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지난해 방산주 최대 2,400만 달러어치 매입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최대 2,400만 달러 규모의 방산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그의 투자 포트폴리오는 팔란티어, 록히드마틴 등 자신이 추진한 전 세계적인 군사적 긴장 고조의 직접적인 수혜를 입은 기업들의 주식을 계속 늘려 왔다.

202678일 튀르키예 앙카라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 기자회견에 참석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 백악관 페이스북

<리스폰서블 스테이트크래프트>가 지난주 공개된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재산공개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대신하는 증권 중개인들은 2025년 팔란티어, 록히드마틴, 제너럴 다이내믹스를 비롯한 12개 방산업체와 국방부 계약업체의 주식을 970~2,430만 달러어치 매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재산공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에 대한 새로운 군사공격을 개시하고, 미국 내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무기 비축을 추진하며, 15,000억 달러 규모의 국방예산을 요구하는 가운데 나왔다. 이러한 정책은 트럼프가 투자한 기업들 가운데 상당수에 직접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

트럼프의 증권 중개회사들은 대통령 본인이나 가족으로부터 직접 매매 지시를 받을 수 없도록 규정되어 있다. 그러나 트럼프는 자신의 자산을 블라인드 트러스트(blind trust, 이해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자산의 운용을 제3자에게 완전히 맡기는 신탁 제도)에 맡기지 않았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종목을 보유하고 있는지 알고 있을 가능성이 있으며, 해당 기업들에 유리하도록 정책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의 소득은 취임 첫해인 2025년에 2024년보다 4배 늘어났다.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의 증권 중개인들은 감시기술 기업인 팔란티어 주식을 160~390만 달러어치 매입했다. 팔란티어는 이란과의 전쟁 첫 24시간 동안 1,000개의 목표물을 타격하는 데 사용된 AI 시스템 '메이븐 스마트 시스템‘(Maven Smart System)을 개발한 회사다. 팔란티어는 트럼프 행정부가 인공지능을 적극 도입하는 정책의 핵심 수혜 기업으로, 지난해 미 육군의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관련 업무를 장기적으로 담당하는 10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밖에도 GE 에어로스페이스 주식을 최대 300만 달러어치 매입했다. 이 회사는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하는 데 사용한 다양한 항공기의 부품을 생산한다. 또한 이란 공격에 투입된 F-35F-22 전투기를 제작하는 록히드 마틴 주식을 최대 140만 달러어치, 이란 공격에 사용된 중폭탄과 미사일을 생산하는 제너럴 다이내믹스 주식을 최대 100만 달러어치 매입했다. 아울러 이란에서 120명이 넘는 여학생이 사망한 공격에 사용된 토마호크 미사일을 생산하는 RTX 주식도 80만 달러 이상 사들였다.

이들 기업 가운데 상당수는 228일 시작된 이란 전쟁으로 소진된 무기 비축분을 보충하기 위한 대규모 계약을 수주했다. 전쟁이 시작된 지 몇 주 뒤 미국 국방부는 이미 승인된 예산 가운데 37,300만 달러를 RTX의 스탠더드 미사일-3 IB 요격미사일 23기를 추가 구매하는 데 전용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한 이란이 중동 전역에 배치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레이더 여러 기를 파괴한 뒤, 록히드마틴은 생산량을 4배로 늘리기 위한 350억 달러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트럼프의 투자 포트폴리오에 포함된 일부 방산업체는 이스라엘과 직접 거래하기도 한다. 트럼프가 2025년에 70만 달러 이상어치의 주식을 매입한 보잉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 대이란 공격이 이뤄지기 약 3개월 전에 이스라엘에 86억 달러 규모의 F-15 전투기를 판매했다.

이번 재산공개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 측은 크라토스 디펜스(Kratos Defense)와 허니웰(Honeywell)에 각각 12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으며, 하우멧 에어로스페이스(Howmet Aerospace)L3해리스(L3Harris)에도 각각 20만 달러 이상을 투자했다. 또한 항공우주 부품 제조업체인 트랜스다임(TransDigm) 주식도 80만 달러 이상 매입했다. 미국 국방부 감찰관은 2021년 보고서에서 트랜스다임이 일부 군수품을 과도한 가격에 납품했으며, 한 금속 핀의 경우 9,400%에 이르는 초과이윤을 남겼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첫해인 2025년에는 이들 방산기업 대부분의 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팔란티어 주가는 135%, 크라토스는 188%, GE 에어로스페이스는 84%, RTX(옛 레이시온)61% 올랐다. 트럼프는 지난 4월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트루스소셜에 팔란티어를 언급하는 글을 올렸고, 그 직후 몇 분 만에 팔란티어 주가는 3% 상승했다. 트럼프는 다음과 같이 썼다.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는 전투 수행 능력과 군사 장비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입증했다. 우리 적들에게 물어보라!!!"

이 같은 방산주 매입 내역은 트럼프의 재산공개 자료에 포함된 전체 투자 활동의 일부에 불과하다. 해당 자료에 따르면 트럼프는 지난해 민간 사업을 통해 20억 달러의 수익을 올렸으며, 이 가운데 약 14억 달러는 암호화폐 판매에서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재산공개 자료는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외국의 영향력 가능성과 관련해서도 의문을 제기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을 통해 79,900만 달러의 수익을 올렸다. 이 회사는 트럼프 일가와 그의 중동·러시아·우크라이나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Steve Witkoff) 일가가 함께 설립한 암호화폐 사업으로, 아랍에미리트의 지원을 받고 있다.

아랍에미리트 대통령과 외무장관의 형제인 셰이크 타흐눈 빈 자예드 알 나흐얀(Sheikh Tahnoon bin Zayed Al Nahyan)은 트럼프의 2025년 대통령 취임을 불과 며칠 앞두고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 5억 달러를 투자했다. 이어 같은 해 봄에는 타흐눈이 소유한 기업들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발행한 스테이블코인 'USD1'을 이용해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Binance)20억 달러를 투자했다. USD1은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이 발행하는 코인이자 트럼프 일가의 자체 암호화폐다.

시민단체 퍼블릭 시티즌(Public Citizen)은 지난 4월 보고서에서 UAE의 이러한 투자가 "미국 외교정책 수행 과정에서 심각한 이해충돌을 초래한다"고 경고했다. UAE는 미국이 이란과 외교적으로 관계를 개선하는 데 지속적으로 반대해 왔으며, 이스라엘과의 협력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이란을 겨냥한 수십 차례의 군사공격에도 참여했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아랍에미리트 왕실이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 투자한 배경에는 미국의 첨단 반도체에 대한 접근권을 확보하려는 목적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는 재산공개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리 모두 이익을 얻고 있다. 나도 많은 돈과 현금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수익을 얻고, 그 돈을 여러 기관에 투자한다. 그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나는 모른다. 하지만 그들은 매우 다양한 자산을 매입한다."

트럼프는 이러한 거래가 이해충돌에 해당하는지에 대해서도 입장을 바꿨다. 지난해 <가디언>이 이해충돌 문제를 질문했을 때, 백악관 대변인 애나 켈리(Anna Kelly)"이해충돌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올해 초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는 다른 반응을 보였다. "알고 보니 아무도 신경 쓰지 않더라."

[출처] Trump Acquired as Much as $24 Million in Defense Stocks Last Year

[번역] 이꽃맘

덧붙이는 말

줄리언 쿠퍼(Julian Cooper)와 닉 클리블랜드-스타우트(Nick Cleveland-Stout)는 <리스폰서블 스테이트크래프트>의 기자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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