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역으로: 역사적 도구로서의 트럼프

출처 : brandee taylor, unsplash

역사적 사건의 증인들은 자신들이 역사적 전환점에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을 거의 인지하지 못한다. 종종 역사적 사건의 주역들조차 그 사실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2025년 1월 20일, 우리는 그러한 사건 중 하나를 보게 될 것이다. 대다수의 사람들, 심지어 주요 행위자들까지도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 채, 자신들이 역사의 도구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한 상태로 말이다.

2025년 1월 20일은 세계적인 신자유주의의 상징적 종말을 의미한다. 신자유주의를 구성하는 두 가지 요소는 이제 사라졌다. 세계주의는 이제 민족주의로 전환되었고, 신자유주의는 경제 영역에만 적용되게 되었다. 신자유주의의 사회적 측면, 즉 인종과 성평등, 노동의 자유로운 이동, 다문화주의는 모두 끝났다. 이제 남아 있는 것은 낮은 세율, 규제 완화, 그리고 이윤 숭배 뿐이다.

나는 도널드 J. 트럼프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해 쓴 적이 있다. 이윤, 신중상주의, 비제국주의적 미국 민족주의가 그의 세계관을 구성한다. 이러한 각각의 요소는 쉽게 정의할 수 있고 새로운 것이 아니다. 하지만 역사적 전환점에서는 흔히 그렇듯, 이러한 요소들이 하나로 합쳐질 때만 새로운 이데올로기를 정의한다. 아직 그 이름은 알 수 없지만, 이 새로운 이데올로기가 1980년대, 그리고 분명히 1990년대 초부터 현재까지 지배해온 이데올로기와 단절을 나타낸다는 것은 분명하다.

트럼프 자신은 세계 신자유주의의 수혜자였다. 그의 취향, 나이, 국적을 봤을 때, 그는 신자유주의에 완전히 참여했고 그로부터 이익을 얻었다. 아마도 이념보다는 허영심 때문일 가능성이 크지만, 그는 신자유주의에 도전하기로 결심했다. 그리고 성공할 거라고는 예상하지 않았다.

하지만 첫 번째로 전혀 예상치 못했던 대통령 당선 이후 8년이 흘렀다. 그 사이에 그는 법정 소송, 지속적인 언론 공격, 두 번의 암살 시도, 폭로성 책, 판사, 조사, 거짓 친구, ‘황금 샤워’ 스캔들, 반역 혐의와 같은 끝없는 공격에 시달렸다. 그리고 나서 그는 7,700만 표와 함께 돌아왔다. 그는 대중 투표와 선거인단 투표에서 모두 승리했다.

그가 만들어낸 이 아이디어들의 혼합물이 미국, 서구 정치권, 그리고 세계를 어디로 이끌지 아무도, 심지어 그 자신조차도 알지 못한다. 몇 년 후, 우리는 그것의 논리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엘론 머스크가 이를 가장 잘 대표할 수도 있다. 그는 민족주의에 이념적으로나 정서적으로나 심리적으로 얽매이지 않은 글로벌 엘리트의 창출을 요구한다. 하지만 정치적 목적을 위해 하층 계급을 달래는 데 민족주의를 이용한다. 이것은 세계적 카이사르주의라고 할 수 있다. 하층 계급에게 조공을 바치고 그들의 표를 얻으며 미결제 카드 빚을 갚아준다. 하지만 저임금 일자리를 주고 정치적 참여에서는 제외한다. 단지 4년마다 한 번 그들을 동원할 뿐이다.

전통적인 중도파 민주당과 공화당이 하는 일과 같은 일을 하면서도, 그 새로운 냉소주의 때문에 덜 드러나고 덜 반감이 생기며 더 신뢰받는다.

이것은 지난 40년 동안 지배적이었던 이데올로기와의 단절이다. 빈곤 퇴치를 표방했던 부유층의 통치를 벗겨낸 것이다. 신자유주의는 피와 대지의 이데올로기가 아니었지만 많은 사람들을 죽였다. 신자유주의는 거짓과 부정직의 냄새를 남긴 채 퇴장한다.

신자유주의는 평등을 주장하면서도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불평등을 초래했다. 민주주의를 말하면서도 무질서와 혼란을 심었고, 지배 계층에 반대한다고 하면서 새로운 부와 권력의 귀족을 만들어냈다. 규칙을 외치면서도 모든 규칙을 어겼다. 반쪽짜리 진실을 진실로 만들기 위해 거짓말에 숙달된 체계를 만들었다.

그리고 그것은 1월 20일에 끝난다.

[출처] “To the Finland Station” - by Branko Milanovic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브랑코 밀라노비치(Branko Milanovic)는 경제학자로 불평등과 경제정의 문제를 연구한다. 룩셈부르크 소득연구센터(LIS)의 선임 학자이며 뉴욕시립대학교(CUNY) 대학원의 객원석좌교수다. 세계은행(World Bank) 연구소 수석 경제학자로 활동한 바 있으며, 메릴랜드대학과 존스홉킨스대학 초빙교수를 역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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