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쓰레기: 재난이 와야 문제를 인식할까?

알레호 미란다(Alejo Miranda)

중국은 자국의 우주정거장 톈궁(Tiangong)으로 우주인을 정기적으로 보내고 복귀시키고 있다. 곧 귀환 예정인 선저우 20호(Shenzhou-20) 캡슐 또한 원래는 그중 하나였다. 그러나 이번 여정은 전혀 ‘일상적’이지 않다.

이번 임무에서 귀환하는 선저우 20호는 승무원을 태우지 않는다. 창문 중 하나가 우주 쓰레기에 의해 손상되었기 때문이다. 우주인들은 11월 5일 복귀 전 점검 중 유리의 균열로 보이는 부분을 발견했다.

우주 전문 저널리스트 앤드류 존스(Andrew Jones)는 지상 전문가들이 피해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지름 1mm 이하(약 1/25인치)의 우주 파편이 캡슐 유리의 바깥층에서 안쪽층까지 관통했음을 밝혀냈다고 보도했다.

시뮬레이션과 실험을 통해, 지구 대기권 재진입 시 발생하는 고온 조건에서도 해당 유리가 파손될 확률은 낮은 것으로 확인되었다. 그러나 최악의 경우를 고려한 당국은 그 위험을 용납하지 않았고, 우주인을 귀환시키기 위해 선저우 22호를 긴급 발사했다.

수년 전부터 전문가들은 우주 쓰레기가 가져올 위험성에 대해 경고해 왔다. 국가 및 민간의 우주 프로그램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지구 궤도는 점점 더 혼잡해지고 있다.

유럽우주국(ESA)은 지구에서 발사된 우주 물체로 인해 현재 약 15,100톤 이상의 잔해가 궤도상에 존재한다고 추산한다. 이 중 1cm~10cm 크기의 파편은 약 120만 개, 1mm~1cm 크기의 파편은 약 1억 4천만 개에 달한다.

이러한 파편은 저궤도에서 초속 7.6km(약 시속 27,000km)로 움직이며, 충돌 시 엄청난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선저우 20호의 두꺼운 유리를 뚫고 들어간 1mm 이하의 파편도 바로 이런 속도로 움직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처럼 궤도에 물체가 계속해서 누적됨에 따라 유사한 사고는 앞으로 더욱 자주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장비 손상뿐 아니라 인명 피해로도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우주 쓰레기가 다른 물체와 충돌할 경우 더 많은 파편을 생성함으로써 문제를 악화시킨다.

여러 국가는 궤도상의 물체를 추적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그 목록에는 군사 위성 등 기밀 장비가 포함되어 있어 세부 정보를 공유하려 하지 않는다. 중국의 우주 프로그램은 군사 주도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는 우주를 국가 안보와 직결된 영역으로 간주하는 입장과 부합한다. 이러한 상황은 우주 이용을 둘러싼 지정학적 긴장을 더욱 고조시키고 있다.

조약과 책임

1967년 체결된 우주 조약(Outer Space Treaty)은 우주 이용에 대한 기본 원칙을 제시했지만, 현대의 우주 쓰레기 문제나 민간 발사체 증가에 대해선 전혀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우주의 지속 가능한 이용에 대한 책임에 대해서도 명시하고 있지 않다.

이 조약에는 현재까지 117개국이 가입해 있다. 최근에는 우주 쓰레기 문제에 공동 대응하기 위한 우주기구 간 우주잔해조정위원회(Inter-Agency Space Debris Coordination Committee) 등이 구성되었지만, 이는 협력과 연구를 위한 플랫폼일 뿐, 법적 구속력이 있는 결정을 국가에 강제하지는 못한다. 전 세계적으로 우주 쓰레기 제거 기술은 개발 중이지만, 대부분은 개념 설계 단계에 머물러 있으며, 실제 발사나 테스트는 극히 제한적이다.

제안된 기술 중 하나는 작살(harpoon)을 이용해 대형 파편을 포획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방식은 발사 후 튕겨 나오는 반동으로 인해, 작살을 쏜 우주선 자체가 또 하나의 파편이 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

또 다른 방식은 대형 그물망을 이용한 포획이다. 그물로 파편의 속도를 줄이면 대기권으로 떨어져 연소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들은 대부분 비효율적이며 지속 가능하지 않다. 예를 들어, 단 하나의 위성을 띄워 몇 개의 파편만 회수하는 방식은 연료 낭비가 심하며, 이는 기후 변화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가장 이상적인 방식은 우주 상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하는 위성 군집(별자리)을 구성해 궤도 내 쓰레기를 점진적으로 제거하는 것이지만, 아직은 실현을 위한 연구가 진행 중일 뿐이다. 

지상 기반 기술로는 레이저 브룸(laser broom)이 제안되었다. 이는 지구에서 레이저 펄스를 발사해 궤도 물체의 속도를 줄여 대기권으로 진입하게 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이 또한 실험은 이루어지지 않았고, 대기 가열, 오조난층 영향, 목표물 오조준 등 새로운 문제들을 유발할 수 있다.

기술보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우주 거버넌스에 대한 정치적 합의 부족이다. 국가 이익, 안보 우려, 민간 기업의 급속한 참여가 얽혀 있는 지금의 상황에서는, 우주 오염 속도가 청소 속도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실제 충돌 사례를 보면 문제의 심각성이 드러난다. 2007년, 중국은 자국의 펑윈-1C(Fengyun-1C) 위성을 대위성 무기 실험을 통해 파괴했고, 이로 인해 약 3,500개의 파편이 생성되었다.
2009년, 러시아의 코스모스 2251(Kosmos 2251) 위성이 미국 이리듐 통신위성과 충돌해 약 2,400개의 파편이 발생했다. 2021년, 러시아는 코스모스 1408 위성을 미사일로 파괴하며 1,787개의 추가 파편을 생성했다. 이 중 대부분은 대기권에 재진입했지만, 약 400개는 여전히 궤도에 남아 있다.

반위성 무기 기술을 쓰레기 제거에 전용하는 것은 기술적, 정치적으로 실현 가능성이 낮지만, 장기적으로는 검토 대상이 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전 세계적인 협력과 노력이다. 각국 및 민간 기업이 보유한 우주체 목록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모든 향후 우주체가 임무 종료 후 반드시 궤도 이탈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
유럽우주국의 우주 쓰레기 저감 기준은, 임무 종료 후 25년 이내에 궤도에서 제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이 기준은 소형 큐브위성(cubesat)에도 적용되지만, 실제 회수 사례는 아직 보고되지 않았다.
궁극적으로 우주 쓰레기는 모든 발사 기관과 기업에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지상 추적과 충돌 경고 시스템에는 한계가 존재하며, 이 문제를 외면할 경우 더 많은 위성 손실, 심지어 인명 피해까지 발생할 수 있다. 우주 쓰레기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계기는 결국 ‘재앙’이 될지도 모른다.

[출처] Space debris: will it take a catastrophe for nations to take the issue seriously?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이언 위티커(Ian Whittaker)는 노팅엄 트렌트 대학교 물리학 선임강사이고, 레슬리 마스터스(Lesley Masters)는 노팅엄 트렌트 대학교 국제관계학 선임강사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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