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공약 손본 권영국..."기후정의 약속한 유일한 대선 후보"

기후정의 운동·녹색당 문제의식 경청해 '기후정의·사회공공성 원칙' 대폭 강화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기후 공약을 대폭 손보고 "정치권의 기후대응의 방향을 갈아엎겠다"며 "기후정의 원칙"을 반영한 공약들을 새롭게 발표했다. 기존에 발표된 권 후보의 기후 정책에 대한 기후정의운동 활동가들의 비판에 귀를 기울이고 토론에 나선 결과다. 

기후・녹색 정책토론회에 참여한 권영국 후보. 녹색당 유튜브 화면 갈무리.

기후정의와 사회 공공성 원칙 확고히 

권영국 후보는 15일  "기후위기 위험상황으로부터 모두의 존엄한 삶을 보호하는 과제는 우리 공동체가 당면한 가장 긴급하고 중대한 과제"로 "기후위기를 초래한 책임자"인 "기업에게 분명한 책임을 묻고 급속한 감축의무를 부과하는 것"이 "기후대응을 위한 가장 실효적 조치"라고 짚었다. 

또한 "역대 국민의힘과 민주당 정부들은 '녹색성장'이라는 구호를 내세워 기후대응을 경제성장과 기업의 이윤추구 수단으로 취급해 왔다"면서 "정부는 이들 오염책임자들에게 오히려 온갖 특혜와 재정적 지원을 몰아주고, 배출권거래제를 통해 이들 기업들의 기후파괴행위를 면책시켜 준 반면, 기후재난의 피해가 집중되는 사회적 취약계층, 경작과 어획량이 줄어드는 농어민, 폭염에 노출된 노동자들, 산불 피해자들, 산업전환 과정에서 일자리를 잃는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고 비판하면서 기후 대응 정책에서 기후정의 원칙과 사회 공공성 실현의 중요성을 분명히 했다.  

권 후보가 이날 새롭게 발표한 공약들은 △ 석탄발전소 조기 폐쇄와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신속하고 정의로운 탈탄소 에너지 전환 △ 사회공공성 강화로 기후위기 시대 모두의 안전하고 존엄한 삶 보장 △ 무분별한 토건개발 사업 중단과 인간을 포함한 지구 생명의 생존 조건인 생태계 보호 △ 기후위기와 지역 불평등을 심화하는 개발사업 중단과 비도시권 주민의 존엄한 삶 보장 등이다.

"기후대응의 방향을 갈아엎겠습니다". 민주노동당 제공

문제의식 경청하고, 기후정의 실현 약속한 유일한 대선 후보

구준모 기후정의동맹 집행위원은 기자에게 이번 공약들이 "기존에 발표되었던 기후정책보다 기후정의와 공공성이 대폭 강화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효과와 역진성 문제 등 논란이 많았던 탄소세 대신에, 소득세, 상속세, 법인세 강화와 같은 부유층과 대기업에 대한 증세(기후정의세)를 통해 전환을 위한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부분이 눈에 띈다"고 말했다. 

또한 "공공재생에너지를 중심에 두고 에너지 민영화 문제를 막고, 에너지 기본권을 보장하겠다는 내용이 강조된 것으로 보이고, 기후위기 시대에 더욱 절실해진 에너지, 주거, 교통, 의료, 돌봄, 교육의 사회공공성을 강화해서 녹색전환을 이루고 모두의 존엄한 삶을 지키겠다는 공약도 인상 깊다"고 짚었다. 

구준모 집행위원은 이어서 권 후보가 "기후정의 활동가들의 문제제기를 수용하고, 선거공약을 함께 만들어갈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면서 "권영국 후보는 기후정의를 공약하고 기후정의 실현을 위해 함께 싸울 것을 약속한 유일한 대선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 

권영국 후보는 지난 13일 녹색당과 기후정의동맹이 공동주최한 '기후·녹색 정책토론회'에 참여하여, 권 후보의 기존 기후 공약에 대한 기후정의운동 활동가들의 문제의식을 경청했고, 후보 캠프에서도 활동가들과 함께 토론을 이어가면서 새로운 기후정의 공약을 수립해 발표하게 됐다. 

이송희일 영화감독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권 후보 선본의 기존) 기후 공약이 발표되었을 때 적잖은 사람들이 실망감을 표현했고, 나도 그랬었다"며 "하지만 문제제기 후, 열악한 여건 속에서도 기후정의 활동가 및 녹색당과 계속 토론을 벌이며 더 나은 방향으로 정책을 세공했다고 한다. 바로 이것이 진보 정치의 간지이고, 이권과 세력다툼에 강박된 채 변화를 두려워하는 주류 정치와 다른 지점일 것이다. 논쟁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것. 이러한 행보는 조기 대선에도 중요한 의미를 주지만 그다음 진보 진영의 재편성에도 긍정의 시그널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믿는다"고 평가했다. 

녹색당, 권 후보 지지 방침 승인... 신호등 연대 완성

권 후보가 '기후정의 공약'을 새롭게 발표한 이날 저녁, 녹색당은 임시전국위원회를 개최하고 권 후보에 대한 지지 방침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이상현 녹색당 대표는 이 같은 결정을 전하며 "권영국 후보는 광장시민, 그리고 기후정의운동과 시민사회의 이름으로 정리한, 당대 최일선의 기후정의 정책을 공약한 유일한 대선 후보가 되었다"고 밝혔다. 

권영국 후보는 이 같은 녹색당의 지지 결정에 대해 "독자적인 이념과 가치를 가진 정치 결사체가 타 당의 후보를 지지하는 결정은 쉽지 않고 무거운 결정"이라며, "녹색당 동지들의 자긍심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녹색당의 결정으로 지난 겨울 광장을 밝혔던 진보3당(민주노동당·노동당·녹색당)의 이른바 "신호등 연대"가 대선에서도 이어지게 됐다. 민주노동당 대변인실은 "신호등 모양을 한 당의 로고에서 초록색 조약돌은 녹색당의 자리"라며 녹색당의 지지 결정으로 "민주노동당 로고의 의미가 공식적으로 완성된 셈"이라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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