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거품 붕괴, “누가 알았겠는가?”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출처: Unsplash+, Galina Nelyubova

1990년대 기술주 거품과 2000년대 주택 거품의 붕괴는 수천만 노동자의 삶에 파괴적인 영향을 끼쳤다. 그리고 주택 거품이 붕괴하면서 수백만 명이 집과 평생 모은 저축까지 잃었다.

무언가가 이 정도의 피해를 일으켰다면, 책임 있는 사람들이 대가를 치르는 모습을 보는 것이 마땅하다. 1990년대 거품의 경우에는 사기성 회계 사건들이 일부 있었고, 실제로 처벌받은 사람들도 있었다. 엔론(Enron)과 월드컴(WorldCom)은 대표적인 사례였고, 가장 큰 책임이 있던 인물들은 기소되어 감옥살이를 했다.

하지만 주택 거품에서는 상황이 달랐다. 수천억 달러 규모의 사기성 주택담보대출이 증권으로 포장되어 전 세계에 판매됐다. 그러나 형사 책임을 규명하려는 노력은 거의 없었다. 오바마 행정부 법무부는 이 난장판을 아예 들여다보지 않기로 결정한 듯했다.

하지만 실제 범죄를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과 별개로, 두 거품 모두 범죄적일 정도로 멍청한 사람들에 의해 움직였다. 나는 연금기금, 대학 기금, 혹은 다른 거대한 자금을 운용하면서 엄청난 연봉을 받던 사람들을 말한다. 이 사람들은 닷컴 시대의 사상 최고 수준 주가수익비율(PER)이 말이 된다고 생각했던 듯하다. 그리고 다음 10년 동안에는 주택 거품 속에서 집값이 임대료와 전례 없이 괴리되는 상황도 문제 삼지 않았다.

연간 수백만 달러를 받던 사람들 가운데 일부는, 적어도 나중에 돌아보면 너무나 명백해 보였던 문제들을 알아차릴 수 있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그리고 우리 중 일부에게는 붕괴 이전부터도 너무나 명백해 보였다. 하지만 이 사람들 가운데 실제로 대가를 치른 사람은 거의 없었다.

분명히 말하지만, 나는 감옥에 보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그들의 경력이 타격을 입었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임금 사다리 아래쪽에 있는 노동자들은 자기 일의 질에 대해 책임을 진다. 접시를 자주 깨뜨리는 식기세척 노동자나 화장실 청소를 엉망으로 하는 관리 노동자는 해고된다. 그렇다면 자신이 운용한 자산 가치의 20%, 30%, 40%를 날린 투자 관리자도 당연히 쫓겨나야 하지 않겠는가?

이렇게 엄청난 고액 연봉을 받으면서도 실패한 사람들이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는 누가 알았겠는가?”라는 변명 덕분이었다. 이 말의 의미는 단순하다. 그들 모두는 투자 판단에서 똑같이 멍청한 결정을 내린 동료들을 가리킬 수 있었다는 뜻이다. 월가 전체가 펫츠닷컴(Pets.com)1천억 달러짜리 기업이라고 생각했다면, 당신의 투자 관리자가 그 회사가 파산 직전이라는 사실을 알아보지 못했다고 비난할 수 있겠는가?

바로 여기에서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 연준)가 유용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워싱턴의 연방준비제도 이사회에는 약 200명의 경제학자가 일하고 있고, 전국 12개 지역 연방준비은행에도 약 200명의 경제학자가 더 있다. 새 연준 의장 케빈 워시(Kevin Warsh)는 이 경제학자들 가운데 일부에게 현재 주식시장 가치평가가 연준의 GDP와 이윤 성장 전망과 일치하는지 평가하도록 맡길 수 있다.

그들의 산수가 우리 나머지 사람들이 사용하는 것과 완전히 다르지 않은 이상, 그들은 주식 가치평가가 현재 수준에서 정당화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물론 오늘날 주식 보유자들이 미래 수익률이 매우 낮을 것이라고 예상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은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결국 남는 결론은 시장이 거품 상태라는 것이다.

이 작업은 거품을 꺼뜨리는 데 매우 유용할 수 있다. 왜냐하면 모든 투자 펀드 관리자들이 이 논리를 직접 상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1990년대 기술주 거품과 2000년대 주택 거품 당시에는 투자 관리자들이 소수의 반대론자들을 무시했다고 말하며 넘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직접 인용하는 연구를 무시했다고는 더 이상 말할 수 없다.

만약 그들에게 반박 논리가 있다면 좋다. 예를 들어 그들은 연준이 미래 성장률을 엄청나게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물론 그럴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매우 강한 주장이다. 혹은 임금에서 이윤으로의 대규모 이전이 이미 우리가 본 수준을 훨씬 넘어 계속 진행될 것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이것 역시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그런 주장은 세계에 대해 매우 암울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며, 널리 공유되는 견해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어쨌든 AI 거품이 붕괴하면 금융시장과 경제 전체에 엄청난 결과를 초래할 것이고, 거품이 더 커질수록 그 결과도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따라서 이를 억제하려 노력하는 것은 연준의 책임이어야 한다.

안타깝게도 새 의장은 자신의 가장 중요한 임무를 도널드 트럼프를 만족시키는 일로 여길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그가 이런 길을 선택할 것이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 하지만 그가 원한다면 사용할 수 있는 선택지 가운데 하나인 것은 분명하다.

[출처Bursting the AI Bubble: The Fed Could Take Away the “Who Could Have Known?” Defense

[번역] 이꽃맘

덧붙이는 말

딘 베이커(Dean Baker)는 1999년에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를 공동 설립했다. 주택 및 거시경제, 지적 재산권, 사회보장, 메디케어, 유럽 노동 시장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현대 경제의 규칙은 어떻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가'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맨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