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신간들: 자본주의를 통제할 것인가, 대체할 것인가?

이 글은 마르크스주의자와 비마르크스주의자를 포함한 다양한 저자들이 최근 출간한 경제학 서적들을 검토한다.

먼저 스벤 베커트(Sven Beckert)의 대작 ⟪자본주의 ― 글로벌 역사⟫(Capitalism – a global history)부터 살펴보겠다베커트는 하버드대학교에서 레어드 벨 역사학 교수(Laird Bell Professor of History)로 재직하며, 19세기 미국사와 세계사를 가르치고 있다그의 ⟪자본주의⟫는 글로벌 불평등 연구자로 잘 알려진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에 의해 기념비적인 책으로 평가받았다피케티 자신도 2014년에 21세기 자본⟫(Capital in the 21st century)이라는 방대한 저작을 출간한 바 있으며당시 그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현대적으로 갱신하려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비해 베커트는 마르크스의 ⟪자본론⟫을 갱신하거나 비판하려는 시도를 하지 않는다그는 경제사학자로서 자본주의의 부상이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넓은 시야에서 그려내는 데 목적을 둔다그는 자본주의의 기원을 약 1000년 전까지 거슬러 올라간다그는 피케티처럼 자본주의에 대한 이론적 분석을 제시하지 않는다이 책은 분석보다는 서술에 훨씬 더 치중한다그는 자신이 말하는 유럽 중심적’ 접근에 갇히지 않고 자본주의를 세계적 시각에서 조망한다이것이 이 책의 장점이며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자본가들의 사례와 일화로 가득 차 있다그러나 이 책의 단점은 자본주의에 대한 체계적인 이해가 부족하다는 점이다실제로 이 책은 애덤 투즈의 작업과 유사하게 보다는 어떻게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있다.

책 소개문에서 말하듯이, “뱅크로프트상(Bancroft Prize)을 수상한 ⟪면화의 제국⟫(Empire of Cotton)의 저자 스벤 베커트는 자본주의의 역사를 가능한 한 가장 광범위한 지리적·역사적 틀 속에 위치시킨다그는 지난 천 년 동안 전 세계에 걸친 자본주의의 역사를 추적한다이 장대한 성과에서 그는 아덴의 상인 기업과 토리노의 자동차 공장으로바베이도스의 끔찍할 정도로 폭력적인 사탕수수 농장으로그리고 오늘날 캄보디아 섬유 공장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베커트는 자본주의가 처음부터 세계적이었다고 주장한다자본주의는 아시아아프리카유럽 전역의 교역 공동체들 속에서 등장했다따라서 자본주의는 오직 세계적 현상으로서만 설명될 수 있다. “이 책은 자본주의를 무엇보다도 전 지구적 발전으로 이해하며개별 지역에서의 자본주의는 오직 세계적 맥락 속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고 본다특정 지역의 경제적 역학은 외부 세계와의 연결에 의해 필연적으로 형성된다. ‘프랑스 자본주의나 미국 자본주의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대신 프랑스와 미국에서의 자본주의가 존재하며그것들은 다른 지역의 자본주의와 경쟁하고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맺는다다시 말해 자본주의는 어디서나 서로 연결되어 있다.”

베커트는 자본주의의 혁명적 성격에 대해 큰 주장을 펼친다. “자본주의는 단지 경제를 혁신했기 때문에 인간 역사에서 근본적인 단절이었던 것이 아니라인간 관계를 뒤집고정치·사회·문화 전반에 침투했으며우리가 사는 자연환경을 변화시켰고혁명을 경제 생활의 상시적 특징으로 만들었기 때문에 그러했다자본주의 혁명은 그 핵심이 계속 진행 중이라는 점에서영구적 혁명 상태로 규정될 수 있는 유일한 혁명이다.”

그러나 물론 그는 자본주의의 문제점도 인정한다. “자본주의는 또한 특정한 형태의 사회적 불평등과 세계적 위계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특징적이다.” 하지만 베커트는 자본주의를 지지하는 입장과 비판하는 입장 사이에서 어느 한쪽을 택하려 하지 않는다. “한쪽에서는 마르크스의 저작이 당대 정치 상황을 해석하는 성전으로 받아들여졌고다른 한쪽에서는 학자들이 애덤 스미스의 저작을 역시 일종의 성전처럼 받아들이며 자본주의의 역사를 읽었다이 책은 이러한 두 극단의 숭배적 태도를 피하려 한다.”

사실 마르크스가 자본주의가 인간 진보에 가져온 거대한 변화를 인식하지 못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며애덤 스미스 역시 시장경제의 문제를 보지 못한 것은 아니다그러나 베커트는 경제적 통찰보다 서술적 역사에 의존한다그의 표현을 빌리면, “이 작업은 자본주의를 역사적 탐구의 영역으로 되돌려놓으려는 시도다이 역사는 자본주의가 자연 상태도 아니고그 내부 논리가 최종적 결과를 엄밀하게 결정하는 과정도 아니라는 점을 보여줄 것이다.” 따라서 마르크스주의의 역사유물론과 자본주의 내부 모순에 대한 설명은 배제되고동시에 시장과 이윤 추구를 인간 사회의 영원하고 유익한 특징으로 보는 주류 신고전파 경제학의 관점 역시 배제된다대신 자본주의는 역사적 조건에 따라 형성된 하나의 우발적 산물로 이해된다.

베커트는 자본주의의 세계적 형성이 지닌 잔혹한 성격을 숨기지 않는다. “자본주의의 역사는 흔히 계약사유재산임금 노동의 역사즉 인간 자유의 실현 과정으로 서술되지만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또 다른 이야기가 존재한다그것은 광범위한 수탈강제 노동의 대규모 동원공장과 플랜테이션에서의 잔혹한 폭력비자본주의 경제의 격렬한 파괴그리고 사적 이익을 위한 막대한 자원 추출에 관한 이야기다앞으로 살펴보겠지만 자본주의는 단지 생산성 향상에 기반한 것이 아니라막대한 전유 위에 구축된 체제였다.”

이 책의 초기 부분들은 노예제봉건제아시아적 전제정과 같은 다른 사회 형식들이 지배적이던 시기에도 전 세계에서 작동하던 자본주의적 과정의 전경을 독자에게 파노라마처럼 보여준다그러나 베커트가 20세기에 들어서자본주의가 생산양식이자 사회 형식으로서 전 세계를 완전히 지배하게 된 시기를 다루기 시작하면 그의 분석은 약해진다그는 1970년대 이후 재구성된 자본주의의 위기즉 신자유주의 시기를 언급하지만, 21세기에 가속화되는 경제적·환경적·지정학적 위기에도 불구하고 자본주의가 계속 존속할 것이라는 점에 여전히 확신을 갖고 있는 듯하다. “자본주의라는 총체의 성격이 앞으로도어쩌면 급진적이고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변화하더라도우리는 자본주의가 계속해서 전 지구적 총체로 남아 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다우리는 자본주의의 막대한 창조성과 놀라운 적응력이 계속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그는 과연 그렇게 확신하는가? “그러나 결국 어느 시점에는 자본주의가 끝나는 순간이 올 것이다우리가 그 종말을 두려워하든 기대하든자본주의는 인간 역사상의 모든 것과 마찬가지로 유한하다비록 그것이 언제어떻게 끝날지무엇이 그것을 대체할지는 말할 수 없지만 말이다.” 그러나 자본주의가 새로운 인간 사회 조직 단계로 넘어간다 하더라도그것은 매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며 자본주의 내부에 얽혀 진행될 것이다자본주의가 수세기 동안 비자본주의 사회 속에 내재되어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혹은 지금 여기에서 전개되고 있는 생태적·사회적 위기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심화된다면”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이러한 모든 가능성은 자본주의 역사를 서술 중심으로 접근하는 그의 방식에서 비롯된다.

또 다른 대작으로는 전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이자 글로벌 불평등 연구자인 브랑코 밀라노비치(Branko Milanovic)의 최신 저작이 있다나는 이전에도 밀라노비치의 글로벌 불평등 연구를 여러 차례 다룬 바 있지만이 책은 불평등 자체보다는 현재 진행 중인 세계 경제의 거대한 전환에 더 초점을 맞춘다그는 그 핵심을 북미와 유럽에서 아시아로 경제 권력이 이동하는 과정으로 본다. “첫 번째로 규정적인 변화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이 크게 증가하고경제 활동이 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두 번째 큰 변화는 이러한 이동의 결과다중국이 더 부유해지면서 중국인들도 더 부유해졌다이는 지난 200년 동안 처음으로 미국독일이탈리아의 하위 중간계층에 속하던 사람들이 상당수 아시아 인구보다 뒤처지게 되었음을 의미한다. “국가 수준에서 보면 우리는 경제와 정치에서 아시아의 중요성이 훨씬 더 커지는 방향으로 이동해왔다개인 소득 수준에서는 서구 중간계층의 쇠퇴를 목격하고 있다.”

밀라노비치는 산업혁명이 산업화를 주도했던 국가들—영국프랑스북유럽이어서 미국그리고 마지막으로 일본—을 변화시키면서 이들 국가 국민을 다른 지역 사람들보다 훨씬 더 부유하게 만들었다고 본다그러나 지난 40년 동안 우리는 처음으로 이러한 흐름에 대한 본격적인 도전을 목격하고 있다아시아 국가들은 이제 단순히 추격하는 것을 넘어일부 영역에서는 서구 국가들을 기술적으로 추월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이제 이념이 아니라 경제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냉전으로 이어졌다과거 미국과 소련 사이에서처럼 자본주의 대 공산주의의 대립이 아니라이제는 미국과 중국 사이의 경제적 경쟁이 중심이 되었다만약 중국이 미국보다 2~3%포인트 높은 실질 GDP 성장률을 유지한다면한 세대길어야 두 세대 안에 중국에서도 미국 중위소득을 넘는 인구 규모가 미국과 같아질 것이다. “중국이 1인당 기준으로 미국과 동일한 수준의 부를 달성하는 것을 추격의 진정한 기준으로 본다면그것은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그러나 그 이전에도 중국은 단지 규모가 훨씬 크다는 이유만으로 국가 전체로서 미국보다 더 강력해질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세계정치경제학회에서 출간될 나의 논문 ⟪격차 따라잡기⟫(Catching up)를 참고하라.

밀라노비치는 지난 40년간 무역과 금융의 세계화가 가져온 효과에 대해 세 가지 견해가 존재한다고 말한다주류 견해는 국가 간 무역이 모든 국가에 이익을 주며 따라서 평화를 촉진한다고 본다애덤 스미스는 보다 신중하게오직 균형 잡힌 무역만이 평화를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반면 홉슨-룩셈부르크-레닌 이론은 강대국들이 세계의 자원과 자산을 통제하기 위해 경쟁하고결국 전쟁으로 나아간다고 본다즉 제국주의다밀라노비치는 후자의 두 관점을 결합한 입장을 취한다세계화와 자유무역의 약화는 서구 많은 사람들의 생활수준 하락으로 이어졌고그 결과 서구 내부 다양한 집단 사이에 거대한 불협화음이 발생했다여기에 덧붙여세계화는 글로벌 사우스에서 글로벌 노스로 가치와 자원을 대규모로 이전시켰으며이는 글로벌 노스뿐 아니라 글로벌 사우스 대다수의 생활수준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볼 수 있다.

밀라노비치에 따르면신자유주의적 세계주의는 이제 국가적 시장 자유주의로 대체되었다관세는 다시 부과되고 이민 통제도 강화되고 있다세계는 두 번째 선택지에서 세 번째 선택지로 이동했다. “우리는 여전히 신자유주의를 가지고 있지만그것은 이제 국가 수준에 한정된다우리는 국제적 요소가 제거된 신자유주의의 한 형태에 도달했다.” 밀라노비치는 우리는 분명히 글로벌 무질서 상태에 있다고 결론 내린다그러나 그는 세계가 다극 체제로 이동하는 데 희망을 건다결국 주요 강대국들이 지금보다 더 큰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보다 공정한 국제 체제를 구축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이다그렇게 되면 무역과 금융경제 권력의 새로운 균형이 형성될 수 있다세 번째 선택지가 다시 두 번째 선택지로 돌아가는 셈이다.

마리아나 마추카토(Mariana Mazzucato)는 또 다른 좌파’ 경제학의 스타 인물로한때 세계에서 가장 위협적인 경제학자로 불린 바 있다. 나는 그의 이전 저작들을 여러 차례 검토한 바 있다(내 블로그 참고). 그러나 그의 주장이 실제로 국제 권력 구조를 크게 위협하는 것 같지는 않다그는 세계 각지의 주류 경제학 행사에 자주 초청받고여러 정부의 자문 역할도 맡고 있다그의 최신 저작은 ⟪공공선의 경제⟫(The Common Good Economy)이는 이전 저작 ⟪미션 이코노미⟫(Mission Economy)의 연장선에 있으며매번 새로운 경제적 혁신과 통찰을 제시하는 매력적인 제목을 내세운다.

마추카토는 우리의 경제 체제는 망가져 있다기후 위기는 가속화되고 있다불평등은 심화되고 있다공공에 대한 신뢰는 무너지고 있다부는 점점 더 소수의 손에 집중되고 있으며정부는 시장이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를 사후적으로 수습하느라 허둥대고 있을 뿐애초부터 시장을 형성하려 하지 않는다고 말한다그렇다면 선의를 가진 정부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시장 실패를 교정하거나 문제를 땜질하는 데 그치지 말고정부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경제를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 그는 정부와 기업이 목적 있는 경제적 관계를 발전시키고가치를 창출하며인간의 번영이 가능해지는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게 하는 공공선에 대한 새로운 이론을 제시한다.

이전 저작들과 마찬가지로그는 행동하는 국가와 자본주의 기업 간의 파트너십’, 즉 참여와 상호성이 필요하다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자본주의와 노동자 권리는 긴장 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라 상호 의존적이다노동자를 설계와 실행 과정에 포함하는 산업 정책은 모두에게 더 나은 결과를 낳는다.” 따라서 해법은 자본주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기업 이사회 등을 포함한 의사결정 구조에서 노동자 대표성을 강화하는 데 있다.

정부는 자본주의 기업의 투자를 장려해야 하지만그가 말하는 모든 부문에 걸친 녹색 및 사회적 조건을 부과해야 한다이를 통해 현명한 공공 금융을 통해 위험과 보상을 모두 사회화해야 한다.” 필요한 것은 사회주의가 아니라, “지금 산업 정책에 강력한 사회적 계약을 결합함으로써이 역사적 규모의 녹색 투자가 사람과 지구 모두를 위한 경제를 구축하도록 만드는 것이다우리는 노동자를 가치 창출의 공동 창조자로 대우하고보상을 공유하도록 조건을 설정하는 사명 지향적 산업 정책이 필요하다마추카토는 이러한 조건을 다국적 기업화석연료 기업금융 부문에 부과하는 것이 섬세한 과제임을 인정한다. “지나치게 세세한 조건을 나열하며 미시적으로 관리하면 혁신을 저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반대로 민간 기업과의 밀접한 관계는 정부가 포획될 위험을 낳을 수도 있다.” 바로 그 점이 문제다.

마추카토는 계속해서 세계 각지의 회의와 정부 모임을 돌며 미션 프로젝트’, 대기업에 대한 조건 부과노동자와 경영자 간 사회적 계약을 통해 공공선의 경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그러나 솔직히 말해세련된 용어와 유행하는 제목만으로는 근본적 변화를 만들어낼 수 없다.

앤 페티퍼(Ann Pettifor)는 신작 ⟪글로벌 카지노⟫(Global Casino)에서 근본적 변화를 추구하려 하지도 않는다그는 규제되지 않은 글로벌 금융이 오늘날 세계 경제의 위기를 낳고 있다고 본다역외 그림자 금융’ 시스템에 기반한 글로벌 자금 시장은 217조 달러 규모의 금융 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어떤 국가의 과세 권한도 미치지 않는 영역에서 작동한다자산운용사사모펀드연기금국부펀드는 전 세계의 저축을 흡수해 투자하고 자신들의 방식대로 운용하며정치인이나 그들을 선출한 시민들에게 책임을 지지 않는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주의적이거나 매우 급진적인 조치가 필요한 것은 아니라고 페티퍼는 본다그는 사회와 정부는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 대한 통제권을 되찾을 수 있다우리는 과거에도 그렇게 했고다시 그렇게 할 수 있다실제로 기후 붕괴와 생태계 붕괴라는 이중의 위협을 관리하려면 그렇게 하는 것이 필수적이다라고 말한다페티퍼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의 황금기 동안 브레턴우즈 협정을 통해 글로벌 불균형’, 환율과 무역 흐름을 관리하고 금융의 과도함과 무모함을 규제하는 국제 금융 질서가 구축되었다고 본다그러나 1970년대 초 닉슨 대통령이 달러를 금본위제에서 이탈시키면서 이 체제를 국제적으로 무너뜨렸고이후 정부 지도자들은 금융 부문을 탈규제하여 세계 경제를 거대한 카지노로 바꾸었다이것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 위기의 원인이며자본 수익성의 하락이나 다른 경직된 마르크스주의 설명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따라서 해법은 전후 시기의 관리된 무역과 금융 규제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그러나 나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글로벌 규제로의 복귀를 가로막는 것은 현재의 지배적 이데올로기다페티퍼는 자신의 책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한다. “파이낸셜 타임스를 읽어보면 무역을 관리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미친 트로츠키주의자로 취급된다나도 그렇게 낙인찍히고 싶지 않아서 감히 그렇게 말하지 못하겠다나는 그저 매우 온건한 케인스주의자일 뿐이다그런데도 자유시장 세계에서는 내 온건한 견해조차 극단적으로 여겨진다이 이데올로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가 우리가 직면한 문제다.”

페티퍼는 자신이 무엇을 말하는지 잘 알고 있다고 주장한다. “2007~2009년 대금융 위기를 돌아보면 늘 놀라운 것은 좌파가 그것이 올 것이라는 사실을 몰랐다는 점이다나는 2006년에 ⟪다가오는 제1세계 부채 위기⟫(The Coming First World Debt Crisis)를 쓴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지만나머지 좌파는 그것을 예상하지 못했다사람들은 세계화를 마치 주어진 사실처럼 이야기했다그러다 위기가 터졌을 때 아무런 대안도 없었다우리는 그것이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우리는 연방준비제도 의장이었던 앨런 그린스펀만큼이나 어리석었다.” 그러나 실제로 많은 좌파적어도 마르크스주의 좌파는 금융 위기를 예견했다그렇다면 세계화와 규제되지 않은 투기적 금융을 대체할 플랜 B’는 무엇인가페티퍼에 따르면 그것은 적절한 규제의 복원이다그러나 규제는 언제나 실패한다. https://thenextrecession.wordpress.com/2018/10/06/regulation-does-not-work/ 실제로 대침체 이후에도 규제가 강화되었음에도 여러 차례 은행 위기가 발생했다.

더 나아가 세계적 문제의 원인이 통제되지 않은 금융 부문이라면왜 페티퍼는 주요 경제에서 은행의 공공 소유화나 헤지펀드와 같은 투기적 금융 형태의 폐지를 주장하지 않는가? 대신 그는 투기적 금융 거래에 대한 과세와 이동성이 큰 자본 흐름에 대한 통제를 제안한다그런데 과연 어떤 정부가 이를 도입할 것인가이는 동맥이 찢어져 피가 쏟아지는 상처에 반창고를 붙이는 것과 같다.

마추카토는 공공선을 위한 조건을 붙인 자본주의를 제시하고페티퍼는 규제되고 관리되는’ 자본주의를 제시한다자본주의 생산양식의 종식을 제안하는 책은 단 하나뿐이며그것은 유명한 학자가 아니라 아일랜드 출신의 마르크스주의 활동가가 쓴 책이다제임스 오툴(James O-Toole)의 ⟪피착취자를 위한 경제학⟫(Economics for the Exploited)은 노동계급의 관점에서 쓰였다그는 자본주의가 어떻게 작동하는지그리고 왜 더 이상 인류의 필요를 충족시킬 수 없는지를 명확하고 간결하게 설명한다.

오툴은 마르크스의 가치 법칙을 다루며 그 비판자들에게 명확하게 답한다그는 마르크스의 이윤율 법칙을 설명하고이른바 전형 문제(transformation problem)’까지도 다룬다그는 경제 위기인플레이션그리고 제국주의의 부상을 설명한다또한 그는 인류와 지구의 미래를 위한 대안으로 공동 소유와 민주적 통제에 기반한 계획 경제의 필요성을 제시한다.

현생 인류는 약 30만 년 동안 지구에 존재해 왔다계급 사회의 역사는 수천 년에 불과하며자본주의는 겨우 수백 년의 역사만을 가지고 있다이 체제에는 자연스러운’ 것이 전혀 없다이 짧은 수백 년 동안 자본주의는 기업의 탐욕이 고도화된 사회 질서의 자연적 토대를 실제로 파괴할 수 있는 지점까지 우리를 밀어붙였다시간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이 체제는 자연적인 것이 아니다우리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갈 수 있다이 체제를 만들어내는 것은 노동자다그 통제권은 우리 손에 있다노동자가 그것을 장악해야 한다.”

[출처] Spring books: a capitalist history, a transformation; controlling or replacing capitalism?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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