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공항 노동자들 무기한 파업 돌입...“노동자·시민 모두 안전한 공항을”

전국 공항 노동자들이 10월 1일, “죽음의 공항을 멈추는” 파업에 돌입했다. 인천국제공항과 김포공항 등 전국 15개 공항에서 공항 운영 업무를 맡고 있는 자회사 노동자들은 공항 노동자들의 안전이 곧 공항 전체와 여객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다며 “죽음의 공항을 멈추고 안전한 일터·안전한 공항을” 만들기 위한 무기한 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전국공항노동조합 전면파업 1일차 결의대회 현장. 전국공항노동조합 제공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와 전국공항노동조합이 참여하고 있는 전국공항노동자연대는 10월 1일 오전 6시를 기점으로 무기한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이번 파업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의 자회사 소속으로 전국 15개 공항(인천, 김포, 원주, 양양, 포항경주, 울산, 김해, 대구, 사천, 여수, 청주, 군산, 광주, 무안, 제주) 및 항공기술훈련원, 한국공항공사 항로시설본부 등에서 보안검색, 보안경비, 소방안전시설관리, 전력 및 기계시설관리, 항공등화, 기계급유, 탑승교, 정보통신, 부대교통, 자기부상열차, 셔틀버스, 셔틀트레인, 터미널운영, 환경미화, 주차단속 및 교통관리 등 공항 운영을 책임지는 노동자들이 참여한다. 전국공항노동자연대 조합원들은 약 1만 5천 명으로, 이번 파업에는 필수 인력을 제외한 6,200여 명의 노동자들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공항노동자연대는 지난 19일 하루 파업을 통해 공항 노동자들이 마주한 “열악한 노동환경과 불공정 계약 구조의 개선”을 요구했으나 사측은 노동자들의 교섭 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에 “죽음의 공항을 멈추고 안전한 일터·안전한 공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일손을 놓고” 무기한 파업에 나선다며 “공항 노동자의 생존권과 공정한 처우, 공항 안전을 위한” 투쟁에 시민사회의 너른 관심과 연대를 호소했다.

파업에 나선 공항 노동자들의 핵심 요구는 △연속 야간 근무를 강요하는 교대근무제 개편 △인력 충원 △한국공항공사와 자회사 간 계약에 적용되어 저임금 체계 유지에 영향을 주는 낙찰률 제도 개선 등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부 전면파업 1일 차 결의대회 현장. 공공운수노조 제공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열린 공공운수노조 인천공항지역지부 전면파업 1일 차 결의대회에서 성영일 인천공항지역지부 운송지회장은 “1년 전 국정감사에서 이학재 사장은 자회사 인력 문제로 감사위원들께 강한 질타를 받았다. 같은 자리에서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은 4단계 개항으로 늘어나는 업무량에 맞춰 합리적인 규모로 인력을 증원하겠다”고 약속했으나, 1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합리적인 인력 증원은 커녕, 공항공사는 내년도 계약 인원을 줄이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한다”며 “과중한 업무와 연속 야간노동으로 노동자들이 쓰러져가도, 공항 공사는 나 몰라라 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성 지회장은 파업에 나선 노동자들의 요구는 “그저 일하다 죽지 않기 위해, 연속 야간노동을 없애고 필요한 인력을 충원하라는 것”이라며 “4단계 개항으로 업무량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는데, 그에 따라 인력을 증원해 달라는 요구가 공항공사는 무리한 요구라고 한다”며 어떻게 “그것이 무리한 요구인가”, “오히려 늘어난 업무를 인력 증원 없이 수행하라는 것이 더 무리한 요구가 아닌가”라고 일갈했다.

성영일 지회장은 또한 “우리가 원하는 것은 단 하나, 안전한 일터와 안전한 공항을 만드는 것”이라며 “끝까지 투쟁으로 우리의 권리를 쟁취하자”고 힘 주어 이야기했다.

박종철 인천공항지역지부 특경대지회 교육국장은 “인천공항의 4단계 공사가 끝난 뒤 우리의 책임 구역이 크게 넓어졌으나, 교대제 개편 합의는 아직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환기하면서, “약속은 지켜지지 않은 채 늘어난 업무만 우리에게 떠넘겨지고 있다”, “책임은 커졌지만 인력은 늘지 않았다”고 규탄했다.

박 국장은 “사람은 부족한데 구역만 넓히면 결국 안전이 무너질 수밖에 없고, 노동자의 안전이 지켜져야 여객의 안전도 지켜진다”면서 “이 사실을 경영진과 공항공사는 더 이상 외면해서는 안 될 것”이라 강조했다.

또한 교대제의 문제도 지적하면서 세 살 된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자신이 “연속된 야간 근무에 투입되면 아이의 얼굴을 3일간 보지 못한다”, “아이가 자라는 모습을 보지 못하고 매주 아빠가 3일간 집을 비워야 한다”면서 “이러한 현실을 우리는 언제까지 견뎌야 하나”,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 “우리도 누군가의 소중한 부모이고 자녀이며 남편이고 아내이다”, “가정을 지킬 권리, 아이와 함께 할 권리를 빼앗기면서 일할 수는 없다”고 절박한 심정을 전했다.

그러면서 박 교육국장은 “합의된 교대제 개편을 지켜달라, 늘어난 책임 구역에 맞게 인력을 충원해 달라,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보장해 달라”는 노동자들의 요구는 “곧 공항의 안전과 여객의 안전을 지키는 길”이라고 강조하고, 투쟁으로 “단호하게 우리의 권리를 지켜내자”고 이야기했다.

이들 공항 노동자들은 추석 명절 연휴에도 “노동자와 시민 모두가 안전한 공항을 쟁취”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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