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수옥 지회장. 참세상 박도형 기자.
나는 29년 차 반도체 후공정 노동자입니다.
회사는 58년 역사의 반도체 후공정 세계 2위 기업입니다.
8,500명 사원 중 노동조합 조합원은 66명입니다.
회사는 ‘국가전략산업’이자 ‘보세구역’이라는 이유로 전자기기 반입을 막습니다.
노조에 가입하면 탈퇴를 강요당하고, 잔업과 휴일근무, 휴가 사용도 관리자가 시키는 대로 해야 합니다.
최저임금보다 낮은 기본급 때문에 주 52시간을 넘겨 일해야 생활이 가능한 노동자도 있습니다.
실제 근무시간과 다른 ‘합법’ 출근부를 작성합니다.
실제 출근부가 알려지면 아직은 ‘불법’이니까요.
클린룸에서 어떤 화학약품을 쓰는지도 모릅니다
교육시간엔 사진만 찍고 이수증에 서명한 뒤 다시 기계로 갑니다.
암에 걸려도 해고가 두려워 산재 신청도 못 합니다
공장에 불이 나도 대피 지시 전에는 기계 앞을 떠날 수 없습니다.
임산부에게 보호장구도 없이 X-ray룸 검수 업무를 배치합니다.
부당한 일을 겪어도 보세구역이라는 벽 안에서 증명할 길이 없습니다.

참세상 자료사진. 참세상 박도형 기자.
그런데 이곳을 메가특구로 지정한다고 합니다.
이미 지옥 같은데 더 지옥을 만들려나 봅니다.
정부는 엔지니어와 고소득 노동자에 한해 주 52시간제 적용을 제외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나는 엔지니어와 함께 일하지 않는 오퍼레이터를 본 적이 없습니다.
반도체는 ‘기술’과 ‘생산’을 따로 떼어놓을 수 없는 현장입니다.
결국 오퍼레이터도 언제든 ‘합법적’으로 적용에서 제외될 수 있지 않을까요.
입사 초기 한 사람이 6대씩 보던 기계는 이제 40대까지 늘었습니다.
하나씩 담당하던 공정도 2~3개가 됐습니다.
살인적인 노동강도를 버티지 못하고 정규직이 떠난 자리는 3개월, 6개월짜리 계약직이 채웁니다.
그 노동자들조차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떠납니다.
이런 현장에 어떤 청년들이 오려 할까요?
반도체 노동자들은 지금도 근로기준법의 보호조차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메가특구법은 이름뿐인 근로기준법마저 적용하지 않을 길을 열려고 합니다.
앞날이 캄캄합니다.
계속 다녀야 할까요?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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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참세상 창간특집① 「멈춰라, 3대 메가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기후정의동맹이 발행한 신문과 참세상에 공동 게재합니다. 참세상은 3대 메가프로젝트를 둘러싼 쟁점과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관련 글을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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