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란 전쟁은 무모하고 충동적이며 파괴적인 대통령의 비이성적 결정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공격의 이면에는 중국의 핵심 자원 접근을 차단하려는 워싱턴의 의지에 기반한 지정학적 논리가 작동했다.
미국과 중국 간 자원 전쟁은 양측이 서로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의지를 더 가속했다. 두 강대국은 지난 50년 동안 함께 구축해온 통합된 경제 질서를 해체하고 있다. 사진 출처: South China Morning Post
2026년 2월 23일 아침, 베냐민 네타냐후는 예루살렘에서 도널드 트럼프에게 전화를 걸어 이란 전쟁의 흐름을 바꿀 정보를 전달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를 포함한 고위 인사들이 토요일 테헤란의 한 시설에 모일 예정이며, 단 한 차례 공습으로 공격할 수 있는 상태라는 내용이었다. 당시 트럼프는 마러라고에 있었다.
그로부터 2주 전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워싱턴에서 3시간 동안 회담을 진행했으며, 참석자들은 이를 엄중하고 긴박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공동 작전을 구체적으로 계획했다. 이 회담 이전에도 트럼프는 이란에서 벌어진 반정부 봉기 이후 대규모 병력을 중동에 배치했다. 그는 이란 공격을 고려하고 있었지만, 시점은 확정하지 않았다.
네타냐후와의 통화 이후 트럼프는 중앙정보국(CIA)에 이스라엘 정보의 진위를 확인하라고 지시했다. 정보는 사실로 확인됐다. 사흘 뒤 제네바에서 재러드 쿠슈너와 스티브 위트코프가 전화를 걸어 이란과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보고했다. 이 시점에서 트럼프는 계획, 작전 기회, 외교적 교착이라는 요소가 모두 맞물렸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에픽 퓨리 작전’이 실행됐고, 이는 하메네이를 사망하게 하며 전쟁을 촉발했다.
그러나 미국과 이란의 충돌은 이 전화 통화나 이스파한 지하의 농축 우라늄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다. 그 시작은 8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워싱턴과 베이징이 미래 산업 구조를 둘러싸고 조용한 생존 경쟁에 돌입한 시점이었다. 이는 일반인이 잘 알지 못하는 광물 관련 무역 발표 속에 숨겨진 치열한 전략 경쟁이었다. 그 토요일 아침 테헤란 공습의 이유를 이해하려면 페르시아만이 아니라 내몽골의 ‘암 마을(cancer villages)’로 시선을 옮겨야 한다.
몽골의 암
내몽골 바오터우(Baotou) 북쪽 150킬로미터 지점의 바이윈어보(Bayan Obo) 광산 지역에서는 현대 세계를 움직이는 핵심 광물이 채굴된다. 중국 희토류 매장량의 80% 이상이 고비사막 인근 이 지역에 집중돼 있다.
희토류 생산은 1990년대에 본격적으로 확대됐다. 서방 국가들이 이 광물 채굴이 너무 오염되고 독성이 강하다고 판단해 자국에서 생산하지 않기로 했기 때문이다. 대신 중국이 이를 맡았다. 1990년부터 2000년 사이 중국의 생산량은 450% 증가했고, 서방은 자국 광산을 폐쇄한 채 이를 외면했다.
그러나 그 대가는 컸다. 제련 과정에서 발생한 독성 및 방사성 폐기물이 노출된 채 저장되며 황허강으로 스며들었다. 바오터우 주변 마을들은 ‘암 마을’로 불리게 됐다. 조사 결과 뼈 질환과 선천적 기형이 급증했고, 아이들은 거리에서 놀다가 방사성 먼지를 흡입했다.
희토류를 덜 파괴적인 방식으로 추출하는 기술은 존재하지만, 비용이 더 많이 든다. 중국은 더 저렴한 방식을 선택했다. 그 결과 암 마을의 폐허는 녹슨 파이프와 버려진 시설 사이에 여전히 남아 있다.
중국의 지배력은 단순한 지질학적 행운이 아니다. 희토류는 전 세계에 존재하지만, 채굴이 경제적으로 가능한 고농도 매장지는 드물고, 분리 과정도 매우 복잡하다. 자연 상태에서 결합한 화학 구조를 분리하려면 100단계 이상의 공정과 강력한 산이 필요하다.
1980년대 이후 중국 정부는 이 공정을 장악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고, 공급망 전반을 보조금으로 지원했다. 그 결과 중국은 광산뿐 아니라 정제 기술까지 지배하게 됐다. 현재 중국은 세계 희토류의 약 70%를 채굴하고 90%를 정제한다. 미국에서 채굴된 광물의 상당 부분도 중국으로 보내져 가공된 뒤 다시 돌아온다.
희토류는 전기 모터, 스마트폰 화면, 항공기 엔진 등 거의 모든 산업에 사용된다. 그러나 군사적 중요성이 특히 크다. F-35 전투기, 버지니아급 잠수함, 토마호크 미사일, 프레데터 드론 등 미국 군사력의 핵심 장비에 희토류가 필수적으로 사용된다.
2025년 말 기준 미국은 일부 핵심 중희토류를 중국 외 지역에서 조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현대 산업과 군사 체계의 숨겨진 기반이 단일 국가에 의존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곧 이 우위를 활용하려 했다.
중국 상무부 공지 61호
2025년 내내 트럼프는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를 점진적으로 인상하며 압박을 강화했다. 중국은 매번 정교한 대응 조치를 내놓았다. 그러나 관세 전쟁이 베이징에 고통을 주는 수준이었다면, 기술 전쟁은 생존의 문제였다. 중국의 분노는 2025년 4월 ‘해방의 날(Liberation Day)’보다 더 이전,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중국이 ASML의 첨단 반도체 장비를 확보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 조용한 외교전을 벌였다.
네덜란드 기업 ASML은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생산하는 유일한 기업으로, 당시 1억 5천만 달러 규모의 장비를 중국에 수출하려고 했다. 그러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직접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설득했고, 결국 장비는 중국으로 가지 않았다.
하나의 거래를 막는 데서 시작된 조치는 조 바이든 행정부를 거쳐 트럼프 2기까지 이어지며 구조적으로 고착된 기술 봉쇄로 확대됐다. 이 봉쇄는 첨단 반도체 장비뿐 아니라 반도체 자체까지 대상으로 삼았고, 점차 기술 수준이 낮은 분야까지 확대되며 기업들을 블랙리스트에 추가했다. 그 논리는 단순하고 냉혹했다. 인공지능을 구동하는 첨단 반도체를 차단하면 차세대 핵심 기술에 대한 중국의 주도권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베이징에 이것은 단순한 무역 분쟁이 아니었다. 이는 중국이 세계 최강국 문턱에 도달하는 순간 이를 억제하려는 전략적 포위였다. 더 큰 모욕은 바오터우 인근에서 중국 노동자들이 희토류를 채굴하며 건강을 희생해 확보한 자원에서 파생된 기술에조차 접근이 차단됐다는 점이었다. 중국은 자원을 채굴하는 역할만 맡고 그 성과를 누릴 수 없다는 의미였다.
2025년 4월, 베이징은 결국 인내의 한계에 도달했다. 중국은 주요 희토류 제품에 대한 수출 제한을 도입하며 미국 방산 산업을 겨냥한 경고를 보냈다. 이는 트럼프의 세 자릿수 관세에 대한 대응이자 7년간 이어진 반도체 규제 강화에 대한 반발이었다.
이 조치는 일정 부분 효과를 거뒀고, 5월 제네바에서 양측은 90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관세는 30%로 낮아졌고 광물 수출 통제도 일시 중단됐다. 그러나 3개월은 문제를 해결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2025년 10월 제네바 합의가 흔들리자 중국은 다시 희토류 카드를 꺼냈고, 이번에는 훨씬 강력하고 제한 없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중국 상무부의 ‘공지 61호(Announcement No. 61)’는 건조한 표현을 사용했지만 그 파장은 컸다. 이 조치는 17종 희토류 중 12종에 대해 수출 통제를 확대하고, 중국산 소재가 조금이라도 포함된 자석 제품에 대해 수출 허가를 요구했다. 이는 생산 국가와 관계없이 적용됐다.
예를 들어 독일 기업이 소량의 중국산 희토류를 사용해 제품을 생산한 경우에도, 이를 다른 국가로 수출하려면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했다. 또한 공지 61호는 군사용 희토류 수출을 전면 금지했다. 이러한 법적 구조는 미국이 오랫동안 사용해 온 ‘해외직접제품규칙(foreign direct product rule)’을 거의 그대로 차용한 것이었다.
워싱턴은 크게 동요했다. 첨단 산업의 핵심 자원에 대한 접근이 급격히 제한됐기 때문이다.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는 중국이 “자유 세계 전체의 공급망과 산업 기반에 바주카포를 겨눴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격렬하게 반응하며 기존 30% 관세에 추가로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고, 핵심 소프트웨어 수출 통제도 검토했으며, 한국에서 예정된 시진핑과의 회담을 취소했다. 그러나 이러한 분노는 오래가지 않았다.
트럼프가 트루스 소셜에서 격앙된 반응을 보인 지 며칠 만에 양측은 조용히 출구를 모색하기 시작했다. 10월 30일, 트럼프와 시진핑은 부산 김해국제공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회담했다. 양측은 10월 이전 상태로 되돌리는 합의를 이뤘고 이를 외교적 성과로 포장했다.
미국은 관세를 상당 부분 인하하고 반도체 및 장비 수출 규제를 일부 완화했다. 중국은 공지 61호를 1년간 유예했다. 희토류 위기는 일시적으로 봉합됐다. 그러나 베센트가 말한 ‘바주카포’는 단지 다시 보관됐을 뿐이었다. 중국은 언제든 이를 다시 사용할 수 있었다.
트럼프는 기자들에게 시진핑과의 회담을 10점 만점에 “12점”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다른 관측자들은 그렇게 낙관적으로 보지 않았다. 학자 진찬룽(Jin Canrong)은 부산 회담이 미·중이 “동등한 강대국”이 됐음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중국 엘리트들은 강경 대응이 효과적이며 미국을 궁지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교훈을 얻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다른 결론을 내렸다. 그는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전략적 병목이 존재한다는 사실에 굴욕을 느꼈다. 그리고 그에 대응할 수 있는 수단을 찾고자 했다. 그의 시야에는 이미 하나의 대상이 들어와 있었다. 바로 산둥성의 정유 시설이었다.
산둥의 티팟 정유소(중국 민간 소형 정유사)
산둥성 해안을 따라 수백 킬로미터에 걸쳐 산업 지대가 펼쳐진다. 저장 탱크와 분해 타워, 정유 시설 굴뚝이 어촌 마을 위로 솟아 있다. 이 지역에 밀집한 독립 정유소들은 초기 규모가 작았기 때문에 ‘티팟(teapots)’이라는 별칭을 얻었다. 이들은 2015년 베이징이 석유 수입에 대한 국영 독점을 해제하면서 처음으로 수입 허가를 받았다.
10년도 채 되지 않아 이들 정유소는 중국 전체 정제 능력의 4분의 1을 차지하게 됐고, 약 10조 위안 규모의 지역 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산업으로 성장했다. 수십만 개의 일자리가 생산 현장뿐 아니라 물류, 화학, 관련 서비스 분야까지 이어졌다. 산둥 정유 단지는 중국 경제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특정한 방식의 원유에 의존한다.
그 비결은 제재였다. 미국이 이란과 베네수엘라를 서방 시장에서 배제하면서, 질문 없이 원유를 인수할 구매자에게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하는 공급망이 형성됐다. 티팟 정유소들은 이를 적극 활용했다.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중질유는 말레이시아, 오만, 인도네시아산으로 재표기됐고, 국제 해역에서 선박 간 이전을 통해 재브랜딩됐다. 이 과정에서 유조선은 위치추적 장치를 끈 상태로 운항했다.
2025년 기준 이란과 베네수엘라산 제재 원유는 중국 전체 수입량의 약 17~18%를 차지했다. 중국 국영 대형 정유소들은 직접 관여하지 않았고, 티팟 정유소들이 이러한 거래를 담당했다. 이들은 형식상 민간 기업이지만 국영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국가 시스템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 베이징은 항만 접근과 묵인 정책을 제공하며 이 구조를 가능하게 했다.
티팟 정유소의 경쟁력을 만든 요소들(할인된 중질유 의존, 비공식 물류망, 제재 대상 공급자)은 동시에 취약성으로 작용했다. 정유소 자체가 아니라 공급망을 공격하면 큰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이를 인식하고 산둥의 공급망을 겨냥하기 시작했다.
신냉전이 카리브해로 확장됐다
2026년 1월 3일 밤, 미 특수부대는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를 체포해 뉴욕으로 이송했다. 그는 마약 테러 혐의로 기소됐다. 워싱턴은 이를 법 집행 작전으로 규정했지만, 베이징에는 재앙에 가까운 사건이었다.
베네수엘라는 단순한 교역 상대가 아니었다. 이 국가는 중국이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많은 국가 지원 대출을 제공한 대상이었다. 총 1,000억 달러 이상, 106건의 대출이 체결됐으며 대부분 석유를 담보로 하는 구조였다. 중국개발은행은 사실상 베네수엘라 원유를 담보로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그러나 마두로가 축출되고 미국이 베네수엘라 석유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그 담보는 미국의 손에 넘어갔다.
베이징은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마두로의 즉각 석방을 요구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응답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원유 판매 수익의 첫 5억 달러는 카타르 은행 계좌로 이전됐고, 이는 베네수엘라와 중국 채권자 모두의 접근이 차단된 상태로 관리됐다.
이후 에너지가 어떻게 정밀한 전략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사례가 이어졌다. 베네수엘라는 쿠바에 하루 약 3만 5천 배럴의 석유를 공급해왔고, 이는 석유 의존도가 높은 쿠바 전력망에 필수적이었다. 트럼프는 이 공급을 즉시 차단하고 이를 대체하려는 국가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했다. 몇 주 만에 쿠바 발전소가 가동을 멈췄고, 3월에는 전력망이 완전히 붕괴했다. 전국적인 정전이 발생했고, 시위가 금지된 국가에서 거리 시위가 벌어졌다.
이 조치의 전략적 목적은 트럼프의 행정명령에서 명확히 드러났다. 쿠바에는 러시아의 최대 해외 신호정보 수집 시설이 있었고, 이는 냉전 시기부터 미군 통신을 감청해왔다. 또한 베주칼 시설을 포함한 4개의 중국 감청 기지도 존재했다. 이 시설들은 미 중부사령부 본부와 마러라고 등을 감시할 수 있었다.
트럼프는 쿠바 석유 금수 해제 조건으로 정권 교체를 요구했다. 이를 통해 러시아와 중국의 정보 수집 능력을 약화하려 했다.
산둥의 티팟 정유소들에게 마두로 체포는 예상하지 못한 공급 충격이었다. 이들의 사업 모델은 베네수엘라 중질유에 기반하고 있었다. 이 원유는 황 함량이 높고 처리 난도가 크지만, 브렌트유보다 배럴당 10~15달러 저렴해 경제성이 있었다.
작전 이후 몇 주 만에 아시아로 향하는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은 67% 감소했다. 전년도에 전체 수출의 4분의 3을 차지했던 중국 구매자들은 새로운 상황에 직면했다. 트럼프는 이제 시장 가격을 적용하겠다고 밝혔고, 할인 혜택은 사라졌다.
산둥 정유소들은 대체 공급원을 찾거나 수익 감소를 감수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전문가들은 이들이 이란산 중질유로 이동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란 원유는 브렌트유보다 약 10달러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가장 저렴한 대안이었다. 베이징은 이 전환이 어렵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네타냐후와 트럼프는 다른 계획을 하고 있었다.
범 아라비아의 꿈
미국과 이스라엘 공군이 이란 전역을 공격하는 와중에도 트럼프와 네타냐후는 석유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이스라엘이 이 전쟁에서 원하는 것은 이란 정권 제거에 그치지 않았다. 네타냐후는 지역 질서를 재편하려 했다. 이란이 개전 직후 기뢰를 설치하고 봉쇄한 호르무즈 해협의 폐쇄는 이스라엘에 단순한 위기가 아니라 활용할 기회였다.
수십 년 동안 걸프 지역 석유는 호르무즈를 통해 동서로 이동했다. 과거에도 대안이 제시된 적이 있었다. 1940년대 후반 미국 기업들이 건설한 ‘탭라인(Tapline)’이라 불리는 범 아라비아 송유관이다. 이 송유관은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를 요르단과 시리아를 거쳐 레바논 시돈 항까지 운송했다. 당시 세계에서 가장 긴 송유관 중 하나였지만, 아랍 정치 갈등과 지역 분쟁으로 1970년대 중반 이후 사실상 중단됐다.
네타냐후는 이 구상을 부활시키되 종착지를 이스라엘로 바꾸려 했다. 2017년에 제안한 계획은 사우디 얀부항에서 요르단을 거쳐 에일라트까지 약 700킬로미터 송유관을 건설하고, 기존 에일라트-아슈켈론 송유관을 통해 지중해로 연결하는 것이었다. 이 경로는 호르무즈 해협과 바브엘만데브 해협을 완전히 우회한다. 연간 수억 달러에 달하는 통행료는 이스라엘 재정으로 들어가고, 석유는 유럽으로 공급된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이 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지만, 사우디는 냉담하게 반응했다. 그러나 2026년 호르무즈 위기는 이 구상에 새로운 동력을 부여했고, 네타냐후는 이를 공개적으로 다시 제시했다. 그는 얀부-에일라트 송유관을 3년 안에 건설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구상의 지정학적 의미는 더 깊다. 걸프 석유를 호르무즈 대신 지중해 항구로 보내는 체계는 미·중 경쟁의 경제적 구조 자체를 바꾼다. 육상으로 아슈켈론을 거쳐 유럽으로 향하는 석유는 아시아 구매자에게는 더 비싸지고 유럽에는 더 저렴해진다. 이는 에너지 흐름을 중국에서 미국 동맹국으로 재배치하는 효과를 낳는다.
네타냐후가 예상했거나 오히려 기대했을 가능성이 있는 또 다른 결과는 분열하면서도 급진화된 이란이었다. 이러한 이란은 걸프 왕정 국가들에 지속적인 위협이 되고, 결국 이들 국가는 자신들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가 이스라엘이라고 판단하게 된다.
2026년 3월 말, 아랍에미리트 외교 고문 안와르 가르가시는 네타냐후의 계산이 맞았음을 확인했다. 이란의 미사일과 드론 공격은 걸프 국가들에 이란을 최대 위협으로 각인시켰고, 아랍 국가들은 외교적 입장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그는 “우리를 겨냥하는 이스라엘의 미사일과 드론은 2천 개가 아니라, 이란의 것이 2천 개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해협
트럼프는 이 기회를 포착하고 3월 말 사우디에 아브라함 협정 참여를 촉구했다. 그러나 네타냐후가 송유관을 구상한 것과 달리, 트럼프는 유전을 직접 장악하려 했다. 그는 이미 카라카스에서 그 모델을 시험했다.
마두로가 체포된 이후 부통령 델시 로드리게스는 자리를 유지하며 미국과 협력하는 창구 역할을 했다. 트럼프는 테헤란에서도 같은 구조를 원했다. 즉 생산과 가격 정책에 협조하는 유연한 친미 정권을 구축하려 했다. 한 행정부 관계자는 “델시 로드리게스 같은 인물을 세우는 것이 핵심이다”라고 말했다. 트럼프도 3월 말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솔직히 말해 이란의 석유를 가져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든다”고 밝혔다.
외교가 실패할 경우 더 강경한 선택지도 있었다. 이란 원유 수출의 약 90%가 통과하는 하르그 섬은 미군의 작전 범위 안에 있었다. 한 백악관 관계자는 “한 달 정도 더 압박하면 하르그 섬을 장악하고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이후 “하르그를 점령하면 일정 기간 주둔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3월 26일 트럼프는 호르무즈 해협을 “나와 아야톨라가 함께 통제할 것”이라고 언급했고, 하루 뒤에는 이를 “트럼프 해협”이라고 부르기까지 했다.
카라카스에서 테헤란으로 이어지는 흐름은 우연한 기회주의가 아니었다. 이는 라보뱅크(Rabobank) 전략가 마이클 에브리가 명확히 설명한 전략의 윤곽이었다. 중국은 오랜 기간 산업 정책과 무역 정책을 통해 지정학적 우위를 확보해왔다. 공급망을 통제하고 경제적 의존성을 지렛대로 활용했다. 그러나 중국은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자원을 수입해야 했고, 미국은 중국이 아직 따라올 수 없는 수단을 활용하려 했다.
에브리는 “미국은 전 세계에 군사력을 투사할 수 있는 군대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은 10~15년 뒤에야 그 수준에 도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략은 그 기간 동안 핵심 자원을 장악해 미국 공급망으로 흐르게 하고, 달러로 거래되게 하며, 태평양 건너편에서는 더 비싸게 혹은 아예 공급되지 않게 만드는 것이었다. 베네수엘라는 이 전략의 시험 사례였고, 이란은 다음 단계였다.
케임브리지대학교의 정치경제학자 헬렌 톰슨은 에너지 지정학 관점에서 더 비관적인 결론을 제시한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말하는 에너지 풍부성은 목표이자 동시에 지정학 경쟁의 수단이다”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에너지 자립을 달성했고 세계 최대 액화천연가스(LNG) 수출국이다. 반면 세계 최대 에너지 수입국인 중국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의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다. 톰슨은 “이러한 상황에서 가장 적은 영향을 받는 국가는 미국이며, 오히려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LNG 가격 상승이 미국에 유리하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호르무즈 봉쇄가 장기화하면 중국 경제에는 지속적인 압박이 가해진다. 수입 비용 상승과 산업 수익성 악화가 겹치기 때문이다. 트럼프는 3월 말 인터뷰에서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이 필요 없다. 우리는 석유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이러한 전략을 정책으로 표현한 것이다.
그러나 트럼프의 이 전략 역시 또 다른 병목에 부딪혔다.
테헤란의 통행료
적대 행위가 시작된 지 며칠 만에 이란 이슬람 공화국은 10년 전만 해도 불가능해 보였던 일을 해냈다. 미국 항모 전단과 맞설 해군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해상 병목 지점을 사실상 봉쇄했다. 그 무기는 드론이었다. 저렴하고 소모 가능하며 해상 보험 계산을 뒤흔들 만큼 치명적이었다.
하루 평균 138척이 통과하던 해협의 선박 통행량은 이제 한 자릿수로 급감했다. 여전히 통과를 시도하는 선박들은 이란 영해로 유도됐고, 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화물 목록을 검사하고 화물을 점검했다. 최소 두 건의 사례에서는 선박당 최대 200만 달러의 통행료가 부과됐고, 이는 중국 위안화로 결제됐다.
이 상황은 달러의 세계적 지위를 위협하는 것처럼 보였다. 1970년대 이후 달러는 걸프 국가들이 석유를 달러로 거래하면서 기축통화 지위를 유지해왔다. 달러가 없는 국가는 석유 접근이 제한됐다.
이에 대한 미국의 역할은 안보 보장이었다. 미국은 걸프 왕정 국가들을 보호하기 위해 군사 기지와 항모 전단을 제공했고, 실제로 1980~90년대 전쟁을 통해 이를 입증했다. 그러나 걸프 위기로 인해 이른바 ‘페트로달러’ 체제가 ‘페트로위안’에 밀릴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위안화는 세계 외환 보유고의 약 2%를 차지하는 반면 달러는 57%를 차지한다. 이러한 격차는 위안화가 아직 충분한 유동성과 신뢰성, 접근성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베이징의 야심에도 불구하고 위안화는 아직 글로벌 기축통화로 기능할 준비가 되지 않았으며,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료 징수만으로 이를 바꿀 수 없다.
더 깊은 아이러니는 테헤란 자체에서 드러났다. 정권이 초대형 유조선에 위안화 통행료를 부과하는 동안, 시민들은 피자 가격부터 주택 계약까지 모든 것을 달러로 계산했다. 70%를 넘는 인플레이션은 미국 제재보다 더 강력하게 작용해 달러를 일상 통화로 만들었다.
드론 전쟁과 해상 통제에서 비대칭적 능력을 보여준 정권이 자국 통화에 대한 신뢰조차 유지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결국 이 통행료 체계 역시 협상의 대상이 됐다. 4월 초 체결된 2주간의 휴전 협정에서 미국과 이란은 협상 지속을 조건으로 교전을 중단했다.
트럼프는 특유의 방식으로 즉각 새로운 구상을 내놓았다. 이란이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계획에 대해 그는 이를 테헤란과의 “합작 사업”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해협을 안전하게 만드는 방법이며 매우 좋은 아이디어다”라고 말했다. 겉보기에는 모순처럼 보이지만 이는 트럼프의 일관된 전략을 보여준다. 그는 전쟁과 유혈 사태 속에서도 이란의 석유를 통제할 수 있는 ‘이란의 델시 로드리게스’를 찾으려 했다. 하르그 섬이던 호르무즈 해협의 합작 사업이던 방식은 중요하지 않았다.
함께 진행되는 탈동조화
중국에 이 전쟁은 오래전부터 제기된 경고를 명확히 드러냈다. 중국 석유 수입의 약 40%, LNG 수입의 30%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다. 그러나 중국은 이 해협을 방어하거나 통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한 해법은 미국 해군의 위협을 받지 않는 육상 파이프라인이다.
3월 초 발표된 중국의 최신 5개년 계획은 “중국-러시아 가스관 중앙 노선의 준비 작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는 ‘시베리아의 힘 2’ 프로젝트를 의미하며, 러시아 야말반도에서 몽골을 거쳐 중국으로 이어지는 2,600킬로미터 가스관이다. 가격 문제로 지연됐던 이 사업은 전쟁 이후 재추진되고 있으며, 중국은 러시아 에너지 의존도를 높일 준비를 하고 있다.
동시에 선전의 보안 시설에서는 중국 기술자들이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시제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프로젝트에는 최대 70만 달러의 계약금으로 영입된 전 ASML 엔지니어들이 참여하고 있다. 장비는 공장 전체를 차지할 만큼 크며 아직 상용 반도체를 생산하지 못했지만 2030년에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목표는 분명하다. 한 관계자는 “중국은 공급망에서 미국을 완전히 배제하려 한다”고 말했다.
미국도 같은 경쟁을 반대 방향에서 추진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2월 핵심 광물 장관 회의를 통해 54개국을 모았고, 11개국과 양자 협정을 체결했으며 300억 달러 이상의 투자와 대출을 동원했다.
또한 오클라호마의 USA 레어어스(USA Rare Earth)에 16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 기업은 방위 산업에 필수적인 중희토류 매장지를 보유하고 있다. 상무장관 하워드 러트닉은 “이 투자는 공급망을 강화하고 외국 의존도를 제거한다”고 밝혔다.
미·중 자원 경쟁은 양국 모두에게 상호 의존에서 벗어나려는 압력을 강화했다. 그 결과 지난 50년간 구축된 글로벌 경제 질서는 해체되고 있으며, 그 충격은 전 세계가 떠안는다.
그 대가는 바오터우에서 방사성 먼지를 들이마시는 아이들, 정전에 시달리는 쿠바 가정, 걸프에서 대국 간 갈등이 끝나기를 기다리는 선원들이 치른다. 또한 이러한 자원 경쟁은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권위주의를 요구하며, 이는 베이징, 테헤란, 텔아비브, 카라카스뿐 아니라 점점 워싱턴에서도 나타난다.
좌파의 과제는 이 전쟁에서 어느 편을 드는 것이 아니라, 이것이 무엇인지 정확히 규정하는 데 있다. 이는 차세대 산업을 지탱하는 자원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며, 그 비용은 자원 근처에 사는 사람들과 결정에서 가장 먼 사람들에게 전가된다.
광산과 파이프라인, 해상 병목 지점은 특정 정부의 소유물이 아니다. 그것은 이 행성에 사는 모든 사람의 공동 자산이다. 이것은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이 글이 묘사한 세계에 대한 유일한 실질적 대안이다.
[출처] Resource Competition With China Lay Behind Trump’s Iran War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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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 라론(Guy Laron)은 예루살렘 히브리대학교(Hebrew University of Jerusalem) 국제관계학 선임강사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