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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학교’와 ‘청소년인권’의 앞날은?

피플파워  / 2007년05월01일 12시21분


하주영/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112회 2부 시작하겠습니다. 법적으로 성인이 된다는 의미가 뭘까요? 학교를 다니면 학생일까요? 학생은 언제나 보호받아야 하는 걸까요? 우리 사회와 학교에서 ‘학생’. ‘청소년’은 언제나 사회 구성원으로 존중받지 못했습니다. 청소년의 결정은 늘 미숙하다고 치부해버렸죠. 하지만 나이가 어리다고 그들의 인권까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인권은 남녀노소를 구분하는 게 아니니까요. 오늘은 이런 것들에 저항하는 청소년인권 운동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영상보고 시작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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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1: ‘미친학교를 혁명하라’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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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오늘은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 전누리 활동가 나오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전누리/ 안녕하세요


하주영/이번 2007년 청소년 인권 행동의 날 영상에서 본 ‘미친 학교를 혁명하라’라는 행사가 14일에 있었는데 어떤 취지 였나요?


전누리/수많은 청소년들이 학교를 맞서 싸워왔지만, 2007년 지금 현재 학생인권상황은 그리 밝지 않습니다. 강제이발과 체벌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그것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고, 심지어 살인적인 입시 경쟁 속에서 강제 0교시야간자율학습 등 반인권, 반교육적인 행위들이 다시 또 벌어지고 있습니다. 이것은 일부 비평준화 지방학교의 움직임이 아니라 서울을 포함한 전국적인 현상입니다. 이렇게 학생인권을 탄압하는 학교, 즉 상식이 통하지 않는 미친 학교에 맞서, 두발용의복장 전면 자유화, 휴대폰 소지품검사․압수 금지, 체벌․욕설․폭력 금지, 살인입시․입시신분제 폐지, 학교민주주의 쟁취 등의 5가지 요구를 갖고 교육부와 학교에 요구했습니다.


하주영/영상에서 참 재밌어 보였는데 참여한 분들과 어떤 내용의 행사를 진행했나요? 어려움은 없었습니까?


전누리/우선 행사를 준비하면서 ‘미친 학교를 혁명하라’ 라는 이름 때문에 단체들 사이에 이견이 있기도 하였습니다. 아무래도 이름이 조금 자극적 이다보니, 언론이 그것을 이용할 수도 있다. 혹은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할 수도 있다는 문제제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요구와 제목에 대해 큰 틀에서 동의해주시고 원불교인권위, 문화연대 등 다양한 사회단체 활동가들과 전교조 교사 분들, 그리고 무엇보다 서울을 넘어, 충주, 부산 등 다양한 지역에서 온 청소년들과 함께 행사를 진행했습니다. 광화문 KT앞에서 1부 행사에서는 축제 같은 즐거운 분위기에서 부스행사와 다양한 무대 공연, 그리고 즉석에서 참가자 신청을 받아 자유발언대를 진행했습니다.
2부에서는 정부종합청사, 교육부 후문으로 가 교육부의 학생인권정책을 강하게 요구하는 집회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교육부에 대해 학생인권보장정책을 강하게 촉구하는 의미로 쓰레기 봉지에 청소년들의 분노를 담은 풍선을 담아 담장 너머로 던지기도 했구요.
그러나 가장 어려웠던 건 집회 홍보였습니다. 광범위한 청소년들을 다가가기 위해서 암치 7시 등교, 4~5시 하교 시간에 매일 같이 학교를 찾아가 전단지를 뿌리는 과정에서 여러 학교 교사 측과 실랑이를 벌이다 마찰이 생겼습니다, 심지어는 경찰까지 찾아와 저희를 제지하기도 하였습니다.



하주영/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에서 활동가고 ‘미친 학교를 혁명하라’를 준비하였는데 어떻게 이런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는지 궁금한데요?


전누리/ 제가 처음 활동을 시작한 것은 고등학교 때였습니다. 처음 학생회활동을 하게하면서 축제 등 행사준비를 하다가 학교 측과 이리저리 부딪히며 불만을 갖게 된 거죠. 거기서부터 학생자치에 대한 고민을 키웠고요, 아는 선배를 통해 청소년운동단체도 나가게 되고, 또 다른 학교학생들과 학생회모임을 만들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활동하다가 2005년에 불이 붙었던, 두발자유화운동에 참여하게 되면서 본격적으로 자치와 ‘학생․청소년인권’담론에 고민을 하게 되고, 그 인권적 관점을 통해 청소년에 대한 학교나 사회의 문제를 바라보며 활동을 지금까지 해왔습니다.
이번 행사는 지금 대한민국 사회에서 대부분의 청소년들이 학생이라는 신분을 갖고 있습니다. 그 신분 속에서 심각하게 인권이 짓밟히는 경험을 갖기에, 또 이것이 아직까지도 해결되지 않고 있기에, 학생인권 보장에 초점을 맞춘 행사를 기획했습니다. 하지만이 청소년인권운동이 학생인권에 치중되어 있는 부분에 대해 많은 고민을 안고 있지요.


하주영/그럼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에 대한 인식이 어떤 문제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나요? 청소년일 때 자신이 느끼던 부분에 대해서 말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전누리/뭐 일반적으로, 미성숙하고, 그렇기에 다 성장할 때까지 보호를 받아야 하는 존재로 인식되고 있죠. 그 보호라는 개념 속에서, 청소년들이 스스로 하는 선택은 ‘미숙한 결정’ 이라고 치부해버리고, 사람으로서 갖고 있어야 할 권리를 유보시키고 있죠. 또 청소년들이 자기의 존엄성을 위해 저항하고, 선택하는 것을 어른들의 지도를 거부하는 단순한 일탈이라고 치부해 버리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결국 순응적인 인간을 만들어 내기 위한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권위나, 힘, 혹은 더 큰 측면인 체제 앞에서 그에 대한 정당성에 대한 하나의 주체적 판단 없이, 그저 묵묵히 따르는 인간상을 만들어내는 것이지요.


하주영/ 이런 청소년에 대한 인식이 특히, 한국사회에서 가능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전누리/ 우선 제일 큰 이유는 아무래도 대학진학을 위한 입시제도가 가장 큰 이유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오로지 성적으로만 학생들을 일렬로 세우고 재단하는 그 목적을 가진 입시교육을 좀 더 효율적으로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신체, 정신 에 대한 통제, 그것으로 획일화를 시킨다는 것이 사람들에게 용인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체벌이라든지, 두발규제, 뭐 학생자치가 불가능하게 하는 것들이 지금 현재 당연히 사람들에게 받아드려지는 것이지요.


하주영/ 네, 모두가 청소년기에 다 한 번씩은 느꼈을 것 같은데요. 그저 반항이니 일탈로 치부해버리는 사회의 관습이 잘 바뀌지 않는 것 같습니다. 다음은 이번 행사에서 선생님들의 연대발언을 보고 이야기 진행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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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2: ‘미친 학교를 혁명하라’ 선생님들 연대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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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주영/ 네, 영상 잘 봤습니다. 그렇다면 그저 얘들이라고만 치부했던 청소년의 인권이 주목받기 시작한 때는 언제부터였습니까?


전누리/저희는 청소년인권운동의 태동을 먼저 80년대 고등학생운동으로 보고 있습니다. 사회의 민주화운동속에서 하나의 운동주체로서 학교의 민주주의를 요구하며, 저항을 한 것을 청소년인권운동의 뿌리로 보는 것이지요. 그리고 지금의 청소년인권이 직접적으로 이야기 된 계기는 1995년 춘천고에 다니는 최우주씨가 하이텔에서 강제자율학습에 대해 헌법소원을 하겠다는 글을 올리고, 그에 대한 토론이 많은 사람들의 참여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었습니다. 그 후에 하이텔 등 피시통신의 공간에서 ‘학생복지회’라는 학생인권을 고민하는 모임이 생기고, 더 나아가 2000년도에 전국중고등학생연합 등 오프라인을 중심으로 한 청소년조직이 출범하게 되고, 청소년인권에 대한 목소리를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습니다.


하주영/ 그간 청소년인원운동이 진행되었는데 현실을 보면 제가 학교를 다녔을 때와 학교에서 큰 변화는 없는 것 같습니다. 어떤가요?


전누리/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공간 속에서 모임을 만들고 운동을 진행해 왔습니다. 단순히 온라인 속에서의 의견형성 뿐만 아니라, 오프라인의 적극적인 행동. 예를 들어, 거리집회라는지 혹은 학내 시위라든지 다양한 움직임이 터져 나왔습니다. 또한 서울을 넘어 많은 전국의 지역 속에서 다양한 사회단체와 인권운동을 지향하는 청소년모임이 자기 지역의 사안에 맞게 운동을 진행해 오고 있고요. 물론, 이 지역적 움직임을 하나로 모아내어, 전국에서 청소년인권운동의 움직임을 드러내는 작업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변한 건 없습니다. 언론에서도 최근 보도되었듯이, 발바닥을 150대 때리는 등의 체벌문제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그 외에도 학생인권 관련 토론회를 홍보한다는 유인물을 허가받지 않고 뿌렸기에 학생을 징계하려는 시도도 있었습니다. 또한 심지어, 교육청이 학교폭력을 막고, 실추된 교사의 권위를 세우겠다고 학교 및 교실 안에 CCTV를 설치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쳐 문제가되기도 하였죠.
또한 최근에 이슈가 된 것은 청소년들의 알바문제입니다. 지속적인 문제제기가 있어왔지만, 아직도 대부분의 청소년들을 알바로 사용하는 사업장에서는 근로기준법을 무시하고 있죠.



하주영/학교는 규칙을 근거로 학생들을 처벌하고 있는데요. 어떤 규칙들이 학생들을 통제하는지 궁금합니다.


전누리/ 네. 사회가 절차적민주주의가 확립되었다고 하지만, 학교의 교칙을 살펴보면 아직도 7~80년대의 독재정권의 상황에서 못 벗어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학교 교칙에서 학생이 학교에서 혹은 거리에서 집회를 하게 되거나, 아니면 사회단체에 가입하거나 혹은 그런 모임을 만들게 되면 퇴학, 특별교육이수 등의 징계를 주는 것이 가능합니다. 2004년 종교자유를 외친 강의석씨처럼 그러한 이유로 여전히 학생들에게 징계가 내려지기도 했고요. 그리고 학생회라든지 동아리든지 학생자치조직에 대한 지원, 혹은 권한은 너무도 미약해서 유명무실한 조직으로 남아있기도 합니다.


하주영/이런 청소년인권에 관심이 많은 청소년들이 모인 곳이 청소년인권활동가네트워크인데 어떤 청소년들이 어떤 활동을 하고 있나요?


전누리/네. 다양한 청소년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중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또 인문계, 실업계 그리고 비학교 청소년도 있습니다. 뭐 활동은 자기가 다니는 학교 안에서 인권모임을 만들거나 혹은 같이 행사 등을 준비하기도 하고요. 그리고 자신이 관심을 가지는 분야를 고민하고 활동을 하고요. 학생인권을 뛰어넘어 그동안 제기되지 못했던 차별구조. 예를 들어 실업계, 비학생, 청소년 성소수자 등 다양한 소수자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주영/‘청소년’이라는 나이제약이나 편견으로 인해 활동의 어려움이 있을 것 같은데요. 청소년 활동가들이 겪는 어려움은 어떻습니까?


전누리/네. 앞서 설명했듯이, 청소년은 미성숙하다는 관점으로 인해 청소년들의 활동을 굉장히 치기어린 활동으로 치부해버립니다. 즉, 쟤네는 아무것도 모르는 거다. 정치적 목적이 있는 성인에게 이용당하는 거라고도 말하는 사람들이 있죠. 또한 가정에서도 자기 자식의 미래를 책임져야 한다는 이유로 운동하는 것을 막습니다. 학교 역시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들의 치부가 드러나서 그러는지 모르겠지만, 단체에 가입하거나 무언가 활동을 한 학생들에게 징계로 위협을 가하고 많은 학생들이 그 위협에 좌절해갑니다. 마지막으로, 입시라는 문제에 걸려, 활동을 하지 못하는 친구들도 많고요.



하주영/인권의 문제가 대두되는 상황에서도 ‘학생’ 혹은 ‘학생이 아닌 청소년들’에 대한 인권은 아직도 사회에서 중요하게 다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문제점과 해결 방안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전누리/중요하게 생각되지 못하는 것 자체가 문제인거 같습니다. 예를 들어 체벌의 경우, 200대를 때린다는 등의 심한 경우를 제외하고, 일상적으로 일어나는 체벌에 대해서는 공론화되지 못하고 은폐되지 않습니까. 일어나는 일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 문제인거죠.
결국 이 문제의 해결책은 청소년이 주체가 되어 노력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인권이 짓밟히고 있는 현장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자신의 존엄성을 찾기 위해 싸워야 하는 것이지요. 문제의 피해자, 즉 청소년이 힘을 결집시키고 사회와 학교에 맞서 저항해 나가지 못한다면, 이 문제는 계속 지속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봅니다.


하주영/어려운 조건 속에서 청소년인권활동가들이 놓여 있는데 마지막으로 이후 청소년인권활동가 네트워크의 활동계획은 어떻습니까?


전누리/학교와의 싸움을 계속 하려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 수도권에 살고 있는 청소년들을 모아 청소년 모임을 만들고 학내 및 지역에서의 다양한 활동들, 예를 들어 홍보라든지 시위 등을 펼쳐 나갈 것이고요, 또한 타 지역의 청소년단체, 모임과 함께 더욱 탄탄히 연대를 다져 전국적인 움직임으로 만들어보려고 합니다.
또한 학생인권에 머물러 있던 운동의 의제를 넓혀가기 위해, 우선 그 첫 번째 의제로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려고 하고요, 이를 위해 다른 성소수자 단체와의 간담회가 5월 중으로 열릴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활동에 대한 여러 매뉴얼 등을 제작하고, 교육 프로그램 등을 기획하여, 청소년들이 조금 더 쉽게 이 운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는 작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주영/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전누리/ 감사합니다.



하주영/ 현재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청소년들의 꿈은 무엇일까요? 일본청소년연구소가 한국, 미국, 중국, 일본 고등학생 5675명을 대상으로 2006년 10월부터 두 달간 설문 조사를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 설문 조사에 따르면 한국 청소년의 꿈은 내가 좋아하는 것을 즐기고 싶다는 것입니다. 평범한 듯 보이는 이 꿈은 한국 사회의 청소년이 받고 있는 강제와 억압을 반증하는 것입니다. 사회와 부모의 기대에 따라가느라 자신을 잊고 있어야 하는 청소년들, 이들의 인권의 문제는 사회 전체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시사프로젝트 피플파워 오늘 여기까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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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2007.05.02 21:02
저도 안뜨네요...ㅜㅜ

2007.05.02 16:59
영상이 안 뜨는데 오류인가요?
윤종
2007.05.02 13: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