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실비아 만토바니니(Silvia Mantovanini, ICRAR/커틴대학교) 및 GLEAM-X 연구팀
은하수는 풍부하고 복잡한 환경을 가진 은하다. 우리는 밤하늘을 가로지르는 빛나는 선으로 이를 바라보며, 그 선은 무수히 많은 별로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이것은 가시광만의 모습일 뿐이다. 전파처럼 다른 파장에서 하늘을 관측하면, 그보다 훨씬 복잡하고 미묘한 장면이 드러난다. 그 안은 하전 입자와 자기장으로 가득 차 있다.
수십 년간 천문학자들은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우리은하를 탐사해 왔다. 은하수 내에 존재하는 천체들의 특성을 연구함으로써, 우리는 우리은하의 구성과 진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오늘 《호주천문학회보》(Publications of the Astronomical Society of Australia)에 게재된 우리의 연구는 우리은하의 은하면 구조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시한다.
전 하늘을 관측하다
전파 하늘을 드러내기 위해 우리는 오스트레일리아 내륙에 위치한 전파망원경인 머치슨 광시야 배열(Murchison Widefield Array, MWA)을 사용했다. 이 망원경은 수 제곱킬로미터에 걸쳐 배치된 총 4,096개의 안테나로 구성되어 있다. 배열은 한 번에 광범위한 하늘을 관측할 수 있어, 우리은하를 빠르게 지도화할 수 있다.
머치슨 광시야 배열(Murchison Widefield Array)의 안테나 배치 모습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이 배열은 GaLactic and Extragalactic All-sky MWA(GLEAM) 탐사를 위해 남반구 하늘 전체를 관측했다. 이 탐사는 폭넓은 전파 주파수 범위를 포괄했다.
GLEAM의 광범위한 주파수 커버리지는 천문학자들에게 최초의 “전파색” 하늘 지도를 제공했다. 여기에는 우리은하 자체뿐 아니라, 은하 원반에서 방출되는 확산광, 수천 개의 먼 은하들, 그리고 별이 태어나고 죽는 영역이 포함되어 있다.
2018년 배열이 업그레이드된 이후, 우리는 더 높은 해상도와 감도로 하늘을 관측했고, 그 결과 GLEAM-eXtended(GLEAM-X) 탐사가 수행되었다.
두 탐사의 가장 큰 차이는 GLEAM은 전체 구조를 포착할 수 있었지만, 세부 정보는 부족했고, GLEAM-X는 세부 사항은 잘 보이나 큰 구조를 놓친다는 점이다.
머치슨 광시야 배열(Murchison Widefield Array)로 관측한 우리은하 중심부의 새로운 전파 이미지. 은하는 전파 색으로 표현되어 있으며, 주황색은 가장 낮은 주파수, 초록색은 중간 주파수, 파란색은 가장 높은 주파수를 나타낸다. 출처: 실비아 만토바니니(Silvia Mantovanini, ICRAR/커틴대학교) 및 GLEAM-X 연구팀
아름다운 모자이크
전체 구조와 세부 정보를 모두 담기 위해, 연구진은 ‘이미지 도메인 그리딩(image domain gridding)’이라는 새로운 영상 처리 기법을 사용했다. 우리는 수천 장에 달하는 GLEAM 및 GLEAM-X 관측 자료를 결합해 하나의 거대한 은하 모자이크를 제작했다.
두 탐사가 서로 다른 시점에 하늘을 관측했기 때문에, 전리층 왜곡(즉, 지구 상층 대기의 불규칙성에 의해 전파가 휘어지는 현상)을 보정하는 것이 중요했다. 그렇지 않으면 관측 시점 간에 천체 위치가 어긋나게 된다.
해당 알고리즘은 이러한 왜곡을 보정하고, 여러 밤 동안의 데이터를 정렬 및 누적했다. 이 과정에는 서호주 포지 슈퍼컴퓨팅 연구소(Pawsey Supercomputing Research Centre)의 슈퍼컴퓨터에서 100만 시간 이상의 연산이 소요되었다.
그 결과, 우리는 남반구에서 관측할 수 있는 은하수의 95%를 포괄하는 새로운 모자이크 이미지를 완성했다. 이 이미지는 72MHz에서 231MHz에 이르는 전파 주파수를 포함하고 있다. 이렇게 넓은 주파수 범위를 활용하면, 전파가 생성되는 원인에 따라 천체의 "전파 색"을 확인할 수 있다. 예컨대, 우주 자기장에 의해 생성된 전파인지, 뜨거운 가스에 의해 생성된 것인지 구분할 수 있다.
죽은 별의 폭발에서 방출된 전파 복사는 주황색으로 나타나며, 주파수가 낮을수록 더 밝게 보인다. 반면, 별이 태어나는 영역은 푸른색으로 빛난다.
이러한 색 정보 덕분에 천문학자들은 은하의 다양한 물리적 구성 요소를 한눈에 구분할 수 있다.
은하의 일부분이 회색 조에서 전파 색으로 전환되는 애니메이션 장면. 색이 입혀진 전파 이미지는 천문학자들이 서로 다른 천체에서 방출된 복사 신호를 구분해내는 데 도움을 준다. 출처: 실비아 만토바니니(Silvia Mantovanini, ICRAR/커틴대학교)
지금까지 가장 정밀한 은하수 전파 이미지
이번 새로운 전파 이미지는 저주파 대역에서 지금까지 제작된 가장 민감하고 넓은 범위의 은하 지도다. 이 이미지는 희미하고 오래된 초신성 잔해의 발견과 연구에서부터, 은하 내를 지배하는 고에너지 우주선과 먼지, 입자의 분포 지도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은하과학 연구를 가능하게 한다.
이 이미지의 능력은 머치슨 광시야 배열의 후속 관측소인 차세대 SKA-로우(SKA-Low) 전파망원경이 완공되어 가동되기 전까지는 능가할 수 없다. SKA-Low는 궁극적으로 감도와 해상도가 수천 배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 업그레이드는 아직 몇 년 남아 있지만, 이번 새 이미지는 완전한 SKA-Low가 장차 드러낼 우주의 경이로움을 미리 보여주는 인상적인 예고편이라 할 수 있다.
[출처] New images reveal the Milky Way’s stunning galactic plane in more detail than ever before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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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비아 만토바니니(Silvia Mantovanini)는 커틴대학교(Curtin University) 천문학 박사과정 연구원이다. 나타샤 헐리-워커(Natasha Hurley-Walker)는 커틴대학교(Curtin University) 전파천문학자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