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저항을 하마스만으로 축소할 수 없다

107일 이후 하마스의 군사 작전 방법, 합리성, 목표, 이스라엘 점령 종식에서의 역할 등 하마스의 군사 작전에 대한 비판적 평가는 좌파 내에서 목소리를 내기 어려웠다. 이는 점령 세력이 궁극적으로 파괴적인 현 상황에 대한 책임이 있을 뿐만 아니라, 피억압자의 이름으로 행동하는 집단의 전술을 비판하는 것이 그들의 정당한 대의를 훼손하는 것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이러한 상황은 하마스의 공격에 대해 축하까지는 아니더라도 무조건적인 지지를 표명한 좌파의 수많은 지식인들로 인해 더욱 악화되고 있다. 버소출판사 블로그의 최근 게시물은 "107일 이스라엘로 날아간 패러글라이더들은 해방과 비행이라는 혁명적 연대를 이어가고 있다"라며 하마스와 같은 사회적으로 퇴행적인 종교 운동을 좌파의 보편적인 해방 전통에 포함했다. 

안드레아스 말름은 알-아크사 홍수 작전에 대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돌을 군사 무기로 대체할 수 있었기 때문에 1차 인티파다보다 더 많은 것을 성취했다고 주장하며 인티파다가 팔레스타인 역사상 가장 큰 자생적 반식민 대중 운동이었으며 이스라엘이 전례 없는 정치적 양보를 강요했다는 점을 무시하고 있다. 실제로 하마스가 더 많은 것을 성취했다고 주장하는 것은 하마스의 군사 공격이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대규모 학살을 촉발했다는 사실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이다. 

라시드 칼리디는 "전례 없는 규모의 잔인한 민간인 학살, 수백만 명의 노숙자, 이스라엘이 유발한 대규모 기근과 질병 등 지난 6개월을 돌아보면 팔레스타인 분쟁이 새로운 심연으로 가라앉았다는 것이 분명하다"라고 주장했다. 톰 세게브도 이에 동의한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에게 가자지구 전쟁은 75년 만에 겪은 최악의 사건이다. 1948년 이스라엘의 독립 전쟁 당시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인이 고향을 포기하고 난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재앙인 나크바 이후 이렇게 많은 사람이 죽고 뿌리 뽑힌 적은 없었다"라고 말한다. 

개인의 목소리뿐만 아니라 최근 며칠 동안 고무적인 연대 집회에서도 하마스에 대한 무비판적인 찬사가 목격되었다. "우리는 정의를 말하는데, 당신은 어떻게 말하나? 텔아비브를 불태워라"라고 외치는 소리가 한 동영상에서 들리기도 한다. 

이러한 슬로건은 아무리 드물더라도 팔레스타인의 대의를 훼손하는 것이다. 팔레스타인을 지원하는 것은 불법 점령을 끝내고 국제법 위반에 대한 이스라엘의 책임을 묻는 것이다. 이스라엘 민간인 살해나 이스라엘 도시 파괴를 지지하는 것이 아니다. 국제법을 지킨다는 것은 모두를 위한 국제법을 지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수사는 팔레스타인의 모든 정치적 입장을 한 무장 단체의 말과 행동으로 축소해 버린다. 또한 하마스가 2006년 팔레스타인 점령지에서 치른 선거(주로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의 부패와 오슬로 항복에 대한 항의 투표)에서 45%의 득표율로 승리했다는 이유만으로 항상 모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대신하여 말하고 행동한다고 가정한다. 

따라서 하마스의 한 번의 선거 승리가 영원한 백지수표는 아니다. 하마스가 가자지구를 통치하면서 민주주의를 잊고 권위주의와 부패를 일삼았으며 정치 조직과 반대 의견을 탄압했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가자지구의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신의 생각을 공개적으로 말하거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는 것만으로도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 하지만 그들의 침묵이 하마스를 지지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주류 언론에 보도된 두 건의 기사는 이스라엘 점령군이 자행한 대량 학살, 기근, 기아라는 극한의 상황을 겪고 있는 가자지구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듣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잘 보여준다. 

최근 파이낸셜 타임즈는 가자지구의 여론을 냉정하게 보도했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가자지구에서 인간 재앙을 일으킨 이스라엘을 비난하는 한편, 107일 공격에 대한 이스라엘의 보복 규모를 예상하지 못하고 전쟁 중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보호하지 못한 하마스에 대한 분노와 원한이 커지고 있다. 

인터뷰에 응한 나심은 하마스가 "이스라엘의 대응을 예측하고 갈 곳이 없는 230만 명의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날지 생각했어야 했다""군사적 목표물로 제한했어야 했다"고 공개적으로 말했다. 

또 다른 인터뷰 대상자인 사미아는 훨씬 더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저항군의 역할은 민간인을 보호하는 것이지 우리를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다"라고 그녀는 말했다. "나는 죽고 싶지 않고 내 아이들이 내가 본 것을 목격하고 배고픔과 추위, 가난으로 고통받는 텐트에서 살게 하고 싶지 않다." 

이러한 비판은 최근 몇 달 동안 가자지구의 많은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소셜 미디어에 올린 글과 궤를 같이한다. 또한 베테랑 점령 반대 저널리스트 아미라 하스의 비판적인 보도에서도 이러한 비판이 표출되었다. 

하스는 최근 하레츠에 기고한 글에서 하마스의 작전에 대한 대중의 불만과 비판, 그리고 막대한 비용이 드는 이스라엘 군대에 대한 하마스의 무장 저항 방식에 관해 설명한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의 예상되는 보복에 대한 안전과 보호가 부족하고 하마스가 "명확한 전략적 정치 계획이 없다"고 공개적으로 불평한다. 

인터뷰에 응한 바젤은 하마스와 하마스의 저항 방식에 관한 자신의 비판이 반역죄로 낙인찍히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한다. 하스는 "가자지구 밖의 팔레스타인 사람들과 그 지지자들이 가자지구 사람들이 하마스를 비판하지 말고 입 다물기를 바라는 것에 화가 난다. 표면적으로는 적을 돕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는 이 무장 단체의 결정과 행동을 의심하고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것이 반역 행위라는 가정을 거부한다"라고 설명한다. 

이러한 비판적인 목소리는 점령지에서 가장 최근에 실시된 여론조사와 일치한다. 전시 중 여론조사는 극심한 어려움과 변동이 있으며, 특히 가자지구에서는 정치적 공포와 침묵이 응답의 정확성을 평가할 때 고려해야 할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몇 가지 일관된 경향을 확인할 수 있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최근 몇 달 동안 가자지구에서 하마스의 지지율은 실제로 11포인트 하락하여 3분의 1로 떨어졌다. 무장 투쟁에 대한 지지 역시 전반적으로 감소했다. "점령 종식과 독립 국가 건설이라는 팔레스타인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최선의 수단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의 응답을 보면, 서안지구와 가자지구 모두에서 무장 투쟁에 대한 지지가 1263%에서 346%로 감소했다. 가자지구에서만 56%에서 39%로 하락했다. 하마스 역시 1967년 국경선을 따라 국가를 건설하는 대가로 무기를 내려놓고 이스라엘과의 장기 휴전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음을 거듭 강조했다. 

가자지구에서도 두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가 1235%에서 362%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서안지구와 가자지구의 대다수 팔레스타인인도 이스라엘의 정착촌 확장 프로젝트와 같은 현실적인 장애물을 인정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에 대한 국제사회의 관심과 외부의 정치적 압박이 성과를 거두길 바란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점령 중인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단일 국가 해법에 대한 지지는 가자지구 전쟁 중 24%까지 떨어졌다. 대부분의 점령지 팔레스타인인들은 이스라엘과 분리되어 독자적인 국가에서 살기를 원하며, 서안 지구의 불법 정착촌을 없애기를 원한다. 식민지 프로젝트는 국제법상 팔레스타인의 권리, 특히 자결권에 위배된다. 

또한 이스라엘은 전쟁 기간 동안 팔레스타인 사회를 가장 극단적인 수준으로 비인간화했다. 전직 군인 및 안보 전문가들로 가득 찬 공격적인 엘리트와 호전적인 미디어의 선동에 따라 이스라엘 국민들은 가자지구의 학살을 압도적으로 지지했다. 이스라엘인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전쟁이 아니라 인질이다. 이스라엘 인질들의 목숨은 중요하지만 팔레스타인 인질들은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의 말을 빌리자면 "인간 동물"이다. 

복수와 보복에 동기를 부여받은 이스라엘은 자기애에 사로잡힌 사회로, 팔레스타인 국민에 대한 기념비적인 범죄에 대한 핑계로 그 상처를 이용하고 있다.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이스라엘을 잔인하고 냉정하며 끔찍한 존재로 여기며 "이스라엘로부터 나를 보호해 달라"는 생각을 가장 먼저 떠올린다. 이것이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존엄하고 동등한 권리를 누리며 살아가야 할 이스라엘 사회일까? 

어떤 미래가 펼쳐지든 팔레스타인 사람들은 자신들의 처참한 상황을 집단적으로, 민주적으로, 두려움 없이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주장하는 것은 그들의 자결권을 강화하는 것이다.

 

[원문] https://jacobin.com/2024/04/gaza-left-hamas-occupation-war-solidarity

[번역] 신현원

덧붙이는 말

바시르 아부 만네(Bashir Abu-Manneh)는 켄트 대학교의 고전, 영어, 역사학과 책임자이자 자코뱅 기고 편집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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