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데모크라시 나우(Democracy Now!)는 퓰리처상을 수상한 기자 스펜서 애커먼(Spencer Ackerman)과의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소위 ‘마약 보트’를 상대로 벌이고 있는 치명적인 공격들에 관해 이야기했다. 현재 트럼프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을 준비 중이며, 베네수엘라 인근 모든 영공이 폐쇄되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애커먼은 “피트 헤그세스(Pete Hegseth) 국방장관을 비롯한 인사들이 군대를 범죄 집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고 말하며 “이것이야말로 ‘테러와의 전쟁’이 미국 군에 남긴 도덕적 타락의 유산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이미 굿맨(AMY GOODMAN): 역사학자 데이나 프랭크(Dana Frank) 교수와 더불어, 오늘은 퓰리처상과 내셔널 매거진 어워드를 수상한 기자이자 『테러의 지배: 9·11 시대는 어떻게 미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트럼프를 낳았는가』(Reign of Terror: How the 9/11 Era Destabilized America and Produced Trump)의 저자, 그리고 뉴스레터 『끝나지 않는 전쟁』(Forever War) 발행인인 스펜서 애커먼과 함께하고 있다. 스펜서, 당신이 쓴 “테러와의 전쟁의 유산이 남미에 도달하다(The Legacy of The War on Terror Reaches South America)”라는 글을 매우 인상 깊게 읽었다. 로돌포 파스토르(Rodolfo Pastor), 데이나 프랭크와 이야기 나눴듯, 트럼프 대통령이 종신형을 선고받았던 대형 마약 밀매범을 사면하겠다고 밝힌 지금, 카리브해와 태평양에서 ‘마약 보트’에 대한 폭격이 벌어지고 있고, 베네수엘라 영공이 전면 폐쇄되었으며, 트럼프가 마약과의 전쟁이라는 명분으로 그곳을 공격하려 한다고 말하고 있는 이 상황에 관해 설명해 줄 수 있을까?

스펜서 애커먼(SPENCER ACKERMAN): 고마워요, 에이미. 지금 우리는 미국 역사에서 매우 위험한 순간에 와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이나 오늘의 게스트들에게 중남미에서 벌어진 미국의 1980년대 ‘더러운 전쟁’이 테러와의 전쟁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새삼 설명할 필요는 없을 거다. 하지만 지금 우리가 보고 있는 것은, 테러와의 전쟁이 트럼프 행정부의 베네수엘라, 콜롬비아, 온두라스 등 남미 국가들을 겨냥하는 방식 속에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이번 주말에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지난 9월 어부들의 보트를 상대로 한 최초의 공격은 국방장관 피트 헤그세스가 직접 명령했고, 당시 합동특수작전사령부(JSOC) 사령관이자 현재 미 특수작전사령부 총사령관인 미치 브래들리 제독(Admiral Mitch Bradley)의 전폭적인 승인하에 실행되었다는 것이다. 이 공격은 테러와의 전쟁 시절 자행되었던 많은 불법 행위를 넘어서고 있다. 그러나 이는 미국 군대에 테러와의 전쟁이 남긴 도덕적 타락의 유산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단지 드론 공격이라는 전술이 아니라, 민간인을 죽이는 데 아무런 주저함이 없다는 점에서 말이다.

이 공격은 ‘더블 탭 스트라이크(double-tap strike)’였다. 이는 이미 한 차례 타격을 가한 목표물에 생존자가 없도록 다시 한번 폭격을 가하는 방식이다. 만약 그들이 트럼프 행정부가 주장하듯 미국과 전쟁 중인 적이었다면, 두 번째 공격은 명백히 ‘무장충돌법(Law of Armed Conflict)’ 위반이다. 살아남은 사람들을 공격해서는 안 되며, ‘사정을 봐주지 말라(No quarter)’는 명령은 금지되어 있다. 만약 실제로 전쟁 중이 아니라면(그리고 트럼프 행정부의 법무자문실은 의회 승인 없이 이런 공격을 정당화하기 위해 ‘전쟁이 아니다’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이건 지금까지 80명 이상의 사망자를 낳은 다른 모든 공격과 마찬가지로 단순한 범죄, 즉 살인이다.

에이미 굿맨: 현재 공화당이 주도하는 상·하원 위원회가 모두 국방부의 보트 공격에 대한 감찰 청문회를 열겠다고 밝히고 있어. 특히 9월 2일, 두 명의 남성이 생존해 보트에 매달려 있었고, 그 보트를 다시 타격한 사건이 문제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두 번째 공격을 명령한 인물이 헤그세스라는 소식통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그를 옹호하려 하고 있다. 그런데 어젯밤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뭘 했는지 아나? SNS에 아이들 만화 캐릭터 프랭클린 거북이(Franklin the Turtle)가 헬기에서 보트에 기관총을 난사하는 밈을 올렸다.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 리드(Reed)와 위커(Wicker) 같은 상원의원들도 이 사안에 대해 전쟁범죄 조사를 요구하고 있다. 전직 군인과 정보기관 출신 의원들도 “불법 명령을 따르지 마라. 상관의 명령일지라도 전쟁범죄에 가담하면 보호받지 못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스펜서 애커먼: 지금은 미국 민주주의가 시험대에 오른 순간이다. 우리는 헤그세스를 탄핵해야 한다. 브래들리도 탄핵해야 한다. 궁극적으로는 트럼프가 가장 책임 있는 자이겠지만, 이 두 인물은 절대로 그 자리에 그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 이들은 군대를 범죄 조직으로 만들고 있다.

물론 이 지점에 이르기까지 역사적으로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 불법 명령을 따랐던 과거 군 사령관들의 사례가 무엇이었는지를 두고 충분한 논쟁이 가능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그 무엇보다도 분명한 법 위반이다. 이건 미국 군대를, 공화당 의원들조차 도저히 눈감아 줄 수 없는 수준으로 타락시켰다. 많은 민주당 의원들 또한 이 사안에서 책임이 있지만, 이번만큼은 한계를 넘었다. 만약 지금 책임을 묻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다.

에이미 굿맨: 지금 상황은, 공화당과 민주당이 모두 조사를 요구하고 있을 뿐 아니라, 헤그세스에게 “이건 불법이다”라고 조언했던 국방부 소속 최고 군사 변호사들도 몇 달 전에 모두 해고당했다.

스펜서 애커먼: 게다가 그는 단지 흑인이라는 이유로 합참의장도 해임했다. 이런 인물은 국방장관이라는 세계에서 가장 막강한 권한을 가진 자리 근처에도 가서는 안 되는 사람이다.

여기서 한 가지 정말 중요한 날짜를 언급하고 싶다. 바로 12월 12일이다. 이날은 미남방사령부(SOUTHCOM) 사령관인 앨빈 홀지(Alvin Holsey) 제독이 자리에서 물러나는 마지막 날로 알려져 있다. 그는 불법 명령을 거부하고 사직한 인물이다. 의회는 반드시 홀지를 청문회에 불러내야 한다. 그가 어떤 판단을 했고, 어떤 명령을 받았으며, 무엇을 거부했는지 정확히 들어야 한다. 그래야만 미국 군에 다시 법치주의를 회복할 수 있다.

에이미 굿맨: 스펜서 애커먼 기자, 함께해 줘서 고맙다. 그는 『끝나지 않는 전쟁』(Forever War) 뉴스레터 창립자이자 퓰리처상 수상자다. 잠시 뒤 프로그램 마지막에 당신이 최근 쓴 기사 “그는 아프가니스탄에서 CIA를 위해 살인을 저질렀다. 그러나 트럼프는 CIA가 아닌 아프간 문화를 탓했다”에 대해 다시 이야기하고 싶다. 오늘 캘리포니아에서 연결해 준 UC 산타크루즈 역사학 데이나 프랭크 명예교수, 그리고 온두라스에서 연결된 로돌포 파스토르 전 장관께도 감사 인사를 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