대로 관할 구역 내 거래처에 정상판매한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수정해서 입력시킨 후 세금 계산서를 허위로 수정해서 발행하고 미수차액에 대해서는 영업사원들에게 공금횡령 했다고 변제각서 및 자인서를 자성하게 하고 있습니다.


하주영/ 회사에서 목표액을 준다고 하셨는데, 월 목표액은 어느 정도인가요?


오철민/ 롯데칠성이나 해태 음료의 경우 프리셀러 영업사원 1인당 월 평균 1억 원에서 2억 원 정도의 부과합니다.


하주영/ 목표액이 굉장히 높아 보이는데요. 실제로 이 목표액을 달성할 수 있는 건가요?


오철민/ 실제로 관할 구역 내에서 회사지시가격대로 판매할 수 있는 양은 40~50% 정도 밖에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가짜판매나 덤핑 판매를 하게 됩니다.


하주영/가짜 판매, 덤핑 판매라는 말이 생소한데요. 설명 부탁드립니다.


오철민/ 가판이란 실제로는 판매되지 않았는데 장부나 전산상으로는 판매된 것처럼 장부나 전산에 올려놓는 방법을 말하며, 장부나 전산에는 회사지시 가격으로 입력시키게 됩니다. 덤핑 판매란 실제 시장에서 수요나 공급의 법칙에 의해서 형성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것을 말하는데 회사지시가격보다는 약 20% ~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것을 말합니다. 현행 유통구조 안에서는 가판 물량을 시장유통가격대로 판매할 수밖에 없는데 미수차액 중 실제 시장유통가격과 회사 지시가격고의 차액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회사에서는 지점장을 통해서 가판 및 덤핑판매를 지시 또는 묵인해 놓고는 미수차액을 전액 영업사원에게 부담시키고 있는 것입니다.


하주영/ 회사에서 가판 및 덤핑 판매를 지시하거나 묵인했다는 말씀이셨는데요. 회사에서도 분명히 목표액을 달성하기 힘들다는 것을 알텐데요. 목표액이 계속 이렇게 높은 건가요?


오철민/ 영업사원에게 책정 목표액은 실제로 관할구역 내에서 회사지시가격으로는 40~50%도 팔기 힘들 정도로 높습니다. 예를 들어 한 달 판매 목표가 1억 원인 영업사원의 경우 50% 정도의 물량을 지점장의 지시에 따라 가판을 잡아서 목표를 달성했다면 5.000 만원에 대한 시장유통가격과 회사지시가격 차이가 20%가 난다고하더라도 하달 1.000만원의 빚이 생기게 됩니다.



하주영/ 목표액이 계속 높은 상태에서 이런 관행이 지속된다면, 오래 일할수록 빚이 쌓일 수밖에 없는 것이군요. 나중에는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될 것 같은데요. 그럴 때 회사에서 어떤 조치를 해주는 것이 있나요?


오철민/ 변재 각서나 자인서는 영업사원에게 책임을 묻기 위해서 받아두는 것이 아니라 형식적으로 써두는 것이므로, 판매대금을 수금한 후 개인적으로 유용했다는 내용으로 공금횡령 했다고 자인서나 변재 각서를 작성하라고 합니다. 변재각서나 자인서를 쓴 후에는 미수차액을 변제하라고 하면서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라고 종용하거나 금융기관에 대출을 알선해주거나 심지어 회사 신용협동조합에서 대출을 받도록 해줍니다. 만일 영업사원들이 미수차액을 입금시키지 않으면 자인서나 변제각서를 근거로 업무상 횡령으로 고소하거나 보증인에게 가압류하거나 민사소송을 제기합니다. 심지어 영업사원을 배송사원으로 감등시킨 후 월급이 150만 원정도 나오면 월급 나오는 날 120만원을 다시 회사에 입금시키라고 하면서 받아가는 경우도 실제로 있습니다.


하주영/ 자신들의 편의를 위해서 작성하라고 하곤 이것을 가지고 도리어 노동자들의 발목을 잡는 것이네요. 신원 보증인 재산 가압류는 고리 대금업자들에게나 볼 수 있는 태도 같은데요. 이런 영업구조가 한 회사만의 문제인가요? 아니면 업계 전체의 문제인가요?


오철민/ 목표 금액에 있어서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음료회사의 문제입니다. 웰빙 바람 등으로 탄산음료나 이온음료 소비는 줄어드는 데 회사에서는 전년대비 무조건 목표율 15% 정도 상향조정하여 공급을 늘리기 때문에 결국 시장가격이 낮아지는데도 가격을 매년 높게 책정하기 때문에 영업사원들은 목표와 실제 판매 실적과의 차이에 대한 가판 물량이 늘어나고 가격차이도 점점 커지며 빚이 늘어나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입니다.


하주영/ 업계들의 과다 경쟁으로 인한 출혈 판매의 손실을 노동자들에게 부담지우고 있는 현실인데요. 얼마 전에 롯데, 동아, 해태 음료회사 영업 노동조합 분들이 지난 11일 소공동 롯데 백화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십수년동안 참아왔던 노동자들의 이야기. 함께 들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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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2 : 11일 롯데 백화점 앞 기자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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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무슨 이유로 항의 서한 받는 것조차 거부하는지 알 수 가 없는데요. 기자회견의 내용들도 대부분 부당영업행위 강요를 그만두라는 내용이었는데요. 처음부터 회사에서 이런 영업 행위를 강요할 것이란 걸 알았다면 입사하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오철민/처음 입사할 때부터 판매를 시키는 것이 아니라 배송업무, 즉 물건을 배달하고 수금하는 업무만 시키기 때문에 유통구조를 정확히는 모릅니다. 배송사원들 중에도 이러한 유통구조의 모순점 때문에 빚이 생긴다는 사실을 알고 영업사원으로 진급 시켜준다고 하면 회사를 그만두는 경우도 있지만 일단 영업사원이 된 직원들은 한두달 영업하면서 미수차액이 생기면 우선 자신의 월급이나 카드대출금 등으로 회사에 입금시키다 보면 그 이자라도 갚기 위해서 계속 회사의 부당한 지시를 알면서도 쉽게 그만두지 못하게 되는 것이며, 자신이 그만두더라도 보증인에게 피해가 갈까봐 더욱 더 회사를 그만두지 못하게 되는 것입니다.


하주영/ 사무국장님도 영업노동자로 계시다가 해고되신 걸로 들었는데요. 지금 가장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 무엇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오철민/회사에서는 저에게 대출을 알선하면서 돈을 갚으라고 하다가 더 이상 제가 돈을 마련하지 못할 지경이 되자 공금횡령을 했다고 거짓 주장을 하면서 해고 시켰고 가족들에게도 제가 공금을 횡령했다고 거짓 사실을 알리면서 돈을 갚을 것을 요구하면서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남편으로서 자식으로서의 지위를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있습니다. 또한 업무상 횡령으로 고소하고 민사소송을 제기하고 보증인 재산에 대한 가압류를 한 것도 모자라 제가 근무할 당시 동료 영업사원들에게 재판에서 거짓말을 하도록 하거나 허위진술서를 작성하는 등 동료 영업사원들과의 인간관계도 단절시켰습니다. 지금도 고소된 사건에 대해서 형사재판을 받으러 다니고 있으며, 민사소송도 대응하고있기 때문에 저뿐만 아니라 가족의 생계도 위협을 받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주영/ 매우 힘든 상황에서 음료 영업 일을 해오셨는데요. 이번에 노동조합을 만드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고민으로 노동조합을 만드시게 되셨나요?


오철민/ 음료 3사 (동아 오츠카, 해타 음료, 롯데 칠성) 의 영업사원들로 구성이 되었으며, 영업 구조상의 문제. 즉 실제 판매되지 않은 제품을 판매한 것처럼 지사하는 행위(가판) 와 그 가판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발생하는 차익금을 영업사원에게 책임을 전가시키는 행위. 또 한 이러한 차익금을 변제하지 못할 경우 보증인에게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행위. 그리고 하루 13시간, 14시간 일을 시키면서도 시간외 수당도 주지 않는 등. 모든 부당한 처사를 바로 잡고 영업사원들의 잃어버린 권리를 되찾고자 노동조합을 결성하게 되었습니다.



하주영/롯데, 해태, 동아 같은 거대한 기업들안에서 노동조합 만들기가 쉽지 않으셨을 것 같은데요. 노동조합은 어떤 과정으로 만드셨나요?


오철민/ 설립 전에는 설립 총회 일자를 알고 전날 모든 지점 영업사원들을 포천 베어스타운, 포항구룡포, 파주 유일레저, 심지어 배를 타고 섬으로 데리고 가서 밤새 술을 먹이고 노름판을 벌리면서 다음날 저녁에 풀어주겠다 했습니다.
설립 당일에는 일요일 임에도 불구하고 강제출근을 강행했으며 승용차를 이용하여 행사장에 참가하려던 조합원들을 고속도로에서 추월하여 승용차 4대로 막아서며 직원들을 그 자리에서 끌고 갔으며 총회 행사장 주변에는 각 사별로 수십명의 사측 관리자들이 사측 관리자들과 경찰 등이 행사장 주변을 배회하며 조합원들을 파악하고 강제적으로 끌고 가기도 하였습니다.
설립 이후, 각 지점별로 개별면담을 통해 가입여부와 계속 노동조합 할 것이냐 등의 조합 가입여부 확인 후 사측에서 탈퇴서를 만들어 탈퇴를 강요하였습니다. 이후 위원장이 근무하는 서광주 지점을 폐쇄하고 김정일 위원장 및 조합원 80여명에 대해서 전국 원거리 부당전보 및 보직해임 계약직 조합원들에게는 계약 기간이 남아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약해지 등 대기업이라 할 수 없을 정도의 비상식적 부당노동행위를 하였습니다.


하주영/ 노동조합이 결성된 만큼 회사 측의 입장에 변화가 있지 않나 하는 궁금증이 드는데요.


오철민/조합원들이 오픈이 된 호남지역의 경우는 여론과 언론 등에게 보여주기 우해서 덤핑 및 가판을 자제하고 있는 듯 보이나 오픈되지 않은 대구, 경북 등지에서는 호남 지역이 목표를 대신하기 위해서인지 오히려 가판과 덤핑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계속 조합원들이 채증 및 녹화 녹취 등을 확보하고 있는 중입니다.


하주영/대기업들인 만큼 탄압도 참 거대하게 하는데요. 어렵게 노조를 만드신 만큼 좋은 결과가 있으셔야 될 텐데요.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오철민/ 현재 3,500 여명의 조합가입 대상자 중에서 700여명의 조합원들을 규합했습니다. 3,500 여명이 전 조직화에 심혈을 기울일 것이며 사측에 단체교섭을 요구하며 최선을 다해서 대화를 시도 중에 있습니다. 하지만 사측이 우리 조합에 계속 대화를 회피하고 교섭을 해태할 시에는 민주노총 80만 조합원들과 연대하여 음료 3사 불매운동이 예정되어있으며 특히, 노조탄압이 극심한 롯데 칠성 음료에 대해서는 가맹노조 전사업장에서의 음료 자판기 철수 등 강력한 조치를 강구하는 중입니다.


하주영/ 네 지금까지 오철민 서비스유통 노동조합 식음료유통 본부 사무국장 분과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오늘 출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오철민/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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