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민주노총, 돌봄노동자 처우개선 노정협의체 첫 간담회

정부와 민주노총이 돌봄노동자 처우개선을 논의하기 위한 노정협의체를 공식 가동했다.

보건복지부·교육부·성평등가족부·고용노동부와 민주노총은 11일 오후 4시 보건복지부 대회의실에서 ‘돌봄 노동자 처우개선 및 노정협의체 운영을 위한 노-정 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간담회에는 민주노총과 공공운수노조·서비스연맹·민주일반연맹·보건의료노조·정보경제연맹 등 5개 산별조직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보건복지부 제1차관과 관계 부처 국·과장급 관계자가 참석했다.

민주노총은 이번 간담회가 저출생·고령화 위기 속에서 돌봄노동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오랫동안 소외돼 온 돌봄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첫 공식 논의의 장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노총은 지난해 보건복지부 장관 면담을 시작으로 고용노동부 운영협의체 발족, 관계부처 실무협의, 공동교섭 요구안 전달 등을 거쳐 이번 노정 간담회가 성사됐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간담회에서 돌봄노동자 공동 요구안을 정부에 전달했다. 주요 요구는 표준임금체계 마련 전까지 기본급을 최저임금의 130% 수준으로 보장하는 방안, 정액급식비 월 16만 원과 명절상여금 연 120% 지급, 재가 방문 돌봄노동자 교통비 월 15만 원 지급 등이다.

전호일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돌봄은 개인의 희생에 기대어 유지되어서는 안 된다”며 “국가와 사회가 책임져야 할 필수 공공서비스”라고 말했다. 이어 “낮은 임금, 불안정한 고용, 이동노동의 부담, 사회적 저평가 속에서 돌봄노동자들이 버티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밝혔다.

전 부위원장은 돌봄노동자 간 차별 문제도 지적했다. 그는 “같은 공공영역에서 일하면서도 어떤 노동자는 명절수당을 받고 어떤 노동자는 받지 못한다”며 “돌봄노동자도 차별 없이 하루 한 끼 식사는 국가가 책임지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교통비 실비 보전과 노동시간 산정은 과도한 요구가 아니라 돌봄노동을 지속 가능하게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 “돌봄노동자의 저임금과 고용불안, 차별을 방치한 채 ‘돌봄 국가’를 말할 수 없다”며 “공공부문 돌봄노동자의 실질적 사용자는 정부”라고 주장했다. 이어 “현재의 협의 방식을 넘어 노정교섭이 제도적으로 안착될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130만 돌봄노동자의 존엄한 노동과 권리를 위해 실질적 노정교섭과 현장 투쟁을 함께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한국 돌봄노동자의 임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이며 전체 산업 평균 대비 67.8%에 그친다고 밝혔다. 또 방문형 돌봄노동자는 이동시간과 교통비 부담을 개인이 떠안고 있어 실질임금이 낮아지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출처: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도 성명을 내고 “이번 협의체가 정부가 사용자 책임을 분명히 지는 노조법상 교섭은 아니지만, 막혀 있던 대화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진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정부가 단순한 협의가 아니라 책임 있는 교섭에 나서도록 요구하는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가 지난 3월 23일부터 4월 30일까지 돌봄노동자 29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97.9%가 정부가 교섭에 응해야 한다고 답했다. 처우개선 우선 요구로는 월급·수가 인상이 71.4%로 가장 많았고, 교통비·통신비 등 수당 지급 44.5%, 근속수당 신설·인상 34.5% 순이었다.

휴가 사용과 관련해서는 ‘자유롭게 사용 가능’하다는 응답이 16.9%에 그쳤다. ‘사용은 가능하나 쉽지 않음’은 71.4%, ‘휴가사용 불가능’은 11.7%였다. 휴가 사용이 어려운 이유로는 ‘대신 일해줄 사람이 없어서’가 62.8%, ‘해고 등 인사상 불이익 우려’가 27.6%로 나타났다.

업무상 개인지출도 확인됐다. 월 5만 원 이상을 개인적으로 지출한다는 응답은 68.0%였다. 갑질 민원·폭언 등 피해 경험이 있다는 응답도 60.7%로 집계됐다.

정부는 간담회에서 돌봄노동자 처우 개선 필요성에 공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은 “인공지능 시대에도 돌봄은 사람이 전달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라며 좋은 돌봄 일자리를 확산해 양질의 돌봄을 보장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과 정부는 5월 중 돌봄 분야 노정 실무협의체를 가동할 예정이다. 실무협의체에서는 돌봄 임금체계 개선, 노동조합 활동 보장, 재가 노동자 이동시간 보장 등을 우선 의제로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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