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8월 이후, 미국은 군함, 전투기, 그리고 병력을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와 푸에르토리코 해역에 배치했다.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 지역의 베네수엘라 인접국들은 이에 대해 다양한 방식으로 반응하고 있다. 많은 나라들이 미국의 침공에 반대하지만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은 입장을 유보하거나 심지어 이를 수용하고 있다.
콜롬비아와 브라질은 서로 매우 다른 방식으로 베네수엘라를 지지하고 있거나 곧 지지할 것이다. 브라질 무토지 노동자운동(MST)의 공동 창립자이자 지도자인 주앙 페드루 스테딜리(João Pedro Stédile)의 최근 발언은 특별히 주목할 만하다.
출처 : MST 홈페이지
미국의 공습으로 ‘불법 마약을 운반했다’는 혐의를 받던 선박의 승무원 수십 명이 사망했다. 미국은 베네수엘라 대통령 니콜라스 마두로(Nicolás Maduro)를 최상위급 마약 거래자라고 비난하며 이를 공격의 구실로 삼았다. 현재 미국 정부는 그의 체포에 5천만 달러의 현상금을 걸었다. 그러나 그가 ‘태양의 카르텔’이라는 마약 조직의 수장이라는 주장은 거짓이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그 카르텔은 존재하지 않는다. 최근 한 미국 내 쿠데타 모의자는 CIA가 그 카르텔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CIA가 베네수엘라 내부에서 작전을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반적으로 미국 정부가 베네수엘라의 석유 및 기타 자원을 통제하려 하며, 사회주의로 향하는 정부를 전복시키려는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베네수엘라 정부는 수백만 명 규모의 민병대를 훈련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파드리노 로페스(Vladimir Padrino López) 베네수엘라 국방장관은 10월 21일 베네수엘라군이 콜롬비아군과 협력하여 마약 밀매를 근절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양국 관계는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과거 콜롬비아 정부가 베네수엘라의 2024년 대통령 선거를 부정선거라고 비난하면서 양국 관계는 악화했었다. 그러나 8월 10일, 콜롬비아 대통령 구스타보 페트로(Gustavo Petro)는 SNS를 통해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는 같은 국민, 같은 깃발, 같은 역사를 공유한다. 우리의 형제 국가들의 승인 없이 이루어지는 모든 군사행동은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해에 대한 침략 행위다”라고 밝혔다. 페트로 대통령은 최근 콜롬비아군이 베네수엘라와 군사 정보를 공유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국의 중상모략은 페트로 대통령에게까지 확장되고 있다. 그는 9월 23일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며 미국의 이스라엘 가자전쟁 지원과 전반적인 제국주의를 규탄했다. 그는 뉴욕 유엔 본부 밖 집회에서도 미국을 강하게 비난했다. 이에 대한 보복으로 미국 정부는 그의 비자를 취소했다. 페트로 대통령은 과거에도 미국이 군용기를 통해 수갑이 채워진 콜롬비아 이민자들을 본국으로 강제 송환하려 하자 이를 거부한 바 있다.
국제 연대
10월 18일, 페트로 대통령은 미국이 콜롬비아 어부를 살해하고 콜롬비아의 주권을 침해했다고 비난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페트로를 “불법 마약상이며 마약 생산을 막기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공격했다. 트럼프는 콜롬비아에 부과된 관세 면제 혜택을 철회하고, 마약전쟁 관련 보조금을 중단했다. 페트로는 이에 대응해 워싱턴 주재 콜롬비아 대사를 소환했다.
콜롬비아는 베네수엘라 편에 서 있을지 모르지만, 다른 국가들의 입장은 명확하지 않다. CELAC(라틴아메리카 및 카리브 국가 공동체) 의장국인 콜롬비아는 회원국 외무장관들의 화상회의를 소집해 공동 입장을 마련하려 했다. CELAC은 2014년, 라틴아메리카와 카리브 전체를 “평화의 지대”로 선언한 바 있다.
9월 1일 열린 회의에는 33개 회원국 중 23개국이 참석했으며, 논의된 공동 성명 초안은 미국–베네수엘라 갈등을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무력 위협이나 사용의 폐지, 분쟁의 평화적 해결, 대화와 다자주의의 촉진, 주권 및 영토 보전에 대한 무제한적 존중”이라는 원칙을 지지한다고 명시했다.
대부분의 회원국이 찬성했지만, 아르헨티나, 에콰도르, 파라과이, 페루,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가이아나, 자메이카, 트리니다드토바고는 찬성하지 않았다.
반면, 미주 민중을 위한 볼리바르 동맹 – 민중무역조약(Bolivarian Alliance for the Peoples of Our America – Peoples’ Trade Treaty, ALBA-TCP) 회원국들은 미국의 카리브해 군사행동을 명확히 규탄했다. 10월 말 열린 카리브공동체(CARICOM) 회의에서는 “지역 내 국가들의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지한다”고 발표했으나, 여기에서도 미국과 베네수엘라의 이름은 언급되지 않았다. 다만 트리니다드토바고의 카말라 퍼사드-비세서(Kamla Persad-Bissessar) 총리는 “나는 마약 밀매업자들에게 아무런 동정심도 없다. 미군이 그들을 모두 폭력적으로 제거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멕시코의 클라우디아 셰인바움(Claudia Sheinbaum) 대통령, 온두라스의 시오마라 카스트로(Xiomara Castro) 대통령, 니카라과의 다니엘 오르테가(Daniel Ortega) 공동대통령, 브라질의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Luiz Inácio Lula da Silva) 대통령 등은 공개적으로 미국의 개입에 반대하는 입장을 밝혔다.
브라질 노동자들, 특히 브라질 무토지 노동자운동(MST)과 연계된 이들은 직접 행동에 나서고 있다. MST 지도자 주앙 페드루 스테딜리는 10월 16일 라디오 <브라질 데 파토>(Rádio Brasil de Fato)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은 오랫동안 베네수엘라를 위협해왔다. 트럼프 행정부가 그 과정을 가속했다. 그는 광기와 파시즘을 뒤섞은 인물이다. 그는 폭력을 통해 마두로 정부를 전복시키고 마리아 코리나(마차도)에게 정권을 은쟁반에 올려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에게 노벨상을 안겨준 것도 그 전략의 일부다. … 미국은 극우세력의 정보만 믿고 행동함으로써 비극적인 실수를 저지르고 있다.”
“지금처럼 마두로 정부가 대중적 지지를 받은 적은 없었다. 이제 룰라 정부가 더욱 단호한 행동을 취하고, 베네수엘라에 더 적극적인 연대를 보여야 할 때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의 석유를 되찾으려는 군사적 압박을 가하고 있고, 마리아 코리나가 침공 이후 권력을 잡는다면 그의 첫 번째 조치는 베네수엘라 국영석유회사 PDVSA를 민영화하고, 베네수엘라의 다른 자원들(철, 알루미늄, 금 등)을 미국 기업에 넘겨 착취하도록 하는 일이 될 것이다.”
“나는 최근 베네수엘라에서 열린 ‘지구 어머니를 위한 세계 의회(World Congress in Defense of Mother Earth)’에 참석했는데, 그 자리에서 우리는 가능한 한 빨리 각국의 활동가들로 구성된 국제주의 여단을 조직해 베네수엘라 정부와 국민의 요청에 응할 준비를 하기로 합의했다.”
“우리는 1936년 스페인 내전 당시 전 세계 수많은 혁명가가 공화국과 스페인 민중을 방어하기 위해 스페인으로 향했던 그 역사적 대서사를 다시 쓰고자 한다.”
MST 홈페이지는 베네수엘라인들과의 연대를 고무하는 계급의식과 반제국주의 정신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브라질 무토지 노동자운동은 1970년대 말 브라질 남부에서 농민들이 토지를 요구하며 벌이던 고립된 투쟁 속에서 탄생했다. … 브라질 자본주의는 농촌의 발전을 가로막는 구조적 모순을 완화하지 못했다. … 점차 MST는 단순히 토지를 확보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무토지 가족은 신용, 주거, 기술 지원, 학교, 의료 등 다양한 필요를 충족해야 했다. … MST는 투쟁의 대상이 단순히 브라질의 라티푼디오(대지주)만이 아니라, 신자유주의 경제 모델 자체임을 깨달았다.”
MST는 현재 27개 주 중 23개 주에서 활동하며, 약 150만 명의 무토지 조합원을 조직한 라틴아메리카 최대의 사회운동이다.
스테딜리 자신은 미국 정부를 규탄해야 하는 이유를 명확히 밝히고 있다. 그는 최근 새해 인사에서 이렇게 말했다. “세계와 브라질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그것은 자본주의의 구조적 위기이자, 환경 위기이며, 다수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국가 파산의 위기다. … 모든 브라질 국민에게 좋은 2024년이 되길 바란다!”
그의 <먼슬리 리뷰>(Monthly Review) 인터뷰에서도 중요한 통찰이 드러난다.
“MST는 노동계급, 특히 농민들의 역사적 경험에서 두 가지 핵심 개념(대중 투쟁과 연대)를 배웠다.
우리의 힘은 논리나 아이디어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을 조직할 수 있느냐에서 나온다. … 나는 베네수엘라인들, 브라질인들, 그리고 라틴아메리카인들 사이에 통합과 상호 학습의 과정이 있었다고 믿는다. … MST는 여러 나라에서 연대 여단을 조직해왔고, 베네수엘라에도 상설 여단을 두고 있다.”
[출처] Brazilian Workers Lead in Offering Solidarity to Venezuelans under US Attack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 
								
더블유. 티. 휘트니(W.T. Whitney)는 메인주에 거주하는 은퇴한 소아과 의사이자 정치 저널리스트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