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를 또다시 나중으로 미뤄두려는" 대선 국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만이 지난 겨울 광장을 밝힌 무지개빛 희망을 이어간다. 권 후보는 7명의 대선 후보 중 유일하게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을 비롯한 성소수자 시민들의 대선 요구안 모두를 적극 이행하겠다고 약속하고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함께 만들겠다" 나섰다.
민주노동당-무지개행동 대선 정책협약식. 참세상
권영국 후보는 16일 오후 민주노동당 중앙당사에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정책 협약식을 체결했다. 전국 49개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이 참여하는 무지개행동은 지난달 23일 '성소수자 지키는 민주주의 실현'을 요구하며 대선 성소수자 정책 요구안을 발표하고, 각 정당 대선 후보들에게 정책 질의 및 정책 협약을 제안했으나, 7명의 대선 후보 중 이를 수용한 것은 권영국 후보 뿐이다.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는 이날 협약식에서 자신을 "광장이 만든 무지개 수호대 앨라이(ally, 성소수자 권리를 지지하고 연대하는 이들)"라 소개하고, "성별 고정관념으로부터 모두가 자유로운 나라, 성적 지향으로 차별받지 않는 나라를 광장을 지켜낸 여러분들과 함께 만들겠다"고 말했다.
권 후보는 "내란 속에 윤석열은 파면되었지만 그의 혐오 정치는 여전히 거리를 활보하고, 내란 수괴에게 잘 보이려 애쓰던 자들이 그의 극우 포플리즘을 받아들이고 있다"면서 "내란 속에 윤석열이 무너뜨리려고 했던 인권과 존엄의 가치를 우리가 되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진보 정치는 평등과 환대의 가치를 믿고, 누구도 출신과 정체성으로부터 차별받지 않고 소외되지 않을 때 우리의 미래가 진정으로 빛날 수 있다고 믿는다. 존엄이야말로 우리를 가장 강하게 하는 힘인 것을 잘 알고 있다"며 "차별 없는 나라, 평등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힘주어 약속했다.
권영국 후보는 이번 대선 10대 공약 중 네 번째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서 차별 없는 나라, 여성과 소수자들이 혐오와 위험으로부터 안전한 사회를 만들겠다" 제시한 바 있다.
박한희 무지개행동 공동대표가 권 후보에게 '무지개 동지' 뱃지를 달아주고 있다. 참세상
박한희 무지개행동 공동대표는 협약식에서 21개 성소수자 대선 정책 요구 중 핵심과제 네 가지로 △정부 차원 성소수자 통계 및 실태조사 체계 구축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동성혼 법제화 △ 트랜스젠더 성별인정법 제정을 제시하며 "성소수자의 존재를 국가가 제대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박 대표는 "지난 4개월 동안 광장에서 정말 많은 소수자들이 나서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고 발언하는 등 여러 노력을 기울였지만, 여전히 성소수자는 지워지고 나중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대선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 거의 일주일이 지나고 있지만, 7개 후보 중에서 차별금지법을 제대로 공약한 후보는 민주노동당 권영국 후보 밖에 없다는 걸 보더라도, 차별과 혐오를 막는 과제들이 계속해서 밀려나고 있는 것이 드러난다"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박 대표는 이어서 "그렇기에 오늘 민주노동당과의 정책 협약이 훨씬 더 뜻깊다고 생각한다"며 "오늘의 어떤 협약과 더 많은 의견 교환을 통해서 정말 21대 대선에서 성소수자들의 이야기가 널리 퍼지고 새 정부에서도 성소수자 국정과제가 힘있게 추진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권순부 무지개행동 사무국장은 권영국 후보가 "대선 기간에 유일하게 성소수자의 삶과 목소리를 담아낼 수 있는 후보를 자임해주셔서, 그런 후보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어렵고 또 뜻깊은 일인가를 새삼 절감하면서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마음을 전했다. 권 사무국장은 또한 "특히 이번 선거는 진보 3당이 공동으로 대응을 하고 권영국 후보를 지지하고 나서 더욱 더 뜻깊은 순간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사무국장과 함께 권영국 캠프에서 성소수자 공동선대위원장을 맡고 있는 사루 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사무국장은 "모두가 진보 정치의 위기, 사회운동의 위기를 이야기를 하지만, 성소수자 인권 증진과 평등 정치를 위해서 진보 정당이 해야 하는 역할이 아직 남아 있다고 생각한다"며 "권영복 후보가 꼭 당선되어, 대통령으로서 성소수자 인권 증진을 위해 힘써주시길 부탁드리고, 당락과 관계없이 선거 이후에도 진보 정치・평등 정치의 동료로서, 함께 성소수자 인권 정치를 위해서 함께 싸우는 동지로 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