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4월 8일, 미국과 이란은 파키스탄의 중재로 2주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이 휴전은 트럼프가 이란의 발전소와 교량을 파괴하겠다고 설정한 최후통첩 시한이 만료되기 불과 두 시간을 앞두고 이루어졌다. 이는 분명 좋은 소식이지만, 착각해서는 안 된다. 전투가 멈추더라도 그 결과까지 사라지지는 않는다.
5주간의 전쟁 이후, 2월 28일 이전에 존재하던 에너지·군사·지정학적 세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은 돌아오지 않는다.
출처: Unsplash, mana5280
9개국에서 에너지 시설 40곳 피해
물리적 피해 규모는 비관적인 전망의 첫 번째 이유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사무총장 파티 비롤(Fatih Birol)은 이 상황을 역사상 가장 큰 에너지 안보 위기라고 평가하면서, 그 영향을 1970년대 두 차례의 석유 위기와 2022년 가스 위기를 합친 것에 비견했다. 최소 9개국에서 40개의 에너지 자산이 심각한 피해를 입었다.
그 목록은 충격적이다. 이란에서는 사우스파르스(South Pars)와 카르그섬(Kharg Island) 시설이 폭격을 받았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는 하루 55만 배럴 처리 능력을 갖춘 라스타누라(Ras Tanura) 시설이 드론 공격을 받았다. 아랍에미리트에서는 세계 최대 규모 가운데 하나인 루와이스(Ruwais) 정유시설, 샤 가스전(Shah gas field), 푸자이라(Fujairah) 항구가 피해를 입었다. 카타르에서는 전 세계 액화천연가스(LNG)의 약 20%를 담당하는 라스라판(Ras Laffan) 단지가 여러 차례 미사일 공격을 받았다. 쿠웨이트에서는 미나 알아흐마디(Mina Al Ahmadi)와 미나 압둘라(Mina Abdullah) 정유시설이 타격을 입었고, 담수화 시설과 발전소도 함께 피해를 입었다. 실제로 쿠웨이트는 불가항력을 선언하고 생산을 국내 소비 수준으로 축소했다.
여기서 핵심은 이것이다. 이러한 시설은 버튼 하나로 복구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강제적인 생산 중단은 부식과 구조적 손상을 초래하며, 재가동 이전에 대규모 수리가 필요하다. 컬럼비아대학교의 한 연구자는 이 과정이 느리고 비용이 많이 든다고 지적했다. 브루킹스연구소는 더 직설적으로 분석했다. 이란의 라스라판, 얀부, 푸자이라에 대한 공격은 호르무즈 해협이 다시 열리더라도 부족 상태를 장기화하도록 설계되었다. 손상된 시설을 복구하는 데에는 수개월에서 수년이 걸릴 것이다.
석유 가격: 배럴당 65달러에서 128달러로, 빠른 복귀는 없다
전쟁 이전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64~70달러 수준이었다. 그러나 4월 2일에는 128달러까지 상승해 93% 급등했다. 휴전 발표 이후 가격은 약 15% 하락했다. 그럼에도 배럴당 90달러 수준은 전쟁 이전과 비교해 30% 높은 수준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4월 7일 업데이트된 전망을 발표했다. 이 기관은 배럴당 76달러 이하로의 정상화가 2027년 이전에는 이루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전쟁으로 인해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 카타르, 바레인은 3월에 원유 생산을 합쳐 약 하루 750만 배럴 줄였다. 이는 EIA의 추정이다. 이 전례 없는 공급 차질은 개선되기 전에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이며, 4월에는 하루 910만 배럴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이는 석유 시장 역사상 최대 규모의 공급 중단이다. 이 감소량은 쿠웨이트, 카타르, 아랍에미리트, 바레인의 생산이 하루아침에 시장에서 사라진 것과 맞먹는다.
되돌릴 수 없는 변화
왜 가격은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지 않는가. 다섯 가지 구조적 이유가 있다.
1. 국제에너지기구는 전략 비축유 4억 배럴을 방출했으며, 이를 다시 채우는 과정에서 수개월 동안 생산이 흡수될 것이다.
2. 시장은 호르무즈 해협이 실제로 봉쇄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이 인식은 상시적인 위험 프리미엄으로 반영된다.
3. 해협을 통과하는 해상 보험료는 50배 이상 급등했고, 보험사들은 적대행위의 중단이 검증되기 전까지 보험료가 낮아지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4. 40개가 넘는 시설이 손상된 상황에서 물리적 공급은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
5. 대체 경로에 대한 투자, 즉 육상 송유관과 호르무즈 밖의 터미널 건설에는 막대한 비용이 들며, 이 비용은 결국 유가에 반영된다.
호르무즈: 일상적 통로에서 상시적 위험 지점으로
호르무즈 해협은 전 세계 석유의 20%를 수송하던 핵심 통로였다. 그러나 3월 2일 이후 일일 통과 선박 수는 138척에서 한 자릿수로 급감했다. 약 2,000척의 선박과 2만 명이 넘는 선원이 발이 묶였다. 이란은 라라크섬(Larak Island) 북쪽에 대체 항로를 개설하고, 통과당 200만 달러를 위안화로 징수했다.
해협을 통과하는 유조선 보험 비용은 선박 가치의 일부에 불과했던 수준에서 3.5%에서 10% 사이로 급등했다. 1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유조선 기준으로, 이는 항해 한 번당 350만~1,000만 달러에 해당한다. 전쟁 이전에는 약 20만 달러 수준이었다.
각국이 이런 상황이 다시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믿을 수 있겠는가. 그렇지 않다. 그 결과는 구조적 재편이다. 더 많은 육상 송유관, 더 많은 지역 전략 비축, 그리고 걸프 국가들의 자체 방공 투자 확대가 뒤따를 것이다. 이 모든 것은 비용을 수반하며, 그 비용은 결국 에너지 가격에 반영된다.
고갈된 무기고: 복구에는 수년이 걸린다
미국의 직접적인 전쟁 비용은 39일 동안 약 280억 달러로 추산된다. 국방부는 의회에 추가로 2,000억 달러를 요청했다. 그러나 문제는 단지 비용이 아니다. 무기 비축의 고갈이 더 큰 문제다.
전쟁 초기 며칠 동안 순항미사일 재고의 약 10%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요격 미사일의 25%가 소모되었다. 패트리엇 PAC-3 미사일의 연간 생산량은 172기에 불과하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 따르면, 2026년 생산량은 소비량을 충당하지 못하며, 이란 전선으로 전용된 탄약은 우크라이나와 서태평양 등 다른 전선에서 위험을 초래한다. 재고를 보충하는 데에는 수개월이 아니라 수년이 걸린다.
이 분쟁의 비대칭성을 보여주는 수치가 있다. 이란 드론 하나를 미국 미사일로 요격하는 비용은 드론 자체 비용보다 106배나 높다.
에너지 너머: 비료, 식량, 그리고 중국에 보내는 신호
영향은 석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걸프 지역은 전 세계 질소 비료의 약 12%를 생산한다. 가스 시설이 멈추면서 이 생산도 중단되었다. 그 결과 2026~2027년 수확과 식량 가격에 미칠 영향은 상당할 수 있으며, 특히 순수입국들에게 큰 타격이 될 것이다.
또 하나 간과해서는 안 될 전략적 차원이 있다. 미국이 이란에서 핵심 무기 재고를 소진했다면, 이는 타이완 해협을 둘러싼 상황과 관련해 베이징에 어떤 신호를 보내는가.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이 점을 명확히 경고했다.
유럽, 특히 스페인의 경우 취약성은 분명하다.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의존(라스라판 시설이 피해를 입은 상황), 유럽 가스 기준 시장인 TTF 가격 상승, 그리고 수입 인플레이션이 가스 기반 전환을 선택한 경제에 타격을 가한다. 이 전환 비용은 극적으로 상승했다.
이란(인구 9천만 명)의 경우, 2026년 3월 식료품 물가 상승률이 전년 대비 112.5%에 달했다. 제재, 파괴된 산업, 지도부 붕괴 속에서 진행될 재건은 향후 수십 년 동안 지정학적·경제적 요인이 될 것이다.
2월 27일의 세계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 휴전이 유지된다면 전투는 멈출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까지 되돌리지는 못한다. 호르무즈 해협은 더 이상 일상적인 통로가 아니라 상시적 위험 지점으로 바뀌었다. 서방의 무기고는 복구에 수년이 필요하다. 걸프 국가들은 방위와 대체 수송 경로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할 것이다. 그리고 중국, 인도, 유럽 국가들은 녹색 이상 때문이 아니라, 에너지 독립이 없을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직접 목격했기 때문에 에너지 자립을 더욱 빠르게 추진할 것이다.
2026년 2월 28일은 단지 전쟁이 시작된 날이 아니었다. 석유가 언제나 흐를 것이라는 환상이 끝난 날이었다.
[출처] Alto el fuego en Irán: por qué los precios de la energía no volverán al 28 de febrero
[번역] 이꽃맘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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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리케 파라 이글레시아스(Enrique Parra Iglesias)는 알칼라 대학교(Universidad de Alcalá) 부교수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