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이 일상이 된 기후위기의 시대, 다급하고 절실한 '에너지 전환'의 길은 여전히 더디고 부정의한 방식으로 흐르고 있다. 원인과 대안은 무엇일까. 공공재생에너지연대가 오는 6월 18일 오후 2시 국회도서관 강당에서 '공공재생에너지 국제 심포지엄'을 열고 답을 찾아간다. '에너지 공공성'을 고민하는 해외 주요 전문가를 초청해 세계 각국에서 부상하고 있는 공공재생에너지 운동을 조망하고,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을 위한 대안적 경로를 살펴보는 자리다.
첫 발표는 에너지민주주의노조네트워크(TUED)의 션 스위니 코디네이터가 맡았다. 그는 “공공재생에너지의 부상, 왜 중요한가?”를 주제로 지난 30여 년간 추진된 시장화된 에너지 전환이 전 지구적으로 실패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그 대안으로 공공적 경로의 필요성을 제기한다.
2013년 결성된 TUED에는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를 포함하여 48개국 120여 개 노동조합이 참여하고 있다. 션 스위니는 TUED를 이끌면서 시장화된 에너지 전환의 실패와 에너지 전환의 공공적 경로에 관한 다수의 연구를 발표한 공공재생에너지 운동과 이론의 대표적 인물이다.
이어서 베라 웨그만이 “유럽 에너지 민영화의 실패와 공공적 대안”을 짚는다. 흔한 오해와 달리 유럽의 에너지 자유화와 에너지 시장은 성공적으로 작동하지 않았고, 에너지 전환의 핵심에는 공공 소유권이 있다는 점을 발표할 예정이다.
베라 웨그만은 영국 그리니치대학교 국제공공노련연구소(PSIRU) 소장으로 유럽의 에너지와 교통·물·사회 복지·의료 등 필수 공공서비스를 연구하는 학자다. 그의 대표적 작업으로는 유럽의 에너지 민영화를 비판하고 공공적 전환을 주장한 <공공으로: 유럽을 위한 저렴하고 민주적인 탈탄소 에너지 시스템(Going Public: A Decarbonised, Affordable and Democratic Energy System for Europe, 2019, PSIRU, University of Greenwich>이 있다.
기후·환경단체와 노동조합, 진보정당 등이 결성한 공공재생에너지연대의 구준모 활동가는 “에너지 전환의 현실과 공공재생에너지법의 필요성”을 발표한다. 우리나라 에너지 전환의 현실을 지체된 전환과 부정의한 전환으로 진단하고, 공공재생에너지를 통한 정의로운 전환의 가능성을 살피면서 공공재생에너지법의 제정을 제안할 것이다.
토론자로는 김석 민주노총 정책국장, 김보림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김동주 한국환경사회학회 이사, 이정필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 소장, 임국현 산자부 재생에너지정책과장이 참여해 고민을 나눈다.
공공재생에너지연대와 함께, 더불어민주당 정진욱·박지혜·허성무, 조국혁신당 서왕진, 진보당 정혜경 국회의원이 공동주최하는 이번 심포지엄으로, 국내에서도 공공재생에너지에 관한 활발한 논의와 제도 개혁을 위한 사회적 힘이 모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오는 24일부터는 '공공재생에너지법' 제정을 위한 '국민동의청원' 캠페인도 시작된다.
한편, 다음날 19일 오후 2시에는 션 스위니 코디네이터와 베라 웨그먼 소장의 강연회가 서울 정동 프린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이어진다. 강연회는 국제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내용을 보다 자세히 톺아보고 함께 토론할 수 있는 기회다.
18일과 19일, 이틀간의 행사는 모두 한영 동시통역을 제공한다. 심포지엄 참여를 원하는 이들은 온라인 링크를 통해서 참가 신청을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