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소련의 나치전보다 장기화

역사가 말하는 키이우의 전망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북동부 하르키우(Kharkiv)의 주거 지역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고 있는이른바 특별 군사 작전은 1월 13중요한 이정표를 넘었다이 전쟁은 블라디미르 푸틴의 악명 높은 전임자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이 나치 독일과의 전쟁을 끝낼 때까지 걸린 1,418일보다 더 오래 지속되고 있다.

두 전쟁은 엄밀히 비교하기 어렵다하지만 몇 가지 중요한 유사점은 분명히 존재한다그중 가장 희망적인 유사점은침략은 결국 대가를 치른다는 교훈이다.

초기에는 고전했지만스탈린의 소련은 전세를 뒤집고 독일군과 그 동맹국들을 자국 영토에서 몰아냈다이는 평범한 소련 시민들의 영웅적인 희생과미국이 제공한 대규모 지원 덕분이었다.

오늘날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략에 맞서 싸우는 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요인은 분명히 우크라이나인들의 영웅적인 저항이다물론 서방 동맹국들의 지원도 그 일부분이다하지만 그 지원은 일관되지 않고때때로 소극적이며확고함이 부족했다이러한 점이 키이우가 점차 수세로 밀리고 있는 원인이기도 하다.

최전선 도로 위의 얼음 터널’. 눈과 혹한 속에서도우크라이나 남부와 동부에서 우크라이나 수비대는 러시아 침략자에 맞서 계속 싸우고 있다영토방위군 제127 독립여단(127th Separate Brigade of the Territorial Defence Forces). 출처ukraine_ua

최근 우크라이나의 후퇴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전쟁 종결 접근 방식 탓으로 돌리는 것은 쉬운 일이다2차 세계대전 당시독일은 서방 동맹국과 협상을 시도하며 전력을 소련과의 전쟁에 집중하려 했지만이러한 시도는 줄곧 거절되었고()나치 연합은 독일 항복까지 견고하게 유지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트럼프와 푸틴이 협상에 이를 가능성은 매우 크며이는 러시아를 약화하기는커녕 오히려 더 대담하게 만들 위험이 있다그러한 협상은 우크라이나 영토의 양보와 유럽 내에서 러시아가 다시 침략할 여지를 남기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그러나 우리는 또 하나를 기억해야 한다트럼프가 다시 백악관에 들어선 건 불과 1년 전이며러시아의 전면 침공은 벌써 4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전쟁 초기 3년 동안서방 동맹국들은 러시아에 어떤 양보도 허용하지 않았고이는 2차 세계대전에서 동맹국들이 독일과의 협상을 거절한 태도와 유사하다.

하지만 그들이 하지 않은 일도 있다우크라이나가 침략자를 물리칠 수 있도록 조건 없고 제한 없는 지원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점이다어떤 무기를얼마나얼마나 빨리어떤 조건으로 제공할지를 두고 끊임없는 논쟁이 벌어졌고이는 우크라이나 국민과 군대에 깊은 좌절감을 안겼다이러한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 체제 아래서 더 악화했을 수 있지만그의 임기 이전부터 시작된 문제였다.

물론현재 우크라이나가 직면한 절망적인 상황을 전적으로 서방의 미흡한 지원 탓으로만 돌릴 수는 없다러시아는 이웃 국가에 아무런 도발도 없이 전쟁을 일으켰으며현재도 우크라이나의 핵심 기반 시설을 대상으로 국제 인도법을 위반하는 공격을 계속하고 있다.

그런데도우크라이나 내부의 심각한 부패 스캔들도 전쟁 수행 능력에 타격을 입혔다그중에는 주요 에너지 시설이 러시아 공습에 취약한 상태로 방치된 일도 있었다이런 일들은 국가의 회복력을 약화하고대중과 군의 사기를 떨어뜨렸으며서방 내 우크라이나 지원 반대론자들에게 명분을 주었다.

여기서도 2차 대전과의 유사성이 드러난다현재 서방에서는 우크라이나의 부패 문제그리고 대통령정부의회의 민주적 정당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이는 독립 이후 우크라이나가 오랫동안 안고 있던 문제다.

그러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은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으며존재적 위협에 맞서 싸우고 있는 국가의 민주적 지도자다그는 헌법을 어기고 영토를 넘기지 않겠다는 입장을 지속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2차 세계대전 동안 연합국은 히틀러(Hitler)와 협상하지 않았다미국영국캐나다가 주도한 무기대여법(Lend-Lease) 프로그램은 제전선을 열었고유럽의 3분의 2를 파시즘으로부터 해방했다하지만 지금우크라이나가 받는 건 유럽의 동정심뿐이다출처Valera

하지만 1940년대의 서방 동맹국들은 스탈린을 도왔을 때그러한 정당성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서방은 기꺼이 스탈린을 지원했으며그가 우크라이나 농민들을 아사시키며 집단학살을 저질렀고폴란드 장교단 전체를 처형했으며수천만 명을 강제 이주시키려 했던 독재자였음에도 그랬다.

서방은 지금도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1940년대 서방 동맹국들의 선택은 도덕적으로 논란이 될 수 있다하지만 그 선택은 우선순위에 대한 확고한 인식과당시 최대 위협을 물리치려는 단일한 집중력에서 비롯되었다.

오늘날에는 그런 집중력이 보이지 않는다특히 트럼프의 백악관은 더욱 그렇다그는 푸틴과 젤렌스키 중 누가 전쟁과 평화 실패의 책임자인지조차 판단하지 못하는 듯 보이며이 전쟁에 집중할 긴박감도 결여되어 있다.

더 심각한 것은트럼프가 추구하는 여러 외교적 딴짓들이 오히려 평화 달성을 방해하고 있다는 점이다덴마크의 자치 지역인 그린란드를 병합하겠다는 위협은푸틴이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하려면 필요한 서방의 단결된 메시지와는 정반대의 신호를 보낸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작전이란에 대한 추가 공습 위협 등 다른 지역에서의 도발 행위들 역시이미 불안정한 세계를 더욱 혼란스럽게 만들고 있으며미국의 외교 정책이 지닌 위선과 이중 잣대를 드러내고 있다.

푸틴은 히틀러도 스탈린도 아니다하지만 트럼프 역시 루스벨트나 트루먼 같은 전시 지도자들과 비교할 수 없다유럽에도 처칠 같은 리더는 보이지 않는다그런 의미에서우크라이나 전쟁은 앞으로도 몇 개의 무거운 이정표를 더 남긴 뒤에야다시 한번 침략은 대가를 치른다는 교훈이 입증될 기회를 맞이할지도 모른다.

[출처] Russia’s full-scale invasion of Ukraine outlasts the Soviet fight with the Nazis – here’s what history tells us about Kyiv’s prospects

[번역] 하주영 

덧붙이는 말

스테판 볼프(Stefan Wolff)는 영국 버밍엄대학교(University of Birmingham) 국제안보학 교수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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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우크라이나 푸틴 스탈린 도널드 트럼프 반나치 연합 2차 세계대전 침략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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